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주년] 지금 가장 빛나는 크리에이터

행복을 좇는 사람들은 언제나 아름답다. 두려움 없이 건강한 마음과 솔직하게 삶을 대하는 태도가 그들을 빛나게 하기 때문이다.

Over the Rainbow

지난해 유튜브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박막례 할머니와 손녀 김유라는 이제 글로벌 ‘크리에이터’가 됐다. 할머니가 71세에 찾은 새로운 삶은 성공도 원대한 꿈도 아닌 소소한 행복을 찾는 데서 시작됐다. 손녀가 찍은 호주 여행 동영상이 호응을 얻으며 이들의 일상다반사는 자연스레 구독하고 싶은 ‘핫한’ 콘텐츠가 됐다. 평범하지만 창의적이고, 투박하지만 순수한 매력을 뽐내는 영상 속 할머니는 일생 해본 적 없는 일을 시도하는 데 거침이 없다. 조금 두렵더라도 재미있을 것 같다면 일단 저지르고 보는 스타일. 한 걸음 나가는 데도 수만 가지 고민을 하며 주저하는 젊은 유튜브 구독자들은 할머니의 과감하고 시원시원한 자신감에 ‘꽂혔’다. 단순히 개성 있는 화장법이나 중독성 있는 욕쟁이 할머니라서 아니라 그녀가 삶을 대하는 태도가 우리의 마음을 움직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뒤에는 든든한 지원군이자 파트너인 손녀 김유라가 있다. 방송학을 전공한 그는 할머니의 치매 예방을 위해 여행 영상을 찍어 올린 것을 시작으로 기획, 촬영, 편집을 도맡아하는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됐다. 45만 명이 구독하는 파워 유튜버가 된 그녀에게 각종 유혹과 제안이 많이 왔을 것임에도 박막례 할머니 채널을 운영하는 확고한 원칙은 ‘할머니가 즐거운 것’이다. 그런 손녀의 진심은 구독자를 웃고 울리며 감동을 전한다. 

박막례 할머니가 입은 플라워 패턴의 리본 장식 드레스는 Lang&Lu, 레이어드한 비대칭 헴라인의 드레스는 More than Dope, 스트라이프 패턴의 스틸레토 힐은 Fiera, 주얼리는 본인 소장품. 김유라가 입은 더블 브레스트 새틴 수트는 Sec by Rigoon, 스틸레토 힐은 Rachel Cox 제품.

얼마 전엔 장관상도 받으셨어요. 스타가 된 게 실감 나세요?
막례: 살다 보니 이런 일도 있구나 싶어요. 날 좋아해주는 팬들에게 정말 늘 감사해요. 그 사람들을 위해서 내가 한 마디라도 더 웃긴 말을 해야 할 것 같고. 대본대로 하라고 하면 안 나와요. 카메라 들이대면 나도 모르게 술술 나오는 거지. 

오늘 의상도 잘 소화해주셨는데, 사실 입고 오신 의상과 헤어, 메이크업도 완벽했어요. 그 센스는 타고난 건가요?
막례: 젊었을 때부터 옷 사는 거, 살림(그릇) 사는 거가 취미였지요. 이번에 도로 낸다고 집이 뜯겨서 이사하는데 살림이 얼마나 많은지. 옷을 시골로 여덟 박스나 보냈는데도 주체를 못했어요. 난 기분 나쁜 건 몸에 안 담아둬요. 나가서 그런 걸 사면서 그때그때 잊어버리는 거지. 색도 곱고 밝고 그런 것이 좋더라고요. 기분도 좋아지잖아. 낙천적이지. 

낙천적인 성격. 그게 할머니의 뷰티 노하우 같아요. 화려한 컬러와 패턴, 볼드한 주얼리를 적절히 믹스 매치하는 비법도 있으세요?
막례: 있지. 내가 뭐 이렇게 입고 달고 가면 그러는 사람들 있어. “나잇값을 해야지.” 근데 내 인생 내가 사는데 나잇값이 뭐 있어?
유라: 할머니는 죽으면 이거 다 못 갖고 가니까 걸칠 수 있을 때 걸쳐야 한다는 거예요. 예전에 금이 너무 소중하니까 할머니가 그걸 안 끼고 가방에 다 넣고 다니셨는데 가방째 도둑맞은 적이 있어요. 그 이후로 무조건 다 몸에 걸치는 거죠.(웃음)
막례: (장신구가) 있어도 안 하는 친구들은 닳으니까 안 한대요. 그래서 내가 15년간 하고 다닌 이 금가락지를 금방에 가서 달아보니 3000원어치 닳았더라고. “너 위해서 한 금반지잖아. 자식들 주려고 했냐. 나는 그런 짓거리 안 한다”고 했죠. 

