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를 ‘승츠비’라고 부를 수밖에 없는 이유

유연하다. 합리적이다. 받은 만큼 줘야 한다는 것을 안다. 좋은 협상가가 가진 자질이다. 자신을 ‘협상가’라고 정의하는 승리는 이쪽과 저쪽을 여유롭게 넘나들며 자신만의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승리를 ‘승츠비’라고 부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코트는 Namacheko by 10 Corso Como, 데님 재킷은 Visvim, 팬츠와 슈즈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아이돌 연차별 심리 상태’를 분석한 적이 있다. “데뷔 때는 뭐든 다 재미있다. 인기가 절정이 되고 데뷔 3년 차가 되면 혼자 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혼자 잘되고 나면 시건방이 하늘을 찌른다. 스태프들이 슬슬 떠나기 시작한다. 눈떠보면 매니저가 바뀌어 있다. 4년 차가 되면 그제야 정신이 든다. 이미 다 떠나고 난 후다. 그리고 7년 차가 되면 사건사고가 터진다. 13년 차가 된 지금은 그냥 이 순간이 오래갔으면 좋겠다.” 13년 차인 지금 다시 솔로 활동을 시작하는 마음은 어떤가?

빅뱅이라는 그룹의 간판을 달고 시합에 나가는 느낌이 든다. 나름대로 잘나가던 챔피언에게는 시합에 나가서 명성을 지킬 것이냐, 아니면 굴욕을 겪을 것이냐에 대한 부담감이 있다. 그래도 너가 빅뱅인데 잘해야 되지 않겠냐는 압박감이 상당히 있는 것이다. 예전에는 되든 안 되든 무서울 게 없었다면 지금은 지켜보며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많아서 오히려 부담감도 크다. 그래도 이번 앨범에는13년 차 베테랑의 노하우가 담겼다고 생각한다. 

이번 앨범에 대한 힌트를 준다면?

일단 첫 번째로는, 최대한 ‘빅뱅스러운’ 음악을 하려고 노력했다. 색다른 도전이나 음악적인 변화를 주기보다는 승리라는 캐릭터와 빅뱅의 고유한 색깔을 살리려고 노력했다. 유쾌한 느낌도 있다. 그러나 가볍기보다는 기분 좋은 에너지가 있는 앨범이다. 앨범을 들으면 딱 승리가 할 법한 음악이네, 싶을 거다. 

유머는 승리의 생존 전략인가? 혹은 천성인가?

어렸을 때부터 무대에 서다 보니까, 나보다는 상대방의 기쁨을 위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나만의 무기를 가지고 싶었던 측면도 있고. 오바마 대통령만 봐도 그렇고, 최고의 리더들이 가진 유머가 굉장한 힘을 발휘하는 경우가 많지 않나. 모든 것을 중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무기가 유머라고 생각한다. 근데 유머를 가지기 위해서는 사람이 진실돼야 한다. 진심이 없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결코 행복하게 할 수 없다. 그래서 항상 진실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나 혼자 산다>에서 기안84가 승리를 두고 “서울에 막 상경해서 63빌딩을 바라보는 야심 어린 눈빛을 가진 남자”라고 말한 적이 있다. 승리가 가진 야심은 뭔가?

피자 한 판을 네 명이서 나눠 먹느냐, 아니면 지금 내가 너무 배가 고프니까 나 혼자 다 먹느냐의 차이인 것 같다. 네 명이 있으면 네 명이서 나눠 먹어야 하는 게 맞지 않나. 그런데 나는 항상 내가 배부를 때까지 먹고 싶은 정도의 욕심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이제는 내가 조금 덜 배부르더라도, 네 명이서 똑같이 나누는 게 맞다고 생각하게 됐다. 솔로 활동을 하는 지금도, 1/4조각만 먹을 것이다. 많이 먹으면 살찌니까.(웃음) 게다가 지금은 빅뱅 형들의 공백 기간이기 때문에, 내가 빈자리를 조금이라도 채울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은 마음뿐이다. 멤버들이 다시 모이게 되었을 때도 ‘빅뱅다운’ 음악을 어떻게 발전시킬 것이냐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을 하게 될 것 같다.

멤버들의 빈자리를 느끼나?

