영 컬렉터의 시선 2

새로 이사간 아파트의 흰 벽을 채우기 위해서, 모더니즘 가구를 모으다가, 어떤 작품에 반해서 미술품 수집을 시작한 영 컬렉터들. 이제는 자신의 인생이 그 자체로 컬렉션이 되었다는 이들에게 아트를 구입하는 일에 대해 물었다.

카일리 잉
Kylie Ying

상하이, 중국 Shanghai Art Fair 설립자 @Kellyyingxoxo

카일리 잉 Kylie Ying

미술품을 처음 구입했던 것은 언제인가? 나의 가족은 내게 큰 영향을 주었다. 언제나 아티스트를 손님으로 맞이했던 가정에서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미술과 연관을 맺게 되었다. 7~8년 전부터 미술을 수집하는 데 관심을 갖게 시작했고, 운 좋게 미술계 여러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았다. 내가 처음 산 작품은 장엔리(Zhang Enli)의 회화였다. 하우저 앤 워스에서 열린 개인전에서 처음 마주쳤는데, 거의 본능에 이끌려서 구입하게 되었다. 나는 언제나 첫인상에서 많은 것이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그때 그 작품을 산 것이 행운이라고 생각하고, 여전히 내 집에 걸려 있다.

왜 다른 것이 아니라 미술품인가? 미술품 말고 다른 것을 수집하기도 하나? 미술품을 모으는 것과 다른 것을 소비하는 일은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생각한다. 미술품을 구입하는 것은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로 공부해야 할 일이 생긴다. 단순히 돈이 많다고 해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리서치해야 하고 추이를 지켜봐야 하고, 꾸준히 감식안을 길러야 한다. 나는 최근에 오트 쿠튀르 드레스를 수집하기 시작했는데 그것 역시 예술의 한 종류로 본다. 아마도 내 아트 컬렉션의 매우 사적인 부분이 될 것 같다.

구겐하임 미술관에 전시되었던 구 더신의 ‘Plastic Pieces–287’(1983-85).

쇼핑몰 웹사이트 파페치를 위한 화보 촬영.

시앙 징(Xiang Jing)의’ And You?’(2005) 앞에서.

인스타그램을 어떻게 활용하는가? 나는 #browneyegirlcollection이라는 해시태그를 즐겨 쓴다. 내 컬렉션에 소장된 작품은 물론, 흥미로운 작품을 포스팅할 때도 마찬가지다. 소셜미디어는 우리 시대의 가장 본질적인 것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하나 하나의 계정이 모두 확장될 수 있는 개별적인 전시나 마찬가지다.

컬렉터로서, 아트 러버로서 어떻게 활동하는가? 개인적으로는 내 컬렉션을 쌓아나가기 위해 부지런히 여행한다. 아트페어, 갤러리, 작가의 스튜디오 등 가지 않는 곳이 없다. 그렇게 해서 꾸준히 미술시장의 정보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매년 11월에 열리는 상하이의 ‘아트021’을 창립했으며, 오는 5월에 열리는 베이징의 ‘징아트’를 중국의 대표적인 아트페어로 성장시켰다. 또한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열린 라는, 중국 현대미술에 관한 가장 대규모 전시에 후원자로 즐겁게 참여했다. 그 전시에 내 컬렉션 가운데 두 점의 작품을 대여했는데, 시우 젠(Xu Zhen)의 ‘무지개(Rainbow)’와 구 더신(Gu Dexin)의 ‘Plastic Pieces–287’이 그것이다.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열린 오프닝에 모인 사람들.

구겐하임 미술관에 전시에서 선보인 수 젠(Xu Zhen)의 영상 ‘Rainbow’(1997).

