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분과 유분 사이

겨울이 오면 페이셜 오일, 멀티 밤, 진득한 크림 등으로 특급 처방을 시작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오직 수분크림만 덧바르며 각질과 건조함을 다독이는 사람이 있다. 칼바람으로부터 피부를 지켜내기 위한 그들의 사적인 뷰티 시크릿.

오일 마니아

오일 한 방울, 쫀득한 멀티 밤, 유분 광을 극대화해줄 크림이 필요한 계절이 돌아왔다. “가을을 지나 겨울로 접어드는 이 시점이면 피지 분비가 줄어들면서 피부의 수분을 잡아두는 기능이 떨어지게 돼 있어요. 건조한 상태를 방치하면 노화의 속도가 가속화되는 건 두말하면 잔소리죠. 보호막 작용을 위한 페이셜 오일이나 멀티 밤, 앰풀 크림 등을 적극 사용해야 할 때예요.” A.O피부과 전재범 원장의 조언을 기억할 것.

하지만 피부가 건조하다고 모든 오일이나 보습 성분이 최고의 처방이 될 수는 없다. 과도하게 모공까지 막아 피부 호흡을 방해하는 미네랄 오일(광물성 오일)은 피하고 식물이 갖고 있는 강장, 항균, 살균 효과를 살린 에센셜 오일을 고른 후 피부 타입을 세분화해 어떤 성분이 필요한지 꼼꼼히 체크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수분과 유분 사이 - 하퍼스 바자 Harper's BAZAAR Korea 2016년 12월호

생물학을 기본 토대로 피부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해결해야 한다는 철학을 담은 바이오더마의 ‘아토덤 스킨 & 터치 캠페인’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 “사람마다 건조해진 원인은 달라요. 그 요점을 파악해 맞춤 솔루션을 찾아야 하죠. 환절기나 겨울철에 일시적으로 건조해진 계절성 건성인지, 사계절 내내 거칠고 푸석푸석한 만성 건성인지, 피부가 예민하고 건조해 가려움증이 동반되는 문제성 건성인지 체크해보세요.” 바이오더마 교육팀의 박현숙 과장은 특히 만성 건성이나 문제성 건성 타입은 피부의 보호막을 강화시킬 수 있는 비타민 PP, 시어버터, 스쿠알렌, 글리세린 등의 성분이 담긴 제품을 골라 쓰면 유·수분 밸런스를 맞출 수 있다고 강조한다.

오일 마니아로 알려진 <바자>의 패션팀 후배는 아침과 저녁에 쓰는 오일의 제형을 달리한다고 말한다. “아침에는 메이크업이 밀릴 수 있어 수분크림을 바른 후 건조한 부분에 오일을 덧발라요. 밤에는 크림 없이 에센셜 오일을 이마와 데콜테까지 듬뿍 바르고요.” 이처럼 오일이나 밤의 텍스처 농도마다 사용 시기나 방법을 달리하는 것도 좋은 팁이 될 수 있다.

“유리아주나 아벤느의 온천수 미스트를 공병에 덜어낸 다음 오일을 한 방울 떨어뜨려 일회용 오일 미스트를 만들어 사용해요.” 매거진 <W> 뷰티 디렉터 송시은은 오일이 부담스러울 때 이 방법이 도움이 될 거라 말한다.

또한 달팡의 ‘아로마틱 리뉴잉 밤’은 손상된 피부를 개선시키는 효과가 탁월한 가나산 아프리카 시어버터, 만다린, 자몽, 오렌지 블로섬 오일이 블렌딩되어 있어 트러블이 올라오거나 민감한 피부가 사용해도 부담스럽지 않다고 덧붙인다. 단, 오일이나 밤을 선택했다면 세럼이나 수분크림의 단계를 과감히 생략할 것. 스킨케어는 더하는 것보다 덜어내는 미학이 필요하므로.


