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카르도 티시 VS 에디 슬리먼

든든한 팬덤을 가진 리카르도 티시와 에디 슬리먼이 몇 년간의 공백을 깨고 돌아왔다. 많은 이들의 기대와 우려 속에 치러진 ‘티시의 버버리’와 ‘에디의 셀린’. 그 첫 컬렉션에 대한 사적인 리뷰.

Riccardo  Tisci

클래식부터 펑크, 고딕 무드의 로맨티시즘까지. ‘지방시스러움’을 간직한 채 브랜드의 아카이브를 계승한 리카르도 티시의 버버리. 대체적으로 첫인상은 만족스럽다. 새롭게 바뀐 로고는 세일즈적인 측면에서도 여러 세대에게 어필할 수 있을 듯.
계한희(KYE 디자이너)

진지하고 어른스러운 버버리의 안전한 시작. 버버리의 코드를 잘 연주했다.
바네사 프리드먼(<뉴욕 타임스> 패션 디렉터)

무려 135개의 룩! 단연 최고의 컴백 쇼를 보여주겠단 그의 노력과 의지가 돋보이는 쇼다. 엄청나게 창의적이거나 파격적이지는 않았지만. 이탈리아 디자이너다운 글래머러스하고 페미닌한 요소를 보면서 티시도 우아한 여성상을 커머셜하게 풀어낼 수 있는 디자이너구나 생각했다. 다만 그의 아이덴티티는 무엇일까 계속 생각했지만 그 답을 찾지 못했다. 아직은 좀 더 지켜보고 싶다.
서꽃님(Michele Montagne INT PR)

하우스의 상징인 버버리 체크 무늬에 대한 리카르도 티시의 해석이 무척 훌륭하다. 플리츠 스커트부터 트렌치코트, 스트리트 웨어까지 모든 여성들을(엄마부터 딸까지) 위한 아이템이 고루 녹아 있는 점도 반갑다. 개인적인 취향은 스트라이프 블라우스와 체인 링크를 단 트렌치코트.
엘리자베스 폰더 고츠(네타포르테 바잉 디렉터)

소통과 화합, 전통과 새로움, 그리고 가장 안정적인 랜딩. 내가 사랑하는 리카르도 티시의 고딕, 어둠, 퇴폐미는 다소 아쉽지만 그의 버버리는 영민하고 새롭다.
이상권(분더샵 바이어)

쇼 전, 리카르도 티시와 피터 사빌이 디자인한 버버리의 새로운 모노그램이 전 세계를 도배했다. 전 세계 플래그십부터 뉴욕 선셋 비치의 파라솔, 런던의 이층 버스, 심지어 풍선 인형까지! 정작 쇼보다는 기존의 틀을 깬 새로운 브랜딩 방식이 더 신선했다는 게 문제랄까?
이승준(디자이너)

티시는 영국 대표 브랜드에 자신의 주관을 불어넣으며 새로운 버버리의 시대를 열었다. 그의 장기인 스포티즘, 고딕, 시크, 로맨티시즘이 버버리의 헤리티지에 조화롭게 녹아났고 각각의 요소가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재해석된 트렌치코트 군단만으로도 버버리가 티시와 함께 성공적인 도약을 하고 있다는 확신이 든다.
유경민(프리랜서 홍보 마케팅)

리카르도 티시는 버버리에서의 첫 쇼를 리파인드(Refined), 릴랙스드(Relaxed), 이브닝 웨어(Eveningwear) 세 가지 테마로 나눠 준비했다. 마치 자신의 컴백을 축하하기 위한 3단 케이크처럼. 쇼가 끝난 뒤 버버리(정확히 말해 티시)의 팬을 자처하는 세계적인 디바들의 ‘티시표 버버리’ 입기 행렬은 쿨하고 또 장엄하게 소셜네트워크를 장악했다. 유통이 곧 콘텐츠를 만드는 시대, 디지털 파워를 지닌 버버리와 티시가 만났으니. 바로 인스타그램을 통해 옷도 살 수 있게 했음은 당연한 처사다. 가장 먼저 품절된 것은? 역시나 ‘TB’ 로고가 담긴 남성용 블랙 후드 티셔츠. 나도 샀다.
이현범(<데이즈드> 편집장)


