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젤리나 졸리가 케냐에 간 이유

유엔난민기구 특사인 안젤리나 졸리가 난민 장인을 지지하는 레퓨쉬(RefuSHE)의 혁명적인 패션쇼 현장을 전한다.

케냐 나이로비에서 열린 레퓨쉬 패션쇼 현장.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배우이자 감독이며 지구상에서 가장 글래머러스한 여성인 안젤리나 졸리는 지금까지 패션쇼에 참석한 적이 없다. “단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어요.” 유엔난민기구 특사인 그녀가 지난 6월, 케냐의 나이로비에서 난민 시설을 방문하는 동안 프런트 로에 앉아본 자신의 경험에 대해 이야기했다. “하지만 런웨이나 마찬가지였어요. 당당한 생존자들이자 가장 아름다운 소녀들이 자신만의 디자인과 문화를 보여주었죠. 잔인하게 폭행당한 후에도 여성성을 되찾고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똑똑히 보여주는 것이기도 했고요.”

‘세계 난민의 날’에 졸리가 방문한 시설은 레퓨쉬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소말리아, 남부 수단, 그리고 전쟁에 의해 황폐화된 여러 다른 지역 국가에서 탈출한, 13세에서 23세 사이의 여성들을 돌보기 위한 NGO 단체다. “제가 만난 모든 소녀들은 가족을 잃어버렸거나 부모들이 눈앞에서 죽는 것을 목격한 친구들이에요.” 졸리가 말한다. “거의 모든 소녀들이 성폭력을 당했고, 그중 상당수가 강간을 당해 아기를 출산했어요.” 레퓨쉬는 이들을 위해 상담과 보금자리를 제공해주는가 하면 종합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유엔난민기구의 지원 하에, 젊은 여성들에게 홀치기 염색과 유사하지만 아프리카 동부의 전통적인 염색 방법인 ‘납염’을 사용해 컬러풀한 스카프를 만드는 경제 활동을 장려하기도 한다. 난민들에게 시장성 있는 기술을 제공함으로써 경제적으로도 스스로 독립할 수 있도록 일종의 방향을 제시해주는 것이다. 그들이 만드는 스카프의 수익금은 모두 이 프로그램과 장인들에게 재투자되고 있다고. 이를 통해 2010년부터는 이들 중 70 %에 가까운 여성들이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게 되었다.

졸리가 그들이 만든 스카프를 두른 채 춤을 추고 있다.

런웨이나 마찬가지였어요. 당당한 생존자들이자 가장 아름다운 소녀들이 자신만의 디자인과 문화를 보여주었죠.

“저는 이 소녀들이야말로 그들의 문화와 공예 기술을 대표한다고 생각해요. 그것도 아주 인상적인 방식으로요.” 관객으로 하여금 기립박수를 치게 하고 모델들과 함께 춤추는 등 한껏 고조된 분위기를 만든 런웨이 쇼에 대해 그녀가 말했다. “정말 멋진 여성들이죠.” 이 프로그램은 유엔난민기구에서 출발한 계획으로 난민 장인들에게 시장 진입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것을 목표로 하는 메이드51(MADE51)의 일환이다.

현재 메이드51은 레퓨쉬가 카쿠마(졸리가 소녀들을 위해 학교를 세운 케냐 북서부에 있는 난민 캠프이자 또 다른 난민촌 칼로베예이(Kalobeyei)에서 가깝다)에 거주하는 장인들이 가방 같은 새로운 상품 라인으로 확대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나이로비에서 손으로 염색한 패브릭이 만들어지면 카쿠마로 보내지고 이곳의 장인들이 토트와 쇼퍼, 클러치 백 등으로 정교하게 만들어낸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가방은 비딩 기술로 유명한 에티오피아 장인들이 있는 칼로베예이로 이동하고 그곳에서 여러 가지 장식을 하는 작업이 더해진다.

“난민 인구 중에는 일을 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거나, 일할 수 없어서 버려지는 재능들이 안타깝게도 너무 많아요.” 졸리의 얘기다. 카쿠마에서 7년을 살았던 스무 살의 소말리아 출신 미국 모델 할리마 아덴(Halima Aden)에 의하면 레퓨쉬 프로그램은 진취적인 여성들이 겨우겨우 입에 풀칠하기 위해 인센스를 거래하거나 머리를 땋는 등 물물교환 경제 활동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난민 캠프의 삶을 생각했을 때 진정 환영할 만한 프로그램이라고. “저희 엄마도 캠프에서 그런 걸 경험할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어요.” 그녀가 말한다. “난민은 때때로 세상에 발언권이 없다고 느끼거든요. 그러니까 여성들이 자신의 운명에 관여할 수 있다는 건 참 좋은 일이죠. 그들이 배우는 공예 기술은 스스로 가져갈 수 있는 재산이잖아요. 배움을 통한 지식이란 우리에게 붙어 다니는 거니까요.”

장인의 다양한 기술을 통합하고 다른 캠프에도 이 프로그램을 확대하게 되면 최대한 많은 난민들이 자신만의 기술을 적용해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받을 수 있다. 이는 농업에 적합하지 않은 반건조 기후를 가진 케냐의 외딴 난민 캠프들에게는 특별히 더욱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메이드51은 소매업자들이 관심을 갖고 주문을 시작하게 되면 케냐에는 무려 1만2천 개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한다. “우리는 이런 계획들이 더 필요해요.” 졸리가 메이드51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르완다 바구니 장인부터 아프간 방직공까지 무려 70개국에 퍼져 있는 난민 장인 커뮤니티를 가리키며 말한다. “그 누구도 난민이 되거나 원조를 받으며 살고 싶지는 않잖아요.” 그녀가 덧붙인다. “그들도 품위 있고 쓸모 있는 삶을 이끌어가고 싶어해요. 우리 모두가 그런 것처럼요. 저는 이것이 그 시작이었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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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에디터
Alison S. Cohn
번역 이 민경
출처
48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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