수분 성애자

페이셜 오일이나 밤을 거부하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증상이 있다. 바르는 즉시 피부가 간질간질하다 결국 뾰루지가 하나둘 올라온다는 거다. “속은 건조한데 지성 피부 타입이라 오일을 써봤지만 별 효능이 없었어요. 차라리 묽은 로션 제형에 오일을 믹스해 사용하죠.” 매거진 <엘르>의 뷰티 에디터 정윤지는 수분 함량이 높은 오일이라 해도 그 전에 수분크림을 충분히 바르거나 로션에 오일을 떨어뜨려 사용해야 속 땅김을 해소할 수 있다고 말한다. 오일은 수분의 대체제가 아닌 수분이 날아가지 않도록 잡아주는 보호막 역할을 담당하고 있음을 명심할 것.

“겨울이면 피부가 건조한 건 물론이고 각질이 올라와 피부가 버석거려요. 이때 오일이나 밤을 덧바르면 번들거림만 심해질 뿐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진 못하죠.” 매거진 <코스모폴리탄>의 뷰티 디렉터 최향진은 이 같은 이유로 윈터 그린 플라워에 들어 있는 젖산 성분이 각질층을 유연하게 만드는 멜비타의 ‘넥타 브라이트닝 듀오 오일 & 워터’ 같은 제품으로 각질을 다독이거나 피테라 에센스™가 61.8:38.2의 황금 비율로 섞인 라이트한 제형의 오일을 선택하는 편.

수분과 유분 사이 - 하퍼스 바자 Harper's BAZAAR Korea 2016년 12월호

순수 오일이 부담스러울 땐 헉슬리의 ‘오일 에센스’나 비오템의 ‘블루테라피 세럼 인 오일’ 같은 오일 변형 제품으로 눈을 돌려보자. “오일이나 밤을 발랐을 때 번들거림만 남는다면 트리글세라이드, 왁스, 스쿠알렌 성분이 들어 있는지 살펴보세요. 지성 타입인데 피지를 구성하는 이런 성분을 바른다면 오히려 피지가 과다 분비돼 번들거리고 트러블이 생길 수밖에 없어요.” 바이오더마 교육팀 박현숙 과장은 지성 피부일수록 성분 체크가 중요하다 말한다. “오일을 바르고 트러블이 올라와 병원을 찾아갔는데 원인이 세안 방법에 있다고 하던걸요?” 한 후배의 말처럼 트러블을 일으키는 원인이 그 당시 사용한 오일 때문인지 명확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합성 화학물질이 범벅된 두꺼운 색조 화장품이나 면역력이 떨어진 피부의 컨디션이 문제라면? “겨울에는 피부의 컨디션이나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죠. 이때 뽀드득할 정도로 무리하게 세안을 하면 일시적으로 부분 건성(여드름이나 트러블을 동반한)으로 피부 타입이 바뀔 수 있죠. 피부 보호막 역할을 담당하는 피지가 줄면 보상심리로 피지 분비가 과도하게 일어나 트러블이 올라와요. 일 년 내내 유분이 과하게 감도는 지성 피부가 아니라면 피부에 필요한 성분이 지나치게 씻겨나가지 않도록 오일을 세안 전에 도포하거나 세안제에 섞어 쓰는 방법을 추천해요.” A.O피부과 전재범 원장의 조언이다. 이때 아르간, 그레이프시드 오일 등 피부에 필요한 지방산을 함유한 오일을 사용하면 손상된 피부를 재생시키는 효과까지 엿볼 수 있을 거다.

여전히 오일, 멀티 밤을 사용할 때 트러블이 걱정된다면 피부 친화력이 높으면서 안티 박테리아 효능이 있는 악어 오일이나 모유와 가장 유사한 성분으로 높은 수분을 함유하고 있는 산양유로 만든 제품을 사용해보면 어떨까. “악어 오일은 피부의 지방산과 매우 흡사해 피부 속 깊이 보습을 채워주고 수분 보호막까지 형성해요. 약해진 피부의 장벽도 튼튼하게 다독이는 효과가 탁월하죠.” 이넬화장품 상품기획팀의 이상지는 악어와 사람의 피지 구조가 유사해 고보습 효과를 엿볼 수 있다고 강조한다. 모두에게 무조건 좋은 것 혹은 나쁜 것은 없다. 자신에게 맞는 성분을 따져 지혜롭게 제품을 고르는 혜안이 필요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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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사진전 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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