Hedi  Slimane

에디는 디올 옴므를 떠나면서 자신의 홈페이지에 그 이유를 기고했다. 그중 LVMH에서 자신의 시그너처 레이블을 만들라는 것을 거절했다는 사실이 떠오른다. 나는 에디의 첫 번째 생로랑과 셀린 쇼를 직접 목도했다. 생 로랑의 쇼장이 시끄러웠다면, 지금은 소셜네트워크가 시끄럽다. 쇼장은 생 로랑 때에 비해 기대 이상 큰 박수가 나왔다(고 본다). LVMH와 케어링 그룹을 이토록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는 자가 또 있을까? 자신의 정체성을 고고히 지키면서. 대기업이 사람을 삼키지 않으려면, 확고한 수익을 보장하는 브랜드가 되면 된다. 열광하든 반대하든 팬이 존재하는 한 살아 있는 전설이 된다. 그런 면에서 통쾌하다. 행여 그의 옷이 똑같다고 생각하는가? 어느덧 지천명이 된 그의 옷과 로큰롤 정신의 변화에 관한 이야기는 차고 넘친다.
이현범(<데이즈드> 편집장)

에디는 에디를 만들고(디올에서), 에디를 만들고(생 로랑에서), 에디를 만들고(셀린에서), 에디를 만들고
줄리 저보(<더 패션 로> 편집장)

Mamma Mia(맙소사)!
바네사 프리드먼(<뉴욕 타임스> 패션 디렉터)

우리는 홀연히 떠난 피비 파일로를 그리워하며 6개월의 시간을 보냈다. 그녀가 보여준 셀린 우먼은 우아했고, 세련됐으며 또 강인했으니. 그 누가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리고 기대와 우려 속에 등장한 에디표 셀린, 96개의 착장은 모두 “나만의 길을 가련다. 내가 바로 에디 슬리먼이다!”라고 소리치고 있는 듯했다. 쇼가 끝난 뒤 쏟아진 혹평에도 그의 독단을 막긴 어렵지 않을까? 이상권(분더샵 바이어)

피비가 몰고 다닌 셀린의 거대 팬 군단은 이 급진적인 변화를 받아들이긴 어려울 듯. 나 역시 마찬가지. 그리고 이번 시즌 셀린과 생 로랑의 수많은 교집합을 목격했다. 저는 그냥 앤서니 바카렐로의 생 로랑 살래요.계한희(디자이너)

역시 에디 슬리먼이다. 그가 한 매체와 가진 인터뷰에서 밝힌 것처럼 셀린은 하우스의 시그너처가 다소 약했다. 그렇기에 브랜딩에 관해 화려한 이력을 가지고 있는 에디가 과감한 시도를 할 거란 건 어느 정도 예상되었던 일. 에디에게 큰 영감을 주는 ‘젊음’과 ‘음악’을 풀어낸 1980년대 펑키한 글램 룩으로 무장한 뉴 셀린의 등장은 무척 반갑다. 그의 옷은 젊음이 영원할 것만 같은 판타지를 심어준다. 그러니 그의 디자인과 철학에 열광할 수밖에. 늘 파격적인 행보로 패션계를 들썩이게 하는 그가 또 다시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오리라 확신한다. 유경민(프리랜서 홍보 마케팅) 

이바나 오마직에서 피비 파일로 그리고 에디 슬리먼까지. 셀린은 디자이너의 교체와 함께 큰 변화를 겪어왔다. 그리고 에디 성격상 피비가 일으켰던 센세이션을 굳이 따라가지 않았을 거라 이미 예상했다. 그리고 그럴 필요도 없고. 문제는 ‘너무 생 로랑 오마주’라 실망스러웠다는 것. 뭐 인스타그램에 업로드 된 에디가 찍은 흑백 캠페인 이미지들은 예쁘더라. 이승준(디자이너)   에디터/ 윤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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