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리의 또다른 순간

서로 다른 시간을 보내온 조정석과 혜리가 <투깝스>라는 드라마에서 만났다. 2017년을 보내며, 매력적인 두 배우가 함께 만들어내는 뿌듯한 순간을 지켜볼 수 있을 것 같다.

조정석이 입은 실크 셔츠는 Kimseoryong, 팬츠는 Time Homme, 메탈 시계는 Calvin Klein Watches & Jewelry 제품.
혜리가 입은 오프숄더 톱은 Solace London by Net-A-Porter, 시퀸 스커트는 Jigott, 양손에 착용한 반지, 팔찌, 시계는 모두 Calvin Klein Watches & Jewelry 제품.

<투깝스> 촬영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오늘 두 배우를 화보 촬영장에 초대하는 것이 좀 미안했다.

어젠 그래도 좀 일찍 끝났다. 아, 오늘 아침이다. 한 오전 6시?(웃음) 그래도 다른 배우들보다 일찍 끝난 편이다.

이번 드라마에서 사회부 기자 송지안이 된다. 공개된 스틸컷을 보니 기자 역할이 의외로 잘 어울리더라.

도전하는 마음으로 했다. 대본은 너무 재미있었는데 처음에는 기자라는 직업을 가진 역할이 조금 부담이 되더라. 감독님이랑 작가님이 대화를 많이 나누시는 스타일이어서 믿고 가고 있다.

조금 전에 인터뷰한 조정석은 혜리를 두고 ‘똑똑한 배우’라고 했다. 과거에 <응답하라 1988>을 함께 한 배우 유재명은 “혜리는 열심히 공부하는 배우라서 예쁘다”고 칭찬하더라.

내가 순발력이나 재치가 있는 타입이 아니라는 걸 알기 때문에 많이 준비하려고 하는 편이다. 조정석 선배님이라면 번뜩이는 순간의 재치로 만들어낼 수 있는 부분이 있겠지만, 나는 정말 하나부터 열까지 다 연구하고 상의해야 조금이라도 잘해 보일까 말까다. 그래서 열심히 하는 것이다. 나도 재치 있는 선배님들이 되게 부럽다. 연륜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순발력은 타고나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 나는 창의력은 별로 없는 편이다. 그래서 아이디어가 넘치는 분들을 부러워하면서 늘 공부하는 스타일이다.

그렇다면 배우로서 혜리가 가진 힘은 무엇인 것 같나?

그 점에 대해서는 조정석 선배님이 답변해주시는 게 나을 것 같지만(웃음), 일단 친화력이 좋은 게 장점인 것 같다. 낯을 별로 안 가린다. 사람들과 빨리 친해지고 빨리 편해지는 스타일이라서 같이 연기하는 분들이 편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조정석이 입은 터틀넥 톱은 Ermenegildo Zegna, 반지, 시계, 뱅글은 모두 Calvin Klein Watches & Jewelry 제품.
혜리가 입은 드레스는 Maison Margiela by YOOX, 드롭 귀고리, 반지, 시계, 뱅글은 모두 Calvin Klein Watches & Jewelry 제품.

벨벳 뷔스티에, 팬츠는 모두 Theory, 재킷은 Jigott, 목걸이, 시계, 팔찌는 모두 Calvin Klein Watches & Jewelry 제품.

함께 연기하며 알게 된 배우 조정석은 어떤 사람인가?

진짜 매력적이다. 함께 드라마를 한다고 했을 때 주변에 있는 여자 친구들에게 “와, 진짜 부럽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나도 한번쯤 같이 연기해보고 싶다”는 동료 배우 분들도 많았다. 촬영에 들어가니 선배님이 일단 너무 자상하고 친절하셔서 더욱 감동했다. 내가 어떻게 연기를 하든지 ‘상관없어, 그 연기를 돋보일 수 있게 내가 만들어줄게’라는 마음이 기본적으로 느껴진다. 그래서 현장에서 너무 편하게, 그냥 하고 싶은 것들을 할 수 있다. 내가 준비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게 끌어주는 힘이 있는 분이다. 지금은 드라마가 잘되든 안 되든 상관없이 너무 좋은 선배님, 좋은 스태프 분들을 만난 것 같아서 벌써부터 그냥 기쁘다. 밤 새고 다시 촬영하러 가는 길에도 발걸음이 가볍다. 내 분량이 없는 날에도 그냥 현장에 나가서 구경할 정도다. 구경 반, 공부 반이라고 해야 하나? 보기만 해도 너무 좋더라. 대본을 봤을 때 이 정도의 상황은 이렇게 연기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조정석 선배님은 항상 깨준다. 그런 모습이 너무 멋있는 거 같다.

조정석과 혜리, 신선한 조합이었는데 함께 있는 모습을 보니 썩 잘 어울린다.

나도 실제 나이보다 어리게 여겨지는 편인데, 선배님도 워낙 동안이어서 투샷을 잡았을 때 별로 위화감이 없더라. 현장에서도 케미가 넘친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신기한 게 뭐냐면, 촬영할 때 조정석이라서 멋있다기보다는 차동탁이라서 멋있게 느껴지는 것이다. 선배님은 그 캐릭터를 멋있게 만드는 분인 것 같다. 그래서 진짜 송지안으로서 차동탁을 사랑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분이 든다.

