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이 된 스타일링

디자이너들의 재기 발랄한 스타일링과 레이어링 방식은 런웨이를 보는 즐거움 중 하나다. 그래서일까? 이 모든 걸 담아낸 완벽한 ‘한 벌’이 자꾸 눈에 띈다.

 

얼마 전 편집숍에 걸려 있던 드리스 반 노튼의 진주를 꿰어 만든 그물 옷을 보고 내 머리를 스친 건 ‘대체 어떤 옷이랑 입어야 할까?’란 궁금증이었다. 물론 그 옷이 내 옷장에 걸려 있다면 마냥 흐뭇하겠지만, 이 난해한 것을 출근길에 입자니 고민부터 앞설 것 같다. 대체 어떤 것과 매치할 것인가? 네크라인이나 헴라인은 절묘하게 맞아떨어져야 하고, 그물 사이로 옷들이 불쑥불쑥 삐져 나와도, 그렇다고 너무 피트되어 따로 놀아도 안되니 딱 적당한 볼륨감과 실루엣을 지녀야 할 터. 즉, 찰떡궁합을 이루는 매칭아이템이 반드시 필요하단 얘기다. 매 시즌 기발한 스타일링과 레이어링 방식으로 가득한 런웨이 덕분에 ‘다채롭게 응용 가능한’이란 말을 앞세운 레이어링 아이템 역시 자연스레 쏟아져 나오지만 생각보다 손이 가지 않는 경우가 많다. 매칭하기 까다롭거나 장식적인 아이템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알다시피 스타일의 퀄리티는 한 끗 차이로 좌지우지되며 어쭙잖은 ‘겹쳐 입기’는 스타일을 망치기 십상이니. 그래서일까 디자이너들은 아예 반드시 ‘이렇게만 입을 것’ 식으로 스타일링을 애초에 디자인과 결합시킨 아이템으로 제안하기 시작했다. 즉 이미 환상의 짝꿍을 이룬 완벽한 ‘한 벌’ 아이템들을 선보인 것!

한마디로 이번 시즌 지방시가 제안한 재킷 위에 재킷 입는 스타일링 방식을 따라 하기보다는 완벽히 계산되어 만들어진 ‘재킷+재킷’ 한 벌을 사는 게 훨씬 쉽다는 얘기다. 단순히 잘 만들어진 옷이 아닌 스타일링이나 레이어링을 응용한 완벽한 한 벌은 쉽고 간편하지만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다. 컬러, 실루엣, 비율 심지어 재킷 소매 밑으로 삐죽 나온 이너까지 이미 디자이너의 철저한 계산과 감각 속에 탄생한 디자인이기 때문. 미니멀한 원피스에 그래픽 패턴 터틀넥을 이어 붙여 감각적인 조합을 선보인 로에베나 2016 프리폴 컬렉션 속 이너와 재킷과 스커트를 하나로 조합한 샤넬의 수트 원피스처럼 말이다.

또한 매 시즌 트렌드에 발맞춰 바로크 무드 목걸이나 주먹만 한 펜던트가 달린 초커 등 과감한 액세서리를 구입한 적이 있다면 100% 공감하겠지만, 주얼리 하나를 사는 게 훨씬 효율적이고 실용적이지 싶어도 매칭하기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기 때문에 자주 활용할 수가 없다. 차라리 그럴 땐 구찌나 캘빈 클라인 쇼에서 발견할 수 있는 목걸이 결합형 원피스 한 벌이 더욱 진가를 발휘한다. 다소 어려울 수 있는 구찌표 맥시멀리즘 트렌드에 발맞추기도 훨씬 쉽다.

많은 이들에게 ‘완벽한 한 벌 vs. 다양성을 지닌 레이어링’이란 질문을 던진다면 활용성에 이끌려 후자를 택하는 이들이 많을 테지만 사실상 레이어링 아이템에 필요한 건 델마와 루이스처럼 완벽한 단짝친구다. 그러니 매치할 완벽한 아이템이 없다면 이 또한 무용지물인 셈이다. 물론 감각적인 스타일은 끊임없는 노력과 도전정신으로 완성되지만 그 전에 누구나 ‘간편하게 옷 잘 입기’를 꿈꾸지 않는가? 때때로 스타일링하기 귀찮거나 혹은 자신이 없다면 골치 아프게 옷장을 서성이지 말고 차라리 디자이너의 ‘강요’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도 현명한 방법 중 하나란 얘기다. 디자이너들이 제안하는 한 벌의 완벽함은 쉽고 간편하다. 그리고 중요한 건 매력적이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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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사진 Jimmy House
출처
114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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