당신에게 미술의 가치는 무엇인가? <사랑과 돈과 그 밖의 것을 위한 미술품 수집>이라는 책이 있다. 거기서는 미술과 함께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이야기해준다. 미술은 내 삶의 가장 큰 부분이 되었다. 내가 미술에 다가갈수록 미술이 나를 채워준다고도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게리 예
Gary Yeh

워싱턴 DC, 미국 @artdrunk 운영자

게리 예 Gary Yeh

미술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가 있는가? 대학에 다닐 때 미술품을 수집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학교에 멋진 미술관이 있었고, 거기에서 만난 몇몇 미술 컬렉터들이 젊을 때 시작하라고 했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어떻게 미술과 함께 살아가면서 인생을 행복하게 일구는지 배웠다. 나는 미술품 수집이 내 인생의 순간을 포착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내 컬렉션에 추가되는 각각의 작품들은 내 인생의 한 순간을 반추하게 해준다. 미술품을 모으는 일이 벽에 걸어놓을 수 있는 훌륭한 시각적 일기인 셈이다.

어떤 방식으로 작품을 구입하나? 작가에게 직접 구입하거나 갤러리를 통해서 구입한다. 내가 컬렉팅한 미술 주변에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계속 키워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아트페어나 옥션에서 바쁘게 작품을 둘러보는 것보다 작가의 스튜디오에 방문하거나 갤러리스트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내게는 훨씬 즐거운 일이다. 컬렉팅은 끝없이 배워나가는 과정이고 다른 이들의 의견을 듣는 과정이다.

쿠어 푸어의 스튜디오 전경.

앤턴 컨(Anton Kern) 갤러리의 크리스 마틴(Chris Martin) 개인전 전경.

왜 미술품을 수집하는가? 소비의 입장에서 볼 때는 어떤가? 나는 무엇보다 미술품 수집을 최우선으로 둔다. 신발을 사거나 옷을 살 때에도 미술품 수집을 위해 돈을 아껴 쓴다. 옷이나 다른 것을 사는 게 내게 짧은 행복을 줄 수도 있겠지만, 미술품을 수집하는 것은 각각의 작품이 나의 정체성이 된다는 점에서 훨씬 더 많은 보상이 된다. 새 미술품을 구입하는 것은 미술가와 그 작품을 알아가는 과정이고 그에 걸맞은 작품이 나오길 기다리는 과정이므로 종종 수년이 걸리기도 한다. 그러한 발견의 과정은 다른 소비에서는 얻을 수 없는 경험이라는 점에서 나는 미술품 수집을 사랑한다.

최근에는 어떤 미술에 흥미가 가는가? 나는 항상 현대미술에 흥미를 두고 있었다. 특히 포스트-인터넷 아트에 주목하고 있다. 간단히 말해서 디지털로 된 생각을 물리적인 세상에 구현하는 것으로, 비교적 젊은 내가 거의 평생 컴퓨터와 인터넷을 사용해왔다는 점을 생각해볼 때, 그러한 생각과 형식에 매료될 수밖에 없다. 쿠어 푸어(Kour Pour)는 내가 아주 좋아하는 작가인데, 어떤 시리즈에서 그는 구글에서 찾은 이미지로 된 페르시아 카펫을 재현하고 있다. 전통과 기술의 완벽한 조합이라고 생각한다.

조너스 우드(Jonas Wood)의 ‘Notepad Doodle(State 2)’ (2017). ⒸBrandon Choi

추천하고 싶은 미술관이 있다면? 세계 어디라도 좋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미술관은 워싱턴 DC 가까이에 있는 글렌스톤이다. 매우 아름답게 건축된 미니멀리스트 미술관인데 실내 전시와 야외 조각이 나란히 위치하고 있다. 나는 그러한 미술관을 지은 이의 수준 있는 컬렉션에 감탄하고 있다. 그는 계속해서 컬렉션을 확장하면서도 무료 입장을 고수하여 근처에 오는 모든 사람에게 미술관을 개방하고 있다.

아트 컬렉터가 되는 특별한 방법이 있을까? 나는 진심으로 모든 사람이 미술을 수집할 수 있다고 믿는다. 내 조언은 천천히 작게 시작하라는 것이다. 첫 미술품 구입을 오래 미룰수록, 진심으로 이걸 좋아하는지 아닌지 알 수 있게 된다. 당신의 취향이 조금씩 변함에 따라, 더 나은 결정을 할 수도 있다. 또한 한정된 예산으로 컬렉팅할 때에는 리스트를 만들어서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종종 미술품 수집은 비싼 취미라는 인식이 있는데, 유망 작가나 심지어 이미 유명해진 작가들의 작품을 합리적인 가격대로 구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한 가지 충고하건대, 한번 사게 되면 바로 중독될 것이다.

