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션 민서의 목소리

윤종신의 곡 ‘좋니’의 답가 ‘좋아’를 부르며 목소리를 세상에 알린 뮤지션 민서가 데뷔를 앞두고 있다. 신선한 마스크와 묘한 분위기를 가진 그녀가 낮게 노래를 흥얼거린다. 담담하면서도 풍부한 질감과 서늘한 듯 따뜻한 온도를 갖고 있는 그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보자.

코듀로이 재킷, 팬츠는 모두 Nohant, 터틀넥 톱은 Joseph, 스니커즈는 Nike 제품.

종신의 곡 ‘좋니’의 답가 ‘좋아’를 부르며 데뷔 전부터 주목을 받게 됐어요. 2018년이 기대되는 라이징 스타를 꼽는 기사마다 민서의 이름이 빠지지 않고 등장하고 있어요.

제가 부른 ‘좋아’라는 노래는 사실 ‘좋니’의 영향으로 사랑받았다고 생각해요. 그러다 보니까 제 데뷔 앨범에 대해 기대하는 부분이 생긴 거고요. 그런 부분이 생각보다 부담이 돼요. 물론 윤종신 선생님과 함께하게 된 것은 저에게 엄청난 행운이지만요.

그런데 처음 ‘좋니’를 들었을 때 “지질하다”고 반응했다고요?(웃음)

아, 정말 최고였어요.(웃음) 헤어지고 나서 “다른 사랑해서 좋으니?” 이러는 게 너무 지질하잖아요. 처음부터 지질한 감성을 노리고 쓰셨다고 하더라고요.

두 곡의 온도 차이가 재미있었어요. 이별 뒤에 서로 다른 남녀의 마음을 독백하는 곡인데, 이별 후 본인의 감성은 ‘좋니’와 ‘좋아’ 중 어느 쪽에 더 가까워요?

저는 헤어지기 전까지 되게 아파하고 노력하고 어떻게든 관계를 바로잡아보려고 하다가 아니구나 싶어서 돌아서는 순간부터는 정말 끝이에요. 그래서 ‘좋아’에 가까운 것 같아요.

“나는 딱 알맞게 너를 사랑했어” 그 가사가 슬프더라고요.(웃음)

그 자식, 있을 때 좀 잘할 것이지.(웃음)

조형적인 귀고리는 Annie Costello Brown by Net-A-Porter, 드레스는 Hugo Boss 제품.

반지는 모두 Monica Vinader 제품.

<슈퍼스타 K>에 출연하고 꽤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 그동안 어떤 트레이닝을 받았나요? 당시의 영상을 보니, 2년이라는 시간 동안 목소리가 좀 변한 것 같아요. 중성적인 목소리와 담백한 감성은 그대로 가지고 있는데 힘을 뺀 느낌이 좋더라고요.

되게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것 같아요. 불필요한 것을 쳐내는 중이에요. <슈퍼스타 K 7>이 끝나고 몇 개월 만에 영상을 다시 봤는데 제 목소리를 제가 못 듣겠는 거예요. 그때는 몰랐는데 다시 들어보니까, 전형적인 발성 위주의 창법이 제 목소리랑 안 어울리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조금 더 가볍고 담백하게 부르는 법을 찾아가게 됐어요. 이런 목소리를 냈을 때 나에게 예쁘게 들린다거나 혹은 이렇게 불렀을 때 사람들이 훨씬 좋아해준다는 것을 스스로 느끼면서 자연스럽게 좋은 방향으로 바뀐 것 같아요.

이제 자신만의 목소리를 가지게 된 것 같나요?

아니요. 부르고 부르고 부를 때마다 계속 바뀌어요. 이렇게 부르면 이런 것 같고 저렇게 부르면 또 저런 것 같고. 저도 아직 찾아가고 있어요. 2년 전과 지금이 많이 달라진 것처럼 또 몇 개월 뒤에 들으면 목소리가 달라져 있을 수 있겠죠.

<프로듀스 101>에서도 섭외가 들어왔었고 아이돌 그룹이나 여성 듀오에 합류할 것을 제안하는 기획사도 있었다고 들었는데 결국 솔로로 데뷔하게 되었어요. 이에 대한 본인의 의지가 강했나요?

<프로듀스 101> 출신 김세정이 저랑 친구거든요. 얼마 전에 음악 방송 하면서 그 친구를 만나서 이야기를 했어요. 나도 같이 <프로듀스 101>에 나갔으면 진짜 재미있었을 것 같지만, 결국 힘들어서 뛰쳐 나갔을 거라고요. 어렸을 때부터 막연하게 솔로를 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어요. 그래서 조금씩 제가 원하는 방향으로 온 것 같아요.

“아이돌 하고 싶은 것은 아니지?”라는 말과 함께 윤종신에게 발탁이 되었으니 본인의 의지와 더불어 좋은 운이 따라주었네요.

네, 정말 운이 좋았던 거죠. 윤종신 선생님은 항상 힘을 기르라는 말을 많이 해주세요. 노래의 힘이라기보다는 무대를 혼자 이끌어갈 수 있는 힘에 대해서요. 저는 솔로 여가수로 활동할 것이고, 큰 무대를 혼자서 헤쳐 나가야 하니까요. 이런 무대를 모티프로 삼으라고 유튜브 링크 같은 것도 많이 보내주시고요. 윤종신 선생님과 레이블 대표님과 밥과 술을 함께 하며 음악과 인생에 대한 영감을 많이 얻어요. 물론 <왕좌의 게임> 같은 시시콜콜한 이야기도 많이 하지만요.(웃음)

블라우스는 Avam, 팬츠는 Hugo Boss 제품.

