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넷플릭스

조앤 디디온의 초상

몇 해 전 웬만한 디자이너 브랜드에서 약속이라도 한 듯 일제히 할머니를 모델로 기용한 적이 있다. 생 로랑처럼 조니 미첼 같은 셀러브리티를 쓰거나, 아니면 인터넷을 통해 유명해진 멋쟁이 노인을 하이패션의 얼굴로 삼은 것. 이때 셀린은 당시 80세였던 조앤 디디온을 택했다. 조앤은 미국을 대표하는 에세이스트 중 한 명으로 문학적 저널리즘의 대가다. 오랫동안 피처 에디터로 일했던 <보그> <뉴요커> 등의 잡지에서 탁월한 문장과 세상에 대한 선명한 시선을 전달해왔다. 그녀의 조카이자 영화감독인 그리핀 던의 연출로 그녀의 인생 전체를 훑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니 꼭 한 번 확인하시길.


기묘한 이야기 2

넷플릭스 인기 시리즈 <기묘한 이야기>가 돌아온다. (시즌 2가 아니라 그냥 2란다.) 인물의 감정보다는 사건 위주로 컷과 신을 스피디하게 붙이며, 매 에피소드마다 반전을 거듭하니, 시청자의 심장을 능수능란하게 주물럭거린다. 1980년대 미국의 찬란한 대중문화가 뛰어놀 수 있는 세계관을 제공하고, 스티븐 스필버그나 스티븐 킹 등의 인장을 곳곳에 귀엽게 심어놓았다. 하지만 시청자의 추억을 단순히 이용하려 하기보다는, 그동안 미국에서 만들어진 환상-공포-모험 장르를 집대성하고자 하는 야심마저 엿보인다. 핼로윈(10월 31일)에 공개한다고.


제럴드의 게임

얼마 전 개봉한 <그것> 이후로 스티븐 킹 월드를 좀 더 깊게 탐험하고 싶은 충동이 생겼다면, <제럴드의 게임>을 추천한다. 현재 왕성하게 활동하는 호러 감독 마이크 플래너건은 스티븐 킹이라는 거장의 원작을 매우 효과적으로 영상에 옮겼다. 현실과 환상을 오가며 현란하게 제시되는 인물의 감정, 맺고 끊음이 확실한 영상의 리듬 덕택에 시종일관 극도의 몰입감을 유지할 수 있다. 물론, 주인공 제시 역의 칼라 구기노의 탄탄한 연기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성취다. 지금껏 나온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장편영화 가운데 수작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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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김 유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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