루카 팀파니
Luca Timpani

로마, 이탈리아 @concettotimpani

마리오 스키파노(Mario Schifano)의 리소그래피, ‘피라미드’(1988).

미술품 수집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1998년에 바티칸 뮤지엄에서 라파엘로의 ‘아테네 학당’을 봤다. 그 작품의 위대함에 놀라서 아름다움의 가치에 대해 생각하게 된 것 같다. 그때 내 집에 들어가면서도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후 대학을 졸업하면서 부모님에게 로마의 갤러리에서 봤던 조지오 드 키리코의 조각을 사달라고 부탁했다. 그게 아마 최초로 갖게 된 미술작품이었을 것이다. 그 이후로는 특별한 아이디어로 시작한 것이 아니라, 내 취향과 개인적 경험에 즉흥적으로 반응하면서 미술품 소장이 시작되었다.

당신의 컬렉션에서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무엇인가? 너무나 어려운 질문이다. 모든 작품을 좋아하고, 그렇지 않았더라면 컬렉팅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내 인생에서 긍정적인 기억으로 남은 기간에 구입했던 작품들은 좀 더 깊은 인상을 준다. 그중에 마르틴-얀 반 산텐의 ‘싸움(Fight)’은 막 물 바깥으로 나와 깊이 숨 쉬려는 남자를 그린 작품인데, 자유에 대한 심상을 전해주었다. 또한 조지 H. 루이스의 ‘나는 신성한 영혼을 나누었네(I Shared The Holy Spirit)’라는 작품 역시 모든 인간이 비슷하다는 감각을 전달해줘서 기억에 남아 있다.

마르틴-얀 반 산텐의 페인팅, ‘Fight’(2007).

작품을 선정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무엇보다 나의 취향이 먼저다. 나는 내가 좋아하고 나의 기분을 좋게 해주는 작품을 산다. 느낌에 대한 이야기다. 투자를 위해서는 사지 않고, 오로지 즐거움을 위해 작품을 산다. 물론 작품 가격이 올라서 이득을 보는 경우도 있다.

인스타그램을 열심히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내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해시태그는 ‘옷말고미술을수집하라(#collectingartnotclothes)’다. 미술은 일상용품보다 훨씬 긴 만족을 전해주기 때문이다. 옷 역시 미술의 일종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나는 나 스스로를 아트 인플루언서라고 칭하고 싶다. 현재 소셜네트워크는 미술가와 갤러리, 미술애호가들이 서로 소통하는 가장 효과적인 창구로 자리매김했다. 내 컬렉션이 점점 커지고 있다면 그것은 인스타그램 덕택이다.

앤 플레상스(Anne Plaisance)의 ‘학대받도록 태어난’(2017).

사람들은 미술품 구입이 미술을 후원하는 것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한다. 동의하는가? 사실 그 말은 틀렸다. 만약에 컬렉팅이 미술가들에게 작품을 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게 사실이라면, 미술품 자체도 기관으로부터 후원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가장 유명하고 중요한 명작은 바티칸에 의해 오로지 미적 목적과 종교적 목적으로 주문 제작된 것이다. 당시에 옥션이나 갤러리는 없었다. 오로지 아름다움에 대한 사랑과 추구로 만들어진 것이다. 미술품을 수집하는 일이 미술을 후원하는 가장 우선된 방식이면 안 된다. 우리는 농사가 잘 되길 원해서 꽃을 사는 게 아니다. 단순히 미적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서 사는 것이다.