많이 느낀다. 하나보단 둘이 낫고, 둘보단 셋이 낫고, 셋보단 넷이 나은 것은 진리인 것 같다. 

확실히 요즘엔 승리의 ‘원 샷’이 잦다. 멤버들의 군대 입대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예능에서 활약하고 있고, 사업도 번창하고 있고, 솔로 컴백까지. 올해는 승리의 해인 것 같다.

방송의 힘이 세긴 하다. 식당에만 가도 이모님들이 정말 잘해주신다.(웃음)

니트는 CALVIN KLEIN 205W39NYC by 10 Corso Como, 팬츠는 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제품.

하나의 사업을 성공시키는 것도 결코 쉽지 않은데, 많은 사업을 훌륭하게 성공시키고 있다. 본인에게 태생적으로 사업가 기질이 있다고 느끼나?

나는 스스로를 사업가라고 보지 않는다. 나는 사업을 할 줄 모르는 사람이다. 다만 주변에 사업을 할 줄 아는 사람이 있는 것이다. 축구선수보다는 축구팀 감독에 가깝다. 내 옆에 공격수도 있어야 되고, 수비수도 있어야 되고, 골키퍼도 있어야 된다. 

기본적으로 ‘일이라는 게 잘될 때도 있고 안될 때도 있지만 안되는 것도 인생 공부’라는 마인드가 있는 것 같다.

잘될 수도, 안될 수도 있지만 어떻게 안됐는지가 중요하다고 본다. 실패는 언제나 있다. 지금까지 YG도, 빅뱅도 그래 왔다. 그런데 위기의 상황에서 대처를 못해서 다섯 골을 먹느냐, 아니면 대처를 잘해서 딱 한 골만 먹느냐는 완전히 다른 것 같다. 1 : 0이면 다시 내가 이길 수 있는 흐름이 돌아오니까. 

‘이건 해야겠다’는 생각은 언제 드는 건가?

나는 평화주의자다. 싸우는 걸 싫어한다. 그래서 경쟁자가 없는 시장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실제로 라멘 비즈니스를 구상했을 때, 국내에서 확고하게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매장이나 브랜드가 없었다. 음악으로 치자면 이번 앨범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경쟁자가 많고 유행을 타는 것보다는 나만이 할 수 있는 것, 사람들이 안 하는 것을 찾으려고 하는 편이다. 내 걸 만드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이건 네 거니까 네가 해. 이건 내 거니까 내가 할게. 내가 네 건 안 할게. 네 건 네 것, 내 건 내 것. 이런 마인드다.

내 것이라고 할 수 있는 승리만의 영토는 뭘까?

음악과 예능 사이에서 밸런스를 맞추며 연예계 활동을 굉장히 버라이어티하게 할 수 있는 것. 누군가가 나를 미친 듯이 좋아하진 않아도, 모두가 두루두루 좋아할 수 있는 대중 가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이제 ‘승츠비’는 입에 착 붙는 애칭이 되었다. 개츠비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는 사랑이었는데, 본인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뭔가?

나에게는 ‘은혜’인 거 같다. 나는 사실 별 볼일 없던 사람이었는데 정말 많은 분들이 은혜를 베풀어주셔서 잘된 거고, 평범한 사람들이 누릴 수 없는 재밌는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내가 받았던 은혜들을 갚아야 한다고 생각을 한다. 

스트라이프 셔츠는 Loewe, 팬츠는 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슈즈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승리만의 ‘부탁의 기술’이 있나?

나도 부탁을 받을 준비를 하는 거다.

명언이다.(웃음) 이런 걸 ‘사업가 기질’이 아닌 다른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나는 ‘네고시에이터(Negotiator)’라고 표현하고 싶다. 협상가. 중심을 지키면서 이쪽과 저쪽의 밸런스를 잘 맞추는 것이 내가 가진 능력이 아닐까 싶다. 세상엔 참 똑똑한 사람들이 많은데, 절대 내가 그들보다 똑똑하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사람들을 내 편으로 끌어모으는 방법은 무엇인가?