가족이자 동업자인 셈인데, 일을 할 때 둘만의 불문율이 있나요?
막례: 클 때부터 할머니가 하지 말라는 짓은 안 했으니까. 유라가 착해서 내가 찍지 말라고 하면 할머니 왜 안 찍냐고 안 허지.
유라: 모든 건 할머니 위주로 하기 때문에, 할머니가 즐거운 게 제일 우선이에요. 그게 이 채널의 존재 이유고요. 일을 하면서 우리만의 규율이 있다면 할머니와 어울리지 않는 광고 같은 걸 무리해서 하지 않는 거예요. 다양한 방송 출연 제의가 와도 하지 않는 건 채널 색이 바뀌는 걸 지양하려고 하기 때문이죠. 유튜브는 저희를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구독을 하고 봐주시는 거지만, 방송 출연을 하면 할머니를 보고 싶지 않은 분들에게도 노출이 될 거고 할머니가 상처 받을 일이 생길 수도 있을 거잖아요. 그래도 뉴스 출연은 제의가 들어오면 해요. 할머니 친구분들도 보시니까요.

서로에게 배운 패션 꿀팁이 있나요?
유라: 저는 나이가 70이 넘으면 다들 뽀글머리를 하고 있을 줄 알았어요. 근데 우리 할머니는 그렇게 안 자르시더라고요. 평범하게 뽀글머리 하고 비슷하게 늙어가지 않는 사람이 너무 가까이 있다는 걸 유튜브 하면서 카메라 프레임 속의 할머니를 보고 깨달은 거죠. 할머니는 본인 스타일을 너무 잘 알아요. 화려한 패턴도 잘 소화하고요. 근데 그런 걸 입었을 때 자신감이 없으면 내 옷이 아닌 게 티가 나잖아요. ‘과하지 않나?’ 하면서 다른 시선을 신경 쓸 수도 있는데 할머니는 ‘내 거 내가 하는데 뭐.’ 그런 자세를 닮고 싶어요.
막례: 나도 손녀에게 배운 게 많아요. 나는 죽을 때까지 입을 걸 보고 옷을 사서 쌓아놓는데 유라는 딱 1년 입을 것만 사더라고.(웃음) 

함께라서 가능했던 일은 무엇이었나요?
막례: 나 혼자는 생각도 못하는 것을 유라 때문에 유튜브도 알게 되고, 인스타도 알게 되고. 모든 게 다 새롭지. 할머니 치매 예방하겠다고 저 직장 다니던 것도 그만두고. 어떤 날은 잠이 안 오고 어떻게 하면 유라한테 도움이 될까 이런 생각도 했었어요.
유라: 일반 편집자가 할머니를 촬영하고 편집했다면 이렇게 되지 못했을 것 같아요. 친손녀가 할머니를 찍었고 진심을 보여준 점이 저희 채널이 사랑받은 이유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해보고 싶은 버킷 리스트가 있다면?
막례: 저 멀리 더 많이 여행 다니고 싶지. 다음 달에는 스위스 가요. 유라랑 나만 다니니까 민망한지 이번엔 지 아빠랑 작은아빠랑 같이 가자고 하더라고. 공부는 지금 와서 학교를 다니기는 어려울 것 같고.
유라: 다닐 수 있어, 할머니. 막례: 꿈이 그거여. 나 못 배운 거. 구글 가서도 영어를 하나도 못 알아들으니까 너무 답답하더라고요. 젊어서부터 나는 죽고 다시 태어난다면 꼭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평상시 사람들한테 악하게 안 하는 거야. 다시 사람이 되어서 태어나면 공부도 많이 하고 더 많이 배우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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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에디터
이다영(프리랜스 에디터) 
사진 Choi Yongbin
헤어 오종오
메이크업 권호숙
스타일리스트 박정아
기타 플라워/ 하수민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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