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적인 패션 아이콘

패션 인사이더들이 꼽은 옷 잘 입는 사람 다섯.

김민희

김민희는 언제나 예뻤다. 드라마 ‘학교2’의 일진 고등학생을 연기했을 때나 숙희 입에서 “염병!” 소리가 나올 만큼 예뻤던 ‘아가씨’였을 때나 연기력과는 관계 없이 김민희는 항상 특별했다. 몽환적인 외모, 유난 떠는 법 없이 초연한 애티튜드, 느릿느릿하고 약간은 폐쇄적인 말투까지, 김민희에겐 남다른 공기가 있다.

특히 김민희는 연애할 때 가장 예쁘다. 남자친구와 스타일링을 맞춰 스터드가 잔뜩 달린 발맹 재킷을 입든, 회색 코트에 검은 머플러를 두른 단정한 스타일이든, 블랙 드레스에 남자 재킷을 어깨에 걸친 모습이든, 항상 자기에게 어울리는 방식으로 소화해낸다. 애티튜드처럼 스타일링도 과한 법이 없다. 윤여정이 털어놓은 스타일링 팁 중 하나가 “김민희가 사는 옷을 따라 산다”는 것일 정도로 탁월한 감각을 은근히 드러낸다. 부럽다. 예쁜 것. -서지은(미스치프 디자이너)

김성재

김성재는 유일무이한 존재다. 1990년대 대표적인 패션 아이콘이었던 그는 시대를 통틀어 가장 닮고 싶은 사람이지만 결코 따라 할 수 없는 사람이다. 독보적인 아우라, 그러니까 태생적인 멋을 지닌 아이콘이란 얘기다.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촌스럽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패션과 얼굴 생김새 모두 지금 한창 활동하는 셀럽 누구보다도 훨씬 느낌이 좋다. 아, 그가 살아있었더라면…. -전진오(스타일리스트)

김석원

에디터 출신 비주얼 디렉터 & 스타일리스트 김석원은 언제나 우아한 옷차림을 고수한다. 하지만 파리지엔이라는 과거 때문인지, 그녀의 스타일엔 도발의 기운이 슬쩍 감돈다. 미끈한 테일러드 팬츠에 발칙한 푸시아 컬러 샌들을 매치한다든지, 단정한 단발머리에 샛빨간 립스틱을 바른다든지 하는 식이다. 하지만 언제나 정도를 넘는 법이 없다.

그녀의 반전매력은 일을 향한 애티튜드에서도 드러난다. 마치 종가집 며느리 같은 기개와 대범함으로 온갖 상황을 헤쳐나가는 것. 우아한 옷차림의 그녀가 만일 청담동 며느리처럼 일을 했다면 얼마나 지루했을까? –이선영(문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봉태규

나름의 스타일링 철학이 있다면 편한 게 우선이라는 거다.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완벽하게 갖춰 입은 패션은 목까지 꽉 채운 단추처럼 갑갑하기 그지 없다. 그런 점에서 봉태규는 숨통이 탁 트이는 멋이 있다.

놈코어를 베이스로 하지만 지나치게 풀어진 모습은 아니고, 자연스러워서 더욱 스타일리시한 느낌. 또한 부부가 잘 어울리게 스타일링 하는 것 같아 더욱 보기 좋다. -최문혁(포토그래퍼)

안동선

7년이 넘는 시간을 밀착형 관계로 보낸 ‘바자’ 피처 디렉터 선배. 어시스턴트와 사수로, 에디터와 디렉터로 동거동락 하다 보니 패션은 물론이고 입맛, 남자, 노래 취향까지 속속 알고 있는 사이가 됐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쇼핑의 희열을 나누는 파트너로서, 스타일링에 있어 나를 가장 자극시키는 존재 역시 선배다.

글래머이기 때문? 아니면 이런 걸 ‘색기’라고 하는 건가? 몸의 실루엣이 드러나거나 등이 훅 파여 있고 가슴 앞섶에 노출이 있는 옷을 입을 때는 말할 것도 없고 데님에 컨버스, 프로방스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스커트와 스니커즈, 하체의 자유를 허하는 펑퍼짐한 ‘마감룩’을 입을 때조차도 이상하게 야하다. 어떤 상황이고 스타일링이건 크게 개의치 않고 툭툭, 무심한 애티튜드(그래서 옷에 자꾸 뭐가 묻고 찢어진다…)가 더해져서 더욱 더. 오늘도 선배를 보며 이런 생각을 한다. 아, 굴곡은 타고난 것이니 어쩔 수 없겠구나. 그런데 저 옷은 또 언제 산 거지? -권민지(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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