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Face

칼럼니스트 애나 퀸들렌은 몇 번의 시술과 성형 수술을 거친 후 더 이상 주름을 없애지 않기로 다짐했다.

내 나이 벌써 64세이지만 그렇게 보이는지는 잘 모르겠다. 얼마 전 나와 비슷한 또래를 여럿 만난 적이 있다. 몇몇은 햇빛에 그을려 피부가 얼룩덜룩했고, 잦은 흡연으로 전기영화에서 나의 엄마 역할을 한다고 해도 믿을 만큼 안색이 칙칙했다. 반면, 눈썹이 아주 매끈하고 데콜테 라인이 탄력 있는 사람도 있었는데, 그래서인지 나이 대를 전혀 짐작할 수가 없었다.

내가 주말과 여름휴가처럼 여유를 즐기고 싶을 때마다 찾는 전원적인 마을이있다. 이곳에서는 내가 나이보다 동안 외모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젊음의 도시 뉴욕에서는(그래, 로스앤젤레스도 같이 묶어주자) 대부분의 여자들이 내가 주름 관리에 너무 소흘했으며 늑장을 부렸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늑장 부리지 않았다. 그저 망설였을 뿐.

나는 작가다. 내 직업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고 그로 인해 내 얼굴이 알려져 있기 때문에 이것저것 손대고 고치기엔 어려움이 있다. 그렇다고 내 스스로의 외모에 대해 자신이 있다거나 방치하는 것은 아니니 오해하지는 말길.

About Face - BAZAAR 2016년 8월호

몇 년 전 출간한 책 사인회에서 찍힌 사진을 들고 피부과 의사를 찾아갔다. 그때의 나는 아주 행복하고 편안했는데 사진 속의 나는 어찌된 일인지 짜증 나고 피곤해 보였다. 쉰 살즈음 난 미간에 11자 주름 제거 시술을 했다. 이는 어린 시절 중이염의 통증, 시험, 아이를 키우는 동안의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찡그림 등 사소한 습관이 만든 결과물이었다.

주름을 제거한 지 그리 오래 지나지 않아 나는 뉴저지(어린 시절)와 캐리비안(성인 시절)의 해변에서 생긴 기미를 제거했다. 그리고 55세에는 입술 주변에 필러 주사를 맞았다. 내 원래 입술 보다 도톰해 보이는 효과가 있었지만 새로운 립라이너를 활용한 메이크업 테크닉이라 포장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립 필러는 내가 시도할 수 있는 시술의 최고 수준이었다. 얼굴 리프팅 시술 후 피부 조직이 탄력을 잃어 마치 물결무늬처럼 이마가 흘러내리는 듯한 부작용을 겪은 여자들을 많이 본 것도 이유 중 하나지만 꼭 그 때문만은 아니다. 시술과 수술로 고친 얼굴이 인위적이고 가싲거으로 보일까봐 두려웠고 시술에 중독되어 헤어나오지 못할 것 같았다.

영화 <크리스마스 캐롤>에서 스크루지에게 찾아온 과거 크리스마스 유령이 젊은이의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젊은이라고 하기엔 이상하게 노인처럼 보인 것을 떠올려보자. 자신이 본 모든 얼굴들이 이상한 형태를 띠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 있는데, 이것은 얼굴이 삶, 그리고 과거의 기록들이 쌓여 만들어진다는 것을 표현한 것이다.

실제로도 그렇다. 내 입술 바로 아래에는 작은 흉터가 있는데 이는 내가 아장아장 걸어 다닐 때 넘어지면서 이빨이 뚫고 지나간 흔적이다. 코에는 뾰루지처럼 살이 볼록 튀어나온 부분이 있는데 내가 11세 때 자갈이 깔린 도로 위에 얼굴을 부딪히면서 뼈가 부러졌을 때 생겼다.

최근 만난 성형외과 의사는 이 흉터를 지우고 코의 돌출 부위를 덜 도드라지게 만들 수 있다고 말해주었다. 만약 젊은 시절의 나였다면 그 어떤 결점이라도 제거할 수 있다는 사실에 기뻐했겠지만 나이가 든 지금으로서는 간담이 서늘해졌다. 그건 마치 나의 어린 시절들을 지울 수 있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내가 생각하는 아름다움은 종이처럼 새하얗고 주름 하나 없이 깨끗한 얼굴이 아니라 그 내면에 갖고 있는 생과과 지식이다.

만약 아름다움을 칭송 받은 시절이 있었던 사람이라면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예뻤던 적이 없다. 예쁘기보다는 귀여운 편에 속했다. 귀엽다는 것은 나이에서 오는 일종의 유통기한이 있었고 시술이나 성형으로 유지할 수 없다.

외부가 경쟁력인 시대라지만 나는 나이가 들어 보이는 외모로는 직장에서 대우 받을 수 없다고 말하는 이들에게 연민을 느낀다. 앨리스 먼로, 그레이스 페일리처럼 아름답게 늙는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있는 훌륭한 시각적 본보기가 있지 않나?

거울 앞에 서서 턱선 주위의 피부를 늘어지게 끌어당겨보았다. 만약 나이가 들어 이처럼 턱선이 늘어지는 것을 견딜 수 없어 의학의 힘으로 뺨을 도톰하게 채우고 주름없는 목선을 갖게 되었다 치자. 그렇다 해도 그것이 젊은 시절로 되돌아갔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하나의 얼굴을 신이 주셨고, 또 하나의 얼굴은 스스로 건설하는 것이다.”라는 셰익스피어의 명언을 떠올려보라. 나는 이 말에 철저하게 동의한다.

내가 소녀였던 시절, 미의 기준은 바비인형, 그리고 포토샵으로 아름답게 포장한 이미지였다. 하지만 지금 내가 생각하는 아름다움은 종이처럼 새햐얗고 주름 하나 없이 깨끗한 얼굴이 아니라 그 내면에 갖고 있는 생각과 지식이다. 지금의 내 얼굴은 스스로 건설한 것이다. 즉 SNS 속의 거짓 얼굴이 아닌 일종의 자서전처럼 내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배어 있는 사연 있는 얼굴이다.

글로 리아 스타이넘이 40세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말을 듣자 “이게 바로 40세의 얼굴이다”라고 말한 유명한 일화가 있다. 그녀는 80세가 된 지금도 역시 같은 이야기를 한다. 또, 메릴 스트립, 헬렌 미렌처럼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는 얼굴이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나도 마찬가지다. 내 얼굴 역시 수많은 시간과 이야기가 담겨 있다.

어릴 적 어머니를 떠나 보낸 나는 지금 그때의 어머니보다도 열 살이나 많은 나이가 되었다. 세월이 흘러 얼굴에 남은 잔주름과 표정주름에서 어머니의 모습을 발견한다. “어머니가 좀 더 오래 사셨다면 지금 이러한 모습이겠지.” 그래서 나는 더 이상 내 모습을 의학의 힘으로 고치지 않기로 했다.

  • Kakao Talk
  • Kakao Story

Credit

에디터
Anna Quindlen
번역 하 주희
사진 Gettyimages
출처
1630
본 기사를 블로그, 커뮤니티 홈페이지 등에 기사를 재편집하거나 출처를 밝히지 않을 경우, 그 책임을 묻게 되며 이에 따른 불이익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웹사이트 내 모든 컨텐츠의 소유는 허스트중앙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