갑자기 되진 않는다. 차근차근 한 계단 한 계단 올라가다 보면, 높은 곳에 올라와 있는 사람들이랑 만나게 되어 있다. 내가 내년에 딱 서른이 되는데, 이제는 명예나 부, 인기가 아니라 시간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아무런 마찰 없는 사람들이랑 그저 스쳐 지나가듯이 만나며 인생을 허비하는 대신에 상생할 수 있는 사람들이랑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내며 살아가고 싶다. 그 사람들과 어울려서 비즈니스를 하는 게 결코 나쁜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들은 돈을 밝힌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다. 그런데 나는 어떤 상식을 가지고 그런 이야기를 하는지 잘 모르겠다. 누구에게나 돈이 필요하다. 먹고, 입고, 자면서 살아야 하기 때문에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 일을 벌이는 건 당연하 거라고 보고, 함께 여생을 살아갈 사람들과 계속해서 그런 일들을 하고 싶다.  

승리에게 스파크를 일으키는 사람은 주로 어떤 사람들인가?

나한테 없는 걸 가지고 있는 사람. 나 같은 경우는 운이 좋은 게, 빅뱅이라는 명성 덕분에 나한테 없는 걸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금방 마음을 열어준다. 내가 아무것도 아니면 “Who are you”가 될 텐데, “I know you”가 되니까 대화가 시작되는 거다. 그러면서 내가 겪을 수 없었던 일들을 겪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노하우와 그들이 살아가는 방식, 그들이 알고 지내는 사람들을 자연스레 알게 되는 거다. 내가 항상 하는 이야기가 있다. “Good people brings good peoeple.” 좋은 사람은 좋은 사람을 데리고 온다. 

파도가 없는 바다는 바다가 아니라 강이라고 생각한다. 폭풍도 치고 파도도 있는 바다에서 살고 싶다. 태평양, 대서양, 얼마나 넓은가. 

일단 대화가 시작된 다음에 그들의 신뢰를 얻는 것은 당신의 재능인 것 같다.

진실되지 않으면 신뢰를 얻는 건 불가능하다. 목적 의식을 가지고 있으면 금방 들킨다. 나는 처음에 누군가를 만날 때, 그냥 그 사람을 좋아하려고 한다. 절대 서두르지 않는다. 그리고 함께 무언가를 할 때는, 리즈너블하고 유연한 제안을 하려고 한다. 예를 들면 이런 거다. “I got a fame. You have power.” 당신은 파워(Power)가 있고 난 명성(Fame)이 있는데, 이 두 가지가 합쳐지면 뭔가 시너지 효과가 일어 나지 않을까? 나는 이것이 셀럽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디카프리오나 브래드 피트, 조지 클루니, 애슈턴 커처, 저스틴 팀버레이크, 제이지 등이 이것을 굉장히 잘하는 사람들이다.  

생각지도 못한 다양한 라이선스를 가지고 있다고 들었는데. 최근에 새로 취득한 라이선스가 있나?

스스로 이름 하나 짓는 건 좀 괜찮다고 생각을 해서, 가끔 떠오르는 상표명을 등록을 한다. 등록을 해놓았다가 나중에 적절한 곳에 매칭을 시키는 거다. 사람들이 상상하지 못하고, 생각하지 않고 있는 걸 먼저 해야 된다. 

승리에게는 ‘현상을 유지한다’는 개념이 없는 것 같다.

어떤 사람이 그렇게 하고 싶겠나?  

일찌감치 성공한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하지 않나?

굴곡이 많은 인생을 살아왔기 때문에, 파도가 없는 바다는 바다가 아니라 강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폭풍도 치고 파도도 있는 바다에서 살고 싶다. 태평양, 대서양, 얼마나 넓은가. 잔잔한 강에서 뭘 얼마나 하겠나. 물론 소소한 행복이라는 것도 있지만. 얼마 전에 ‘에어드롭’이라는 걸 알게 됐다. 카톡이나 다른 메시지 앱으로 사진이나 영상을 주고받으면 언제나 화질이 깨져 있는데, 에어드롭은 정말 깨끗하게 오더라. 아, 너무 행복하더라.

태양이 다시 태어나면 승리로 살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다. 당신은 다시 태어나면 누구로 살고 싶나?

그건 놀리느라 한 말인 것 같다.(웃음) 근데 나는 다시 태어나도 그냥 이렇게 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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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사진 Park Jongha
헤어 손혜진
메이크업 이준성
스타일리스트 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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