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의 컬렉터

언제부터 ‘억’ 소리 나는 현대미술가들의 작품이 스타들의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 되었을까? 그들은 왜 아트를 사랑하고 수집하는가? 할리우드 배 우 들 의 아 트 편 력 기 를 들 여 다 봤 다 .

할리우드 배우들의 아트 컬렉팅은 가십처럼 소비되기 딱 좋은 뉴스다. 누가 무엇을 얼마에 샀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아트페어 현장에 유명 딜러를 대동한 채 모자를 푹 눌러쓰고 화장기 없는 모습으로 나타나는 그들은 언제나 파파라치의 좋은 먹잇감이 된다. 대표적인 인물이 <아트넷> 선정 세계 100대 컬렉터에 이름을 올린 L.A. 출신의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다. 어쩐지 이름부터 박혁거세 신화급의 기운이 느껴지지 않는가. 그의 아트 컬렉션 리스트는 이름만으로도 ‘헉(억)’ 소리가 절로 난다. L.A. 아트 월드를 스타 배우들의 돈이 활성화시켰다는 말이 억측은 아닌 것 같다. “스타들은 의심의 여지 없이 그들이 아트를 ‘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워홀과 루샤의 작품을 몇 개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최악의 허세를 만들어내는 끔찍한 망상이다.”라고 미술평론가 조나단 존스는 말했다. 영화가 ‘셀럽’의 밥벌이라면 예술은 이들에게 일종의 종교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격. 디카프리오는 <월스트리트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뉴욕에서 알게 된 앤디 워홀, 바스키아, 프란체스코 클레멘테, 줄리안 슈나벨은 내가 아트를 이해하기 시작했던 1980년대 매우 큰 존재감이 있었던 사람들이다. 그들은 나의 영웅이다.”

디카프리오는 아트 컬렉팅뿐만 아니라 자신의 이름으로 재단을 만들고 아트 경매를 열어서 모은 기금으로 환경운동을 실천하고 있다.(그러나 아이러니 하게도 경매를 위해 다량의 탄소를 배출하는 자가용 비행기를 타고 다녀서 지탄을 받았다는 후문.) 최근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전기영화에 그가 캐스팅되었다. 캔버스 앞에서 붓을 쥐고 ‘모자리자’ 혹은 ‘최후의 만찬’을 그리는 디카프리오의 ‘인생 연기’를 기대해도 좋을까?

그런가 하면 또 다른 ‘아트 러버’인 브래드 피트의 요즘 삶을 요약하면 이렇다. ‘사랑을 잃고서 나는 깎네.’ 세기의 커플이었던 안젤리나 졸리와의 이혼 후 은둔과 우울 사이에서 괴로워하던 그가 ‘컬렉팅’만으로는 부족했던 건지 직접 조각에 뛰어들었다는 소식. 한때 ‘브란젤리나’ 커플이 함께 모은 컬렉션의 가치는 한화로 약 28억원에 다다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뱅크시, 에드 루샤, 리처드 세라, 네오 라우흐 등의 작품을 컬렉팅했다. 그러나 결별 이후 브래드 피트는 요즘 이웃 주민인 영국 출신 조각가 토마스 하우즈아고의 가르침 아래 조각가를 꿈꾸고 있다. 측근에 따르면 L.A.에 있는 토마스 하우즈아고의 스튜디오에서 최대 15시간까지 머물며 실연의 아픔을 달래고 있다고. “예술은 그를 몰두하게 해서 다른 것을 잊게 만든다. 그는 굉장히 빠른 속도로 조각을 배우고 있다.” 익명의 제보자가 말했다.

