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종만 잘 관리해도 살이 빠진다

‘핫’한 여름을 맞아 본격적인 보디 관리에 돌입하기 전, 내 몸의 꽉 막힌 순환 정체 시스템을 미리 정비할 것. 쫄쫄 굶는 다이어트 없이도 숨겨져 있던 보디라인을 발견할지니!

순환 정체를 해결하는 방법! 몸에 근육이 적다면 근육을 키우고, 근육이나 근막이 딱딱하게 굳었다면 스트레칭이나 마사지를 통해 풀어준다.

부종녀, 불통녀!

자신 있게 고백하건대 나는 ‘다이어트의 신’이다. 아니 더 자세히 말하면 ‘요요의 아이콘’이기도 하다. 한두 달 만에 몸무게가 10kg을 오르락내리락하는 건 일도 아니라 누군가에겐 ‘뚱뚱한’, 또 다른 누군가에겐 ‘날씬한’ 사람으로 인식되어 있다.

하지만 이런 격변기에도 꿈쩍 않는 부위가 있으니 바로 튼실한 다리. 무릎이 커서 ‘무릎팍도사’, 발목이 두꺼워서 ‘코끼리 다리’ 별명도 다양한 ‘하비(하체비만!)’의 대표주자, 나의 또 다른 수식어다.

사회생활 2년 차쯤. 한창 살벌한 기자 생활에 허덕이며 최대 52시간까지 뜬눈으로 밤을 새우는 ‘열정 터지던’ 시절이 있었다. 누구는 힘들면 살이 빠진다는데, 스트레스를 폭식으로 풀던 나는 고3 이후 인생 최고 몸무게를 단번에 갱신했다. 시간이 지나 일상도, 몸무게도 어느 정도 안정기를 찾을 무렵 지인들에게 당황스러운 고백(!)을 들었다.

“어디가 심하게 아픈 줄 알았어. 건강하다니 다행이다.”

단순히 살이 찐 게 아니라 몸이 팅팅 붓고 얼굴이 푸석푸석해 병에 걸렸다는 소문이 돌았다는 것. 그때 알았다. 피곤하거나 스트레스 지수가 하늘을 찌르는 날엔 어김없이 풍선처럼 부풀게 된다는 걸.

이런 일도 있었다. 잠을 자다가 다리에 쥐가 나서 깨는 일이 비일비재. 옆에 앉은 선배에게 얘기했더니, “임신했을 때 자주 겪었던 증상인데 너 혹시?” 아닌데, 나는 순결한 처녀인데? 청바지를 벗으면 양말과 바지의 재봉선 자국이 마치 문신이라도 한 듯 선명하게 남아 트레이너의 웃음거리가 된 적도 있고, 야근이 잦은 날이면 장거리행 비행기에 구겨져 있던 다리 고통을 느끼는 일도 많았다.

이렇게 내 몸에 얽힌 에피소드를 적나라하게 나열하고 보니, 어디가 심하게 고장 난 것처럼 보이지만, 솔직해지자! 이런 경험 다 한 번씩은 있을걸? 이 모든 증상이 몸의 순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생기는 문제! 대대적인 다이어트에 돌입하기 전, 이것들부터 해결해야겠다.

순환 정체를 부르는 습관

내가 부종을 겪을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선 어느 정도 인정하는 바다. 맵고 짠 음식에 탐닉하고, 하루 종일 책상에 붙박이로 앉아 있는 시간이 많으니깐. 물을 잘 마시지 않고, 다리를 꼬고 앉는 자세 역시 부종을 부르는 습관이다.

이 모든 행동은 결국 한 가지 결과를 낳는데 바로 혈액과 림프 순환장애! ‘고인 물이 쉽게 썩는 것’처럼 우리 몸도 ‘순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고장 나고 만다.

“불통즉통(不通則痛), 한의학의 기본 개념 중 하나예요. 제대로 순환이 되지 않으면 문제가 생긴다는 뜻인데, 울퉁불퉁한 셀룰라이트는 기본, 팔다리가 저리고 사지 권태감까지 느끼게 돼죠.”

수아연한의원 박소연 원장의 설명. 특히 기온이나 습도가 높은 계절엔 순환 정체가 더 심해진다고 말한다.

“혈액은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며 온몸을 돌아다닌 뒤 근육의 펌핑 작용과 정맥의 판막, 두 가지 요소의 도움을 받아 심장으로 돌아가게 되죠. 온도와 습도가 높아지면 우리 몸은 열을 배출하고 땀을 흘리는데, 이때 체내 나트륨 농도가 낮아지면 정맥이 수분을 끌어올 수 있는 힘이 줄게 되어 팔다리가 붓게 돼요.”

그렇다. 근육량이 턱없이 부족한 ‘지방 덩어리’ 몸도 원인 중 하나. 특히 하체에 근육이 없는 경우 체액과 노폐물을 심장까지 끌어올릴 힘이 부족해 부종이 생길 수밖에 없단다. 태와선 배은정 원장에겐 더욱 충격적인 진단을 받았다.

