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est fall FRAGRANCES

낙엽 타는 냄새 같기도 하고 민트 사탕 한 알을 베어 물었을 때 코로 넘어오는 알싸함과도 비슷한 특유의 공기 냄새가 나는 걸 보니 계절의 변화가 비로소 실감이 난다. 가을과 겨울의 딱 중간 즈음. 본능적으로 여름과는 다른 향수에 손이 가게 마련이지만 오랜만에 만난 절친의 취향은 당황스러울 만큼 달라져 있었다. 공주 화장대에나 있을 법한 달짝지근한 향을 고집하던 그녀가 최근 푹 빠진 건 레더와 타바코. 평소라면 머리 아프다고 질색했을 향이다. 나의 궁금증에 대해 메종 드 파팡 김승훈 대표는 “취향이 변했을지도 몰라요. 예전엔 못 먹던 음식이 어느 순간 맛있게 느껴지는 것처럼요. 하지만 서늘한 날씨 탓에 본능적으로 포근하고 살에 더욱 밀착되는 향에 이끌렸을 가능성이 더 크지 않을까요? 레더나 타바코는 물론 바닐라, 생강은 모두 온화한 계열의 향조니까요.”라고 설명했다. 뻬르푸뭄(PER+FVMVM) 대표 헬렌 장 역시 비슷한 의견. “의외라고 여길 수 있지만 이끼, 자작나무, 벌꿀의 진득한 향기도 마찬가지예요. 조향법에 따라 무게와 온도가 달라지거든요. 하지만 겨울과 뱅쇼, 크리스마스와 시나몬처럼 은연중에 머릿속에 남은 기억의 연결 고리가 계절의 변화와 함께 취향으로 드러난 것일지도요.” 그렇다. 이상적인 향기는 특별한 상황뿐만 아니라 기억, 취향, 경험처럼 삶의 모든 부분과 맞물려 결정된다. 심리학자 아이반 블록 역시 인생을 “냄새를 통한 여정”이라 비유하지 않았나! 그렇다면 올가을, 우리가 정착해야할 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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