앞선 두 남자 배우의 아트 컬렉팅이 불꽃처럼 타오르는 경향이 있다면 지금부터 소개할 우아한 여성들은 취향과 지식의 레이어 위에 점진적으로 본인들의 컬렉션을 쌓았다. 칼아츠(CalArts)에서 사진을 전공한 소피아 코폴라 감독은 사진으로 컬렉팅을 시작했다. “제 첫 번째 구매는 빌 오웬(Bill Owens)이 교외에서 찍은 시리즈 중 한 사진이었어요. 엄마가 샌프란시스코의 아트 페어에서 저를 위해 사주셨죠.” 그후 어린 코폴라는 티나 바니(Tina Barney)의 사진을 수집했고 그의 컬렉팅이 조금 더 진지해지기 시작했을 때 리처드 프린스의 작품들로 전환점을 맞이했다. 코폴라가 컬렉팅한 작품을 자신의 집에 어떤 식으로 설치했는지를 보는 것은 훨씬 흥미롭다. 뉴욕 소호에 살던 시절 코폴라는 엘리자베스 페이턴의 ‘Nick’이라는 중성적인 남성의 초상화를 부엌에 걸었다. 1990년대 yBa(young British artists) 운동에 기여한 트레이시 에민의 작품은 그녀의 집 거실에 걸려 있다. 코폴라가 가장 좋아하는 아티스트는 에드 루샤다. 본인의 사무실에 ‘Cold Beer Beautiful Girls’라는 작품을 걸어두었고 이 작품은 코폴라가 연출했던 <썸웨어>라는 영화 속에도 잠깐 등장한 적 있다.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는 일본을 주 배경으로 벚꽃이 반복되는 테마로 나오곤 하는데, 이것은 코폴라가 좋아 하는 리사쿠 스즈키(Risaku Suzuki)의 사진에 영감을 받은 것이다. 코폴라는 그의 벚꽃 사진을 자신의 침대 위에 걸어두었다.

L.A.의 핫한 뮤지엄 브로드의 오프닝이 있던 날, 벌집 모양 건출물을 배경으로 엘리 & 에디스 부부 사이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여배우가 있다. 대학 시절 미술사를 전공했던 기네스 팰트로는 비록 배우가 되기 위해 학교를 자퇴했지만 전 세계 유명 미술관의 행사에 꾸준히 참석하며 자신만의 컬렉션을 만들어오고 있다.(영화감독으로 활동하는 그녀의 동생 제이크 팰트로는 가고시안을 대표하는 아티스트 타린 사이먼의 배우자이기도 하다.) 팰트로는 영국 출신의 사진가 대런 아몬드(Darren Almond)를 좋아하며 “그의 큰 스케일의 작품들이 방에 전능함을 가져다준다”고 말한 적 있다. 기네스 팰트로는 특히 피카소를 좋아한다. 그녀는 스페인어와 프랑스어를 완벽하게 구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화 <33 Dias>에서 피카소의 뮤즈였던 도라 마르 역을 맡은 것은 정말이지 완벽한 캐스팅이었다.

그리고 여기, 피카소가 그린 도라 마르의 초상화를 소장하고 있는 한 명의 아티스트가 있다. 컬렉터로서, 수많은 유명 아티스트의 뮤즈이자 연인으로 한 편의 영화 같은 스토리를 남긴 마돈나. 그녀는 에드워드 호퍼, 피카소, 맨 레이 등 초현실주의적인 작품을 좋아했다. 또한 마돈나는 프리다 칼로, 티나 모도티, 디에고 리베라와 같은 공산주의자로 알려진 예술가를 찬미했다. 미술에 끌리는 이유에 대해 “고통과 아이러니와 일종의 기괴한 유머감각”이라고 답했다. 특히 칼로를 향한 집착에 가까운 애정을 보였던 마돈나는 남자처럼 옷을 입었던 칼로의 스타일에도 영감을 받곤 했다. 칼로의 그림 ‘나의 출생’을 뉴욕의 아파트에 걸어놓았으며 ‘원숭이가 있는 자화상’은 테이트 모던 갤러리에 대여해준 적도 있었다. 1991년 자신이 주연을 맡아 칼로의 삶에 대한 영화를 만들겠다고 밝혔으나, 2001년 같은 소재의 영화가 제작되는 바람에 마돈나의 꿈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마돈나와 아트에 대해 말하려면 키스 해링을 빼놓을 수 없다. 마돈나는 키스 해링이 세상을 뜬 후 무대에서 다음과 같은 헌사를 보낸 적 있다. “우리는 같은 환경에 처한 두 마리 이상한 새였다. 나는 키스가 길의 밑바닥에서부터 올라오는 것을 지켜봤는데, 그곳은 내가 온 곳이기도 했다. 나는 언제나 키스의 예술에 반응했다. 처음부터 세상에 대한 가차 없는 인식과 짝지어진 순수함과 즐거움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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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기타아트 워크/ Lee Sol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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