미드를 즐겨 봐요?

<워킹 데드>나 <스킨스> <셜록>처럼 유명한 건 대부분 다 봤어요. 한국 드라마도 좋아하고요. 게임도 좋아하는 편이에요. RPG 게임은 많이 접해보지 않았고 FPS 게임을 더 많이 했어요.

저는 이미 무슨 말인지 모르겠네요.(웃음)

아, 총 쏘는 게임을 좋아해요.(웃음) 전쟁 게임 같은 것 있잖아요. 그 외에 소설이나 영화도 좋아하는 데 일본 작가들의 작품을 많이 보는 걸 보니 제가 일본 감성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외모도 일본 여배우 같은 느낌이 나요. 한국에서 보기 힘든 신선한 마스크와 보이시하면서도 가녀린 이미지가 매력적이에요.

일본인 혼혈이냐는 질문도 종종 받아요.(웃음)

곧 발표될 데뷔 앨범은 어떤 음악으로 채워졌나요?

원래는 작년에 나왔어야 되는데 조금 밀려 가지고 아예 앨범 구성을 새로 하고 있어요.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2월이나 3월에는 들려드릴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저를 아는 분들은 발라드일 거라고 생각할 텐데 앨범은 오히려 새로운 장르의 곡들로 채워졌어요. 수록곡의 장르가 다 달라요. 다양하게 접근하려고 하고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어떤 장르의 곡이 제일 편해요?

기타나 피아노 같은 심플한 악기에 말하듯이 하는 노래가 편해요. 저는 내지르고 울부짖는 것보다는 말하듯이 노래하는 걸 좋아해요.

지금 아이폰 속 플레이 리스트에는 어떤 음악이 재생되고 있어요?

요새 가요는 딘의 ‘Instagram’에 너무 꽂혀 있어서 그 노래를 반복해서 들어요. 그리고 다니엘 시저의 이번 앨범 도 쭉 듣고 있어요.

장기적으로 하고 싶은 음악은 뭐예요?

50세, 60세가 됐을 때는 목소리에 제 삶을 담아서 노래를 하고 싶어요. 그동안 겪었던 모든 경험을 음악으로 풀어내는 거죠. 이소라 선배님, 양희은 선생님, 최백호 선생님처럼 목소리에 인생이 담긴 분들 있잖아요. 그런 분들은 딱 한 마디의 노래만 해도 들으며 울컥하게 돼요. 그게 정말 너무 멋있어서요. 그런 분들이 노래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는 생각을 진짜 많이 해요.

삶이 담긴 노래를 하고 싶다면, 어떤 삶을 살고 싶어요?

삶은 또 다른 이야기인 것 같아요. 그래서 정말 어려워요. 저는 행복하게 살고 싶거든요. 그런데 행복할 때 창작을 하는 사람이 있고, 슬플 때 창작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저는 무조건 우울할 때 무언가를 하는 쪽이에요. 행복할 때는 뭔가를 쓰거나 노래를 하고 싶다는 생각도 별로 안 들고 감정이 다운될 때 노래를 하고 싶더라고요. 왜냐하면 노래를 하면 좀 행복해지니까요. 우울할 때 습관처럼 일기를 써요. 나중에 읽어보면 기분이 좋을 때와 우울할 때, 글을 쓰는 방식이나 쓰는 단어가 확연히 다른 것 같아요.

트렌치코트는 Acne Studios, 슬립 드레스는 Raey by matchesfashion.com, 팬츠는 MaxMara 제품.

그런데 실제로 만나서는 음악을 통해 상상하던 것보다 훨씬 밝은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았어요.

다른 사람이 저를 봤을 때 다정하고 따뜻한 사람이라고 느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어요.

우울함이 주는 풍성한 감성이 있죠. 최근에는 어떤 글을 썼어요?

나의 상태를 기록해두고 싶을 때 휴대폰 속 메모장에 빠르게 적어 내려가요. 며칠 전에는 저의 예민함에 대해서 썼어요. 제가 가진 예민함이 짜증나고 힘들고 싫다는 얘기죠.(웃음) 감정이 주체할 수 없게 흘러나와서 살갗까지 와닿는 느낌이 들 때가 있어요. 그래서 소중한 사람들에게까지 상처를 주는 거 같아서 속상했어요. 가끔 말을 하고 들어주고 웃어주는, 그 모든 일이 힘들게 느껴질 때가 있거든요. 그럴 땐 급한 일이 생겼다며 집으로 도망가버려요.

어떤 사람을 그토록 못 견디나요?(웃음)

사실 저는 사람을 그렇게 싫어하는 타입은 아니에요. 누구에게나 다 각자의 매력과 장점과 귀여운 모습이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은 어찌 보면 대부분 다 귀엽잖아요. 근데 진짜 아무리 봐도 귀엽지 않은 사람들이 있어요. 그럴 때 화가 나죠. 그럼 “안녕히 계세요.” 하고 집에 가는 거죠.(웃음)

귀여움은 인간이 가진 최고의 미덕 중 하나인 것 같아요.

정말 그래요. 저는 사람들이 예쁘다거나 매력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보다 ‘귀엽다’고 툭 말해 주면 심장이 쿵 내려앉아요. 너무 좋아서. 그 말을 정말 좋아해요. 귀여움에 대한 글도 많이 써놓았어요. 나중에 노래로 들려드릴 수 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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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사진 Choi Yongbin
헤어 강 현진
메이크업 최 시노
스타일리스트 이 미림(Speeker)
어시스턴트 백 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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