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주년] 전지적 유병재 & 유규선 시점

연예인과 매니저라기보다는 40년 넘게 동고동락한 부부 같은 사이, 유병재와 유규선이 함께 보내고 있는 시간에 대하여.

유규선이 입은 카디건과 운동화는 Ordinary People, 셔츠는 Vivien Westwood, 팬츠는 H&M 제품. 유병재가 입은 재킷은 Sieg,팬츠는 Calvin Klein Jeans, 티셔츠는 Vuiel, 운동화는 Adidas Originals 제품.

유규선

‘유병재 매니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인기를 실감하나?
나는 매니저고, 연예인 뒤에 있는 사람이다. 내가 특징 있는 사람도 아닌데, 요즘엔 길 가던 사람들이 간혹 알아보는 걸 보면 방송의 힘이 세긴 한 것 같다. 

유병재보다 팬 관리에 능숙한 것 같기도 하다. 당신에게 팬이란?
나한테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니까 신기하고 감사하다. 나 역시 누군가의 팬이기 때문에, 나에게는 작은 액션이 상대방에게는 기분 좋은 이벤트일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종종 다이렉트 메시지에 답을 하거나 인스타그램 라이브로 대화하기도 한다. 그런데 알고 보면 병재도 팬들에게 엄청 다정하다. 

유병재 몰래 방에서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하는 모습이 방송에 포착되기도 했는데, 딱 하루의 자유를 누릴 수 있다면 뭘 할 건가?
사실 같이 있어서 못하는 건 없다. 오히려 떨어져 있으면 말 잘 통하는 사람이 없어서 적적한 쪽이다. 고양이가 보고 싶어서 집에 들어가는 것처럼, 오랜 시간 동안 밖에 있다 보면 ‘병재가 심심하지 않을까?’ ‘이제 들어가야 되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든다. 10년이나 함께 살다 보니까 어떤 책임감을 공유하게 된 것 같다. 

유병재가 유일하게 낯 안 가리는 사람이 될 수 있었던 비결은 뭔가?
병재와 내가 잘 맞는 이유는 좋아하는 것보다 싫어하는 게 비슷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처음 만난 곳이 군대인데, 모르는 사람들이 한데 모여 있는 집단 안에서 ‘이 사람은 좋아’ ‘저 사람은 싫어’ 이런 게 비슷했다. 싫어하는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았지만.(웃음) 그런 사람들을 피해서 같이 있다 보니 붙어 지내게 된 것 같다. 우리 기준에서 봤을 때 악당이 비슷하다고 해야 하나? 

앞으로 두 사람이 어떤 일들을 함께 할지 궁금하다.
큰 그림을 그려놓기보다는 그때 그때 재밌는 걸 하려고 한다. 함께 유튜브 방송을 만들거나 스탠드업 코미디 무대에 일부 참여할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뒤에서 병재가 하는 일을 돕는 역할이 나와 가장 잘 맞는다. 지금 이 순간도 잔소리할 것이 너무 많다. 


유병재

매니저와 속옷까지 공유하는 사이라고 들었다.
누가 먼저 시작 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일단 스타트를 끊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니다. 속옷뿐 아니라 양말도, 평상시에 입는 옷들도 공유한다. 똑같은 옷을 돌려 입어서 오해할 수도 있지만, 커플 아이템이 있는 정도는 아니다. 

<전지적 참견 시점>을 보니 예상보다 훨씬 내향적인 성격이더라. 어떤 사람이 유병재의 친구가 될 수 있나?
평상시에 나는 예의를 지키려고 되게 노력하는 편이다. 상대방의 눈치를 많이 보는데, 이 형이 자꾸 선을 넘어와서 이 사람에게는 내가 예의를 갖추지 않는 것이 오히려 예의겠구나 싶었다. 그게 이 형에게만 스스럼없이 대할 수 있었던 이유다. 근데 알고 보면 그도 세심하고 예민한 면이 있어서, 그런 부분이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 

혼자가 아닌 함께 있을 때의 시너지가 있나?
그게 잘 모르겠더라. 머리가 굵어지고 나서는 거의 평생을 형하고만 살아서 서로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잘 판단이 안 선다. 연인들처럼 짜릿한 한 순간이 있었다기보다는 시나브로 서로의 삶에 녹아 든 것 같다. 형하고 있을 때만 말이 많아지는 건 맞다. 하루 종일 붙어 있든 떨어져 있든 일과가 끝나고 집에 돌아와서 보내는 시간이 우리 아버지와 어머니의 생활과 닮아 있더라. 반주 한잔 하면서 오늘은 밖에서 어떤 일이 있었노라, 이야기를 하는 모습이. 

두 사람만 알아들을 수 있는 농담은 이를테면 어떤 것인가?
어린 시절 20년 동안 충청도에서 살아서 내 코미디 자체와 일상에서의 화법, 삶을 대하는 태도에 충청도 색이 있다. 직설적으로 이야기하기보다는 조금 에둘러서 표현을 하고, 그게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나름의 철학이 있어서. 이 형의 경우 나보다는 충청도 색이 옅지만, 같이 오랜 시간을 지내다 보니 둘 사이에 고착화되어 있는 농담이 굉장히 여러 종류가 있다. 기본적으로 자조적인 농담을 많이 한다. 우린 못난이들이다, 라고 스스로를 비웃는 이야기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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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사진 Choi Yongbin
헤어 정재현
메이크업 김모란
스타일리스트 서주희
출처
53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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