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의 법칙

올겨울 향을 제대로 느끼고 음미하기 위해 기억해야 할 법칙들.

향은 나만이 가진 색(色)이자 취향이다. “겨울에 어울리는 향은 무엇일까요?”라는 질문에 누군가는 뱅쇼에서 느껴지는 알싸한 계피 향을 떠올리고, 어떤 이는 한겨울에 떠났던 동남아 여행을 추억하며 코코넛 향기나 봄처럼 푸릇푸릇한 그린 향을 상상한다. 또 누군가는 겨울 특유의 향으로 알싸한 민트를 손꼽기도 한다. 이에 뻬르뿌뭄 대표 헬렌 장은 “향에 대한 취향은 기억과 경험 속에 남겨진 이미지가 섞여 만들어지죠. 어렸을 적 엄마 품에서 나던 파우더 향기나 비 오는 날 우산 속에서 함께 걷던 첫사랑과의 추억처럼요. 그러니 계절에 어울리는 이상적인 향기를 단 하나로 규정 짓는 것은 무의미하죠. 그보단 어떻게 하면 향기를 제대로 음미할 수 있는지 고민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올겨울 향기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 기억해야 할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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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lier Cologne 랑데부 230ml, 52만5천원대 / Lancome 라뉘 트레조 30ml, 7만2천원대

CHAPTER 1. 편견을 버려라

버려라향기는 감각의 영역이다. 때문에 실제 사용한 원료와는 전혀 다른 이미지를 그려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예를 들어 에르메스 ‘운 자르뎅 수르닐’은 이름과 달리 망고 추출물이 없으며 불가리의 ‘오 빠르퓌메 오 떼베르’ 역시 찻잎이 쓰이지 않았다. 아틀리에 코롱의 ‘랑데부’는 꿀처럼 달콤하지만 성분표 어디에도 허니 성분을 찾을 수 없다. 이뿐만이 아니다. 비누처럼 깨끗하고 포근한 머스크가 실은 사향노루의 지독한 정낭향에서 비롯되고 대부분에 향수에는 플라워 추출물이 들어 실은 ‘플로럴 계열’을 싫어한다고 말하는 이들도 무의식 중에 꽃향기를 뿌리고 있다는 사실! 이처럼 표현 방식에 따라 향기는 무궁무진한 표정으로 변주된다. 그러니 향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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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rberry 브릿 리듬 플로랄 7.5ml, 2만원대 / Diptyque 로사 문디 센티드 오발 7만5천원 / Valentino 발렌티나 하우더 오 데 퍼퓸 50ml, 11만5천원 / Chloé 알리 1.8g 가격 미정

CHAPTER 2. 지속력을 높이는 법

요즘 따라 향수의 지속력이 오래가지 않는다면 오일 퍼퓸이나 고체 향수를 가까이하자. 향수는 알코올을 베이스로 만들어져 따뜻할수록 넓게 오래 확산되는 반면 오일 퍼퓸이나 고체 향수는 피부에 밀도 있게 달라붙어 체취와 어우러진 상태로 오랜 시간 그윽한 향을 머금는다. 체취와 비슷한 머스크처럼 깊고 묵직한 향을 고르는 것도 방법. 참고로 향기는 아래에서 위로 확산되니 손목과 맥박이 뛰는 목선 이외에도 발목이나 무릎 뒤쪽에 바르면 더욱오랜 시간 향기를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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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ly 1803 레 부지 퍼푸메 향초, 이탈리 캄파뉴 300g, 21만5천원 / Annick Goutal 뒤엘 100ml, 19만원 / Lush 라벤더 힐 몹 20g, 3만원

CHAPTER 3. 같은 향인데도 발향이 다르다?

하나의 향수를 향초, 고체 향수, 오너먼트로 만들었을 때 향기가 미묘하게 다르다? 그 이유는 같은 아로마를 사용했다고 해도 이를 퍼트리는 매개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향초는 파라핀이나 왁스를 아로마와 섞어 만드는데 진득한 텍스처가 향을 감싸기 때문에 원료 본연의 향이 둔탁하거나 희미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씨흐 트루동이나 불리 1803같이 파라핀이 아닌 허니 왁스를 쓰는 경우 카카오, 코코넛, 캐러멜 향처럼 달콤하고 먹음직스러운 구루멍 계열의 원료를 고르면 향의 깊이를 더 그윽하게 음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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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ehl’s 오리지널 머스크 블렌드 No.150ml, 6만2천원대 / Le Labo 떼 누아29 4g, 12만원 / Jo Malone London 미르 앤 통카 코롱 인텐스100ml, 23만6천원

CHAPTER 4. 공간에 어울리는 향

향기 오너먼트는 발향 반경이 넓기 때문에 향수만큼 개인의 취향을 고집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가죽을 태웠을 때 피어나는 스모키한 냄새나 묵직하고 날카로운 위스키 향, 종교적 느낌이 물씬 나는 향 내음이 공간을 가득 메웠다면?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답답하고 머리가 지끈거린다. 그러니 프라이빗한 나만의 공간이 아니라면 호불호가 나뉘는 향보단 싱그러운 풀 내음이나 아로마 향기, 그윽한 찻잎, 프레시한 비누 향처럼 대중적인 아로마를 고르는 게 더 나은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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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에디터
사진Lee Juhyuk
기타도움말/ 헬렌 장(뻬르뿌뭄 대표), 르 라보 홍보팀, 조 말론 런던 교육부, 씨이오 인터내셔널 교육부 참고 문헌/ <나는 향수로 글을 쓴다>, 장 끌로드 엘레나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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