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를 대표하는 큐레이터

유코 하세가와 Yuko Hasegawa

제7회 모스크바 비엔날레 큐레이터, 도쿄현대미술관 아티스틱 디렉터

유코 하세가와는 국제 무대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아시아 큐레이터 중 한 명이다. 그는 1999년 일본 가나자와 21세기 현대미술관의 큐레이터로 임명된 이후, 1999년 베니스 비엔날레 심사위원, 2001년 제7회 이스탄불 비엔날레 디렉터, 2002년 제4회 상하이 비엔날레 공동 큐레이터, 2006년 서울 미디어 아트 비엔날레의 공동 큐레이터로 활동했다. 2010년 상파울루 비엔날레 공동 큐레이터, 베니스 건축 비엔날레 예술자문위원 등을 거쳐 현재 도쿄현대미술관(MOT)의 아티스틱 디렉터이자 도쿄 예술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하세가와는 오는 2017년 9월부터 2018년 1월까지 열리는 제7회 모스크바 비엔날레의 예술감독이기도 하다. 그는 비엔날레를 통해 일본 현대미술을 국제적인 무대에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으며 아시아의 제1세대 글로벌 큐레이터로 많은 이들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

2016년 ZKM에서 전시된 고헤이 나와(Kohei Nawa)의 전시 전경. photo: Felix Grünschloss

라파엘 오르테가(Rafael Ortega)와 컬래버레이션한 프랜시스 알리스(Francis Alÿs)의 <Don’t Cross the Bridge Before You Get to the River> 전시 전경. Image courtesy of Sharjah Art Foundation

이번에 당신이 기획한 제7회 모스크바 비엔날레에 대해 듣고 싶다. 이번에 새로 기획한 당신의 프로젝트에 대해서 간략히 설명해줄 수 있는가? ‘구름⇄숲 (Clouds⇄Forests)’이라는 주제를 선택했는데, 이번 모스크바 비엔날레에서 이 주제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이고 당신이 집중한 것은 무엇인가?

지난번 샤르자 비엔날레에 초대되었을 때, 새롭게 논의되던 담론이었던 ‘지도학(cartography)’을 문화의 지도에 의해 새롭게 그려내는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이번에 러시아, 특히 모스크바를 보았을 때, 러시아가 가진 지리 정치학적, 지리 문화적인 요소가 매우 흥미롭게 느껴졌다. 1990년대를 살아온 새로운 세대는 네트워크를 통해, 구름과 같이 정보를 얻는다. 더불어 전통 문화와 함께 살아온 세대는 전통적인 기억에 의존하는 동시에 인터넷, 글로벌 네트워크에 대해 그들만의 생각을 지니고 있다. 이 점이 매우 흥미롭게 다가왔다. 이 새로운 클라우드 세대와 땅에서 살아온 기성세대는 문화적 기억과 전통에 큰 간극이 존재한다. ‘구름⇄숲(Clouds⇄Forests)’은 이런 의미를 담고 있다. 이 두 세대 간의 관계에 대해 알기 위해 문화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문화는 세대 간의 차이에 가속도를 주기도 하고, 순환시키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러시아는 2017년을 생태학의 해로 지정했고, 러시아에 많은 행사들이 산업과 생태학에 집중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올해는 러시아 혁명 1백 주년이기도 하다. 그래서 나는 이번에 모스크바에서 새로운 플랫폼으로 문화에 관한 입장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현대미술은 서양 문화에 매우 큰 영향을 받았다. 아시아 문화와 사상을 가진 많은 아시아 큐레이터들은 ‘아시아성’을 그들의 큐레이팅에 반영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당신의 경험에 대해서 듣고 싶다.

우리는 아시아가 가진 식민지의 역사, 문화적, 근대화에 대한 역사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가장 주시할 것은 그들이 가진 철학이다. 많은 아시아 큐레이터는 역사, 식민지의 역사, 정체성, 서양 문화에 대한 생각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나는 이스탄불 비엔날레에서 기획한 전시에서 동양적 지혜를 일깨우는 방식인 ‘에고퓨갈(EgoFugal)’에 대한 담론을 펼쳤다. 에고퓨갈은 자아를 뜻하는 ‘Ego’와 분리를 의미하는 ‘Fugal’의 합성어로, 우리가 개인주의와 자유주의에 대해 집중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우리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공존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는 동서양의 인본주의를 통합하려는 시도였다.

2001 이스탄불 비엔날레에서 전시된 마이클 린(Michael Lin)의 전시 전경. Photo Courtesy: Michael Lin

일본 현대미술 작가들이 가진 특별한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지금 나는 프랑스 퐁피두 메츠 센터에서 10월에 오프닝을 앞둔 <재패노라마(Japanorama)>라는 전시를 기획하고 있다. 1970년대 이후부터 지금까지의 1백 명의 일본 현대미술 작가들을 선보이는 큰 전시이다. 이 포스트-아방가르드 일본 작가들이 서양 아방가르드의 개념을 재구성하고 발전시켰다는 점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일본 작가들의 작품은 권력이나 주요한 역사와는 거리가 있으나 그들은 그들이 살고 있는 커뮤니티나 개인적인 이야기와 관련이 있다. 그래서 매우 현실적이고, 그들의 삶에 집중한다. 그러나 서양의 개인주의는 이와는 다른 것 같다. 일본 작가들은 개인의 분석과 역사적인 차이를 혼합하기도 하고 네트워크의 이미지를 많이 다루기도 한다. 이런 방식으로 다수의 일본 작가들은 서양 아방가르드에서 벗어나 개인의 삶에 집중하며 흥미로운 시각과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큐레이터는 무엇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나? 그리고 미래의 큐레이터 역할은 어떻게 바뀔 것으로 보나? 당신은 그것을 위해 어떤 큐레이팅을 실천하고 있나?

큐레이터는 전시를 기획하는 것뿐 아니라 공간을 만드는(Place-making)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SANAA와 대만 타이중에서 협업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데, 이곳을 나는 도서관과 미술관을 합친 제3의 공간으로 창조하고 싶었다. 직접 보며 다수와 생각을 나누는 미술관과 독자적으로 지식을 탐색하는 도서관의 역할을 융합한 것이다. 나는 이곳에서 완전히 다른 종류의 미술관의 가능성을 보았다. 현재 나는 일본의 한 미술관에서 고문으로 일하고 있는데, 그곳은 불상과 근현대미술과 옥외 미술을 함께 소장한다. 나는 이 세 가지가 전통의 정신, 근현대성, 생존예술(Survival Art)를 대변한다고 생각한다. 이 세 가지 다른 종류의 미술을 하나의 프로젝트에 가지고 오려고 노력한다. 나는 동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조명하고자 한다. 큐레이팅이란 조사의 과정이고, 사색의 과정이며, 탐색의 과정이다. 또한 큐레이팅이란 연구의 과정이다. 늘 동시대의 시간과 삶에 호기심을 가지려고 한다. 이것이 내가 큐레이터로서 가지는 동기 부여이자 방식이며 미래를 향한 방향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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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이 예림, 황 유경(미술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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