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관능적인 수트

남자보다 더 ‘수트빨’ 좋은 여자들. 그녀들이 진짜 섹시한 이유.

미국의 코미디언이자 쇼 호스트인 엘런 드제너러스는 팬츠 수트로 구성된 자신의 여성복 컬렉션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아마 카다시안은 옷을 입지 않을 겁니다. 레즈비언들이나 팬츠 수트를 입는다는 농담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완벽한 팬츠 수트라면, 모든 여자의 옷장에 벌쯤 있어야만 하지 않을까요?” 킴 카다시안 같은 누군가를 위해 이토록 ‘수트빨’ 끝내주는 여자들을 소개한다. 아마 엘런 드제너러스의 말처럼, 당장 섹시한 팬츠 수트 한 벌이 사고 싶어질 것이다.

김서형

“악녀 (김)옥빈이를 이기기 위해서는 뭐든 해야 할 것 같아 의상에 신경을 썼어요!(웃음) 언제 또 칸을 올 수 있겠어요. 스스로 무언가를 얻어가고 싶었습니다.” 그녀의 예감은 적중했다. 2017 칸 국제영화제에 푸른 수트와 흰색 뷔스티에 차림으로 등장, 실제 김옥빈보다 더한 주목을 받았다.

영화 ‘악녀’에서도 핀스트라이프 수트 차림으로 등장!

주머니에 삐딱하게 찔러 넣은 팔, 반 삭발 헤어스타일, 치명적인 시선 등이 더해져 코스튬 뉘앙스를 풍겼지만, 누구보다 신선하고 도전적이었던 것만은 사실. 무엇보다 완벽한 복근이 그녀의 모험을 성공적으로 완성시켰다.

김혜수

2015년 청룡영화상 사회를 보는 도중 김혜수는 이렇게 말했다. 청룡영화상은 정말 상을 잘 주죠?” 대종상 영화제가 편향심사 논란에 휩싸였던 바로 그 시기에 던진 부드러운 일침. 그건 조롱도, 비난도 아니었지만 참으로 정곡을 찌르는 말이었다.

그로부터 1년 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시국이 어지럽던 그때, 김혜수는 화려한 드레스가 아닌 완벽한 수트 차림으로 청룡영화상 레드카펫을 밟았다. 프릴 셔츠와 턱시도 재킷, 벨-보텀 팬츠, 블랙 클러치와 말간 누드 메이크업 그리고 누구보다 우아하고 여유로운 애티튜드를 갖춘 채 말이다. 그런 김혜수 앞에서 ‘모두를 실망시킨 노출 없는 패션’ 같은 기사 헤드라인은 그저 우스울 뿐이었다.

박지영

지난 2016년 12월, 박지영은 <바자>와 ‘진정한 섹시함은 본래 성을 거스르는 것에서 온다’는 컨셉트의 화보를 진행했다. 스모키 화장을 걷어낸 채 남자 코트를 어깨에 툭 걸치거나 풀어헤친 수트 차림을 한 그녀는 그 어느 때보다도 관능적이었다.

섹시하다는 성별을 포함해 어떤 경계를 넘어서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열려 있는 태도, 그래서 좋은 건 좋다고 말할 줄 아는 것, 고압적이거나 어렵지 않은 산뜻한 뉘앙스 말이에요. 나 역시 그런 사람이고 싶습니다.”

에반 레이첼 우드

HBO의 미드 <웨스트월드>에서 매혹적이고 신비로운 AI ‘돌로레스’를 연기한 에반 레이첼 우드. 그녀는 수트를 제대로 즐길 줄 아는 배우다. 시상식마다 드레스보단 수트를 즐기고 다양한 (그리고 완벽한) 팬츠와 슈즈를 적절히 매치하는 것은 물론 장난스럽거나 우아하게, 수트의 분위기에 맞는 애티튜드를 장착한다.

그리고 그녀의 셔츠 안쪽, 날개뼈 부분에는 애드가 앨런 포우 시 ‘꿈 속의 꿈’ 한 구절이 새겨져 있다. “우리가 보는 것 믿는 것은 모두 꿈속의 꿈일 뿐이니까요.”

틸다 스윈튼

명실상부 수트 세계 1등. 데이비드 보위를 오마주하는 글램 뉘앙스의 수트부터 때론 전위적이고 클래식한 스타일까지, 틸다 스윈튼은 무엇을 입어도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낸다. “나는 종종 ‘Sir’라는 호칭을 듣는다. 키가 180cm쯤 되고 립스틱을 거의 바르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일인 것 같다.” 이처럼 성별이 명확하지 않은 외모, 귀족적인 마스크(실제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오래된 가문 중 하나인 스윈튼 가의 일원), 뚜렷한 사회 의식(대학 시절엔 영국 공산당에 가입, 이후엔 스코틀랜드 사회당에 들어갔다), 파격적 행보(무대에서 누드 연기를 펼치거나 실제로 남자 캐릭터를 연기하기도!) 등 정말이지 그녀는 유일무이한 존재다.

하지만 틸다 스윈튼이 털어놓은 스타일링 팁은 의외로 간단하다. 가장 먼저 마스카라부터 지울 것. 그리고 본능에 따라 입을 것. 그녀가 직접 쓴 시에 따르면 “이 세상에 당신은 한 명밖에 없다. 오직 하나.” 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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