만나보니 덕선이처럼 친근하고 밝은 모습이 있어서 계속 겹쳐놓고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실제로 덕선이랑 닮았나, 아님 다른가?

방송이나 인터뷰 때 외적으로 보여드리는 모습에는 덕선이가 많이 묻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집에 혼자 있을 때의 모습은 좀 다르다. 예민한 구석도 있고, 생각보다 꼼꼼하다.(웃음) 오늘 해야겠다고 정해놓은 일을 그날 마치지 못하면 마음이 불안할 정도로, 강박도 있는 편이다. 실제의 나는 착하고 해맑고 순수한 덕선이보다는 이번에 <투깝스>에서 연기하는 송지안에 더 가까운 것 같다. 내가 보기와 다르게 약간 까칠한 면이 있다. 직설적이다. 처음 보는 분들은 놀라기도 한다.

오늘 해야겠다고 적어놓은 일에는 뭐가 있었나?

사실 뭐 대단한 건 없다. 며칠 안 남은 상품권 쓰기, 이런 걸 적어놓는다.(웃음) 오늘은 아침에 일어나니까 가족들끼리 다 소풍을 갔더라. 단풍 구경을 간 것 같다. 그래서 혼자 이불 정리를 하고, 강아지가 방에 쉬를 하면 안 되어서 방문을 닫고 나왔다.

원 숄더 드레스는 Urbanoutfitters, 가죽 시계, 하트 모티프의 반지와 팔찌는 모두 Calvin Klein Watches & Jewelry 제품.

조정석이 입은 터틀넥 톱은 Lardini, 수트는 Kimseoryong, 첼시 부츠는 Bananafit 제품. 혜리가 입은 매니시한 재킷은 Kimseoryong, 팬츠는 Paul & Alice, 부츠는 Loeffler Randall by Raum, 터틀넥 톱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응답하라 1988>의 인기는 대단했다. <투깝스>에 대해서는 어떤 부담감과 기대감을 가지고 있나?

이 드라마가 꼭 잘되어야 한다거나 내가 여기에서 좀 더 올라가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면 부담감이 컸을 것이다. 나는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재미있는 걸 하고 싶다’는 기준 하나만 가지고 가기로 했다. 스스로 재미가 없는 건 하기가 싫다. 굳이 내가 돋보이지 않더라도 만들어가면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다. 처음에 <투깝스>의 감독님과 작가님을 만나 뵈었을 때, 작품 이야기 대신 내 이야기를 했다. “저는 이런 사람이고, 이래서 힘들었고, 나중에 뭐가 하고 싶고….”

그 대화에서 무슨 이야기를 했나?

그 당시에 한 생각이라 지금은 잘 기억이 나진 않지만, 정말 내 얘기를 많이 한 것 같다. 사실 하고 싶은 일들은 매 순간 계속 바뀐다. 지금은 여행도 가고 싶다. 예를 들면 아이슬란드! 조정석 선배님도 굉장히 추천해주시더라.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중요한 일이라 느낀다. 여행을 하고 나면 한층 성장하는 느낌이다.

올해의 최고의 순간과 최악의 순간은 언제였나?

매 순간이 최고가 될 수도 있고 최악이 될 수도 있는 것 같다. 지금이 최고이기도 하고, 최악이기도 하다. ‘밥도 못 먹고 몇 시간째 촬영 중’이라고 생각하면 최악이지만 ‘선배님과 함께해서 재밌었고, 사진도 잘 나왔고’라고 생각하면 최고인 거니까.

원래 성향은 낙관적인 편인가, 비관적인 편인가?

긍정적인 사람인 줄 알았는데 일을 하면서 냉정하고 예민한 부분도 가지게 된 것 같다. 가끔은 스스로가 낯설 정도로 확 바뀌기도 하고.

비관적인 기분이 들 때 스위치를 끄는 것처럼 모드를 바꾸는 방법이 있나?

나는 무조건 표현하고 표출해야 된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다 해야 된다. 말하지 않고 참는 방법을 아직 모르는 것 같다.

그게 혜리가 가진 매력인 것 같다.

만약 내가 예쁜 걸로 잘됐으면 너무 힘들었을 것 같다. 이걸 잃고 싶지 않고, 놓고 싶지 않고, 그런 생각에 휩싸여 있을 것 같다. 그런데 난 내가 예쁘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무언가를 뛰어나게 잘한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어찌 됐든 지금 이 순간의 내가 제일 좋다. 항상 지금의 내 모습이 제일 예쁘다고 생각한다. 내가 가진 장점이 있다면, 다른 사람의 시간을 잘 가게 한다는 것이다. 나로 인해서 불편한 사람이 없었음 좋겠다는 생각에 누구를 만나든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일상에서나 현장에서나 “얘 좀 이상한데 웃겨.” 이런 말을 종종 듣는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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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에디터
패션 에디터윤 혜영
사진Kim Dowon
헤어이 미영(조정석), 상화(혜리)
메이크업이 미영(조정석), 고 진아(혜리)
스타일리스트정 혜진, 안 미나(조정석), 박 선희, 박 후지(혜리)
어시스턴트김 민지(혜리)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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