요즘은 어떤 미술에 관심을 두고 있는가? 미술애호가로서 나는 과거의 명장들에게 큰 관심을 갖고 있다. 그러나 비교적 어린 컬렉터로서 현대 미술도 계속 주시하고 있다. 특히 유화와 사진을 좋아한다. 또한 개인적으로 중동 스타일을 엄청나게 좋아한다. 오리엔탈리즘이나 화려한 장식을 사랑한다. 지금 내 컬렉션은 대부분 기성작가의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조만간 젊은 유망 작가들의 작품도 구입해보고 싶다.
미술의 접하기에 로마는 어떠한가? 최고의 도시다. 도시의 모든 코너가 클래식한 작품부터 컨템퍼러리한 작품까지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다. 바티칸 뮤지엄부터 가고시안이나 로칸 오닐 갤러리까지 말이다. 그러나 트렌드나 미술시장에 대해서라면 런던을 말할 수 있겠다. 현재 거기에 더 많은 투자자와 컬렉터들이 살고 있고, 그 결과로 더 많은 미술가가 거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화이트 큐브나 서펜타인, 사치나 테이트 같은 공간도 훌륭하다.

미할 보로비크
Michal Borowik

바르샤바, 폴란드 @michalborowik

미할 보로비크 Michal Borowik

언제부터 미술품을 모으기 시작했나? 나는 2005년부터 미술품을 수집했다. 주로 폴란드의 젊은 유망 미술가의 작품에 초점을 맞췄다. 2011년에는 보로비크 컬렉션을 시작하여 비디오와 사진, 회화와 조각을 아우르게 되었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내가 원하는 것과 차이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 미술대학을 포기했는데, 여전히 미술에 대한 열정과 집착이 남아 있었다. 그리고 미술의 현장을 탐험하면서 미술품을 수집하는 것 역시 창작의 한 형태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제는 나 자신이 컬렉션 자체가 되었다. “코카인 말고 미술을 사라”는 말이 있듯이, 집착과 중독의 문제다.

마르친 코바리크(Marcin Kowalik)의 페인팅 ‘Landscape Elements’(2007) 설치 장면.

보로비크 컬렉션(Borowik Collection) 집 안 설치 전경.

보로비크 컬렉션을 창립한 이유와 운영 방향에 대해 소개해달라. 작품의 내용을 학술적으로 분석하는 것을 포함하며, 특히 미술사적인 개연성을 각각의 작품 사이에서 발견하고 그 연결 지점을 조명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국제적인 기관과 큐레이터, 작가들과 긴밀하게 협업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미술품을 컬렉팅하는 당신만의 기준은 무엇인가? 나의 컬렉션은 매우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기준에 근거하고 있다. 사회적 연대기라고 할까? 마치 흥미로운 미술품을 찾아서 폴란드를 다니며 많은 미술가와 전시를 본 경험을 모아둔 기념품 상자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수집한 작품들을 둘러보면, 내가 몇 년 동안 천착했던 공통의 주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내 인생에서 비극적이었거나 희극적이었던 모든 중요한 순간들이 거기에 담겨 있다.

토메크 크레시스키(Tomek Krecicki)의 페인팅 ‘담배(papierosy)’(2016). ⒸWeronika Lawniczak

보로비크 컬렉션 집 안 설치 전경. ⒸWeronika Lawniczak

젊은 작가들을 후원하기로 유명하다. 나는 종종 전혀 알려지지 않은 미술가들을 만난다. 그들이 학생일 때, 또는 갓 졸업했을 때부터 관계를 맺는다. 젊은 작가들은 순수하다. 그들의 작품을 구입하면, 작가로서의 자부심과 정체성이 단단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것은 단지 작품을 사는 일이 아니라, 다른 이의 인생에 관여하게 되는 것이고, 그 인생이 어디를 향해 갈 것인지에 관한 일이다. 익명의 구매자가 언제든 교체될 수 있는 다른 산업과 달리, 미술가의 평판은 누가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가에 따라 결정될 수 있다.

미술품을 모으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인가? 내게 가장 중요한 것은 단지 미술품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다. 미술품을 대중에게 공개하고 작가를 돕는 일이다. 내 컬렉션은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들을 무대 위에 올리는 플랫폼 역할을 한다. 여기에는 작가들을 홍보하고 대중을 교육하는 두 가지 목적이 있다. 미술은 반드시 모두가 향유해야 한다. 독점적인 재산이 되더라도 말이다. 내 컬렉션의 목적은 그러한 열정에 기대어 있을 뿐이지, 수십억의 스위스 프랑은 아니다. 이건 분명히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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