“폐가 좋지 않은데요? 폐도 순환에 영향을 미쳐요. 특히 하체 부종을 일으키죠. 일주일에 세 번 이상 가벼운 러닝을 통해 내장 기관을 움직여줘야 해요.”

얼마 전, 한 TV 프로그램에서 틀어진 골반이 하체 비만을 만든다던데, 이 역시 같은 이유일까?

“골반은 몸의 중심으로 매우 많은 수의 근육과 혈관, 림프절이 몰려 있죠. 골반이 틀어져서 혈관이나 림프관이 조여지면 당연히 부종이 생기겠죠?”

필라테스 필 무렵의 김보람 원장은 브리지(무릎을 세우고 누워 엉덩이를 천장으로 들어올리는 동작)나 머메이드 동작(인어공주 다리를 하고 앉는 자세)을 했을 때 엉덩이 높이 차가 난다면 골반 비대칭이라고 진단한다. 딱 붙는 레깅스나 바지를 입었을 때 봉제선이 돌아가거나 종아리나 발목이 붓는 느낌이 든다면 역시 골반이 틀어진 경우. 하지만 배은정 원장은 골반보다 틀어진 발목이 순환 장애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전한다.

“심장에서 가장 먼 부위는 조금만 틀어져도 온몸이 크게 틀어지는 나비효과가 생겨요.”

불통 구간을 뚫어라!

순환 장애를 일으키는 원인을 다시 한번 정리하면 이렇다.

틀어진 골반과 발목, 40대의 폐, 근육 부족형 몸뚱이(!), 그리고 딱딱하게 굳은 근육이나 뼈 역시 혈관과 림프를 조여 순환을 방해한다. “탄수화물과 육식은 줄이고, 물을 많이 마셔라(채소와 과일을 통해 물을 섭취하는 것을 추천)” 같은 당연한 얘기는 길게 하진 않겠다.

앞서 말한 것처럼 뛰는 동작으로 폐의 운동성을 늘리고, 틀어진 골반과 발목은 스트레칭을 통해 교정할 것. 몸에 근육이 적다면 근육을 키우고 반대로 근육이나 근막이 딱딱하게 굳었다면 스트레칭이나 마사지를 통해 풀어줘야 한다.

“먼저 자리에 누워 무릎을 세우고 두 다리를 꽈배기처럼 꼬아 왼쪽으로 눕히세요. 오른손은 머리 위로 뻗어 침대 머리나 베개를 잡아 쭉 당기고 5분간 유지, 그 손을 내려 횡경막을 지그시 누르면서 다시 5분을 유지합니다. 이때 왼손은 무릎 뒤 움푹 들어간 힘줄 부위를 꾹 눌러주세요. 반대편도 반복합니다. 동작이 끝나면 등을 대고 바로 누워 발바닥을 서로 붙여 다리를 다이아몬드 모양으로 만들고, 팔과 머리 힘으로 허리를 들어주세요. 단단하게 굳었던 고관절이 풀리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거예요.”

배은정 원장이 추천하는 스트레칭 방법. 침대 앞에 서서 한쪽 다리를 침대 위에 직각으로 올리고 발끝을 몸 쪽으로 당기거나, 바르게 서서 발목을 좌우로 바닥에 눕히는 동작 역시 하체 순환에 도움을 준다고 덧붙인다.

위에서 언급한 브리지 자세, 또는 발바닥에 밴드를 걸고 다리를 90도로 올려 좌우로 움직이며 햄스트링을 늘려주는 동작 역시 효과적이라고 김보람 원장은 소개한다.

앉아서 일하는 시간이 길다면 잠시라도 일어났다가 앉고, 앉아 있을 때는 발목을 까닥까닥, 발끝을 세웠다 내리는 동작을 생각날 때마다 반복할 것.

다 귀찮다면 은밀하게 항문을 꽉 조여보자. 또 브라는 반드시 제 사이즈를 입어야 하는데, 몸에서 유일하게 가로로 지나는 횡경막이 조여지면 몸 전체 순환이 꽉 막힐 수 있다.

“발목이나 손목, 발가락과 손가락을 주물러주는 것도 필요해요. 심장에서 가장 먼 곳을 케어해야 하죠.”

배은정 원장은 셀프 케어에 자신이 없다면 ‘희토류(자력을 가진 돌) 마사저’나 고주파 관리도 방법이라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박소연 원장에게 제일 궁금했던 질문을 던졌다. “부종이 살이 될 수 있나요?”

“‘부종이 오래되면 살이 된다’는 문장이 맞는지 따져보려면 ‘살’이 무엇인가에 대한 개념 합의가 필요하겠네요. 내 몸에 붙어 있는, 몸무게에 보탬이 되는 모든 것들이 다 살이라면 오늘의 부종도 살이겠죠? 그래도 ‘일시적인’ 건 살로 치지 않기로 합시다.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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