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혹적인 레드

이번 시즌 런웨이를 가득 메운 레드 컬러는 심플함 속에서도 강렬한 매혹을 더한다.

경고, 금기, 공휴일, 미성년자 불가, 코카 콜라, 수프림, 그리고 지드래곤까지. 이 모든 자극적이고 호기심 어린 단어들 속에서 이번 시즌 키워드를 찾을 수 있다. 콘서트의 모든 룩과 영상 컨셉트를 오로지 레드 컬러만으로 채울 만큼 과감한 선택을 한 건 지드래곤뿐만이 아니었으니, 강렬하고 매혹적인 레드가 런웨이를 가득 메운 것.

레드 - 하퍼스 바자

Givenchy

먼저 지난 3월, 12년간 하우스를 지켜온 리카르도 티시가 떠난 지방시는 패션쇼 대신 쇼룸에서의 프라이빗한 프레젠테이션을 선보인다고 발표했다. 어딘지 공허한 쇼룸의 문을 열자 눈앞에 펼쳐진 건 바로 레드의 향연이었다. 화이트 인테리어에 레드 컬러만으로 이루어진 옷들이 행어에 가득 걸려 있었는데, 이 27개의 룩은 티시가 지금껏 선보였던 상징적인 스타일을 디자인 팀에서 ‘지방시 레드’ 컬러로 재현한 것들이었다. 같은 컬러 안에서의 변주로 소재와 실루엣, 디자인의 변천사에 더욱 집중할 수 있었으며, 무엇보다 깊은 인상을 주는 동시에 하우스의 정체성을 온전히 담아내기에 이만한 컬러가 없었다.

레드 - 하퍼스 바자

MaxMara

레드 - 하퍼스 바자

Fendi

막스마라는 쇼의 시작을 쿨한 레드 룩으로 알렸다. 세 룩을 연달아 올 레드 룩으로 구성한 것이다. 덧붙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이안 그리피스가 말했다. “컬러를 두려워하는 사람이 이번 시즌, 단 한 가지 컬러를 선택해야 한다면 우아하면서도 모던하고 클래식한 레드여야 합니다.” 가을의 온기가 느껴지는 색채로 쇼를 구성한 펜디 역시 레드 룩을 포인트로 내세웠다. 켄달 제너의 코트 룩을 대표로 여성스러운 실루엣과 만난 레드 룩은 ‘밤이 지나고 아침이 온다’라는 문장에서 시작된 컬렉션 테마 속 새벽녘 붉은 태양을 표현하는 동시에 매혹적인 무드를 더했다.

레드 - 하퍼스 바자

Comme des Garcons

이렇게 컬렉션 전체를, 혹은 아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며 전반적인 테마를 이끈 주인공으로서 레드의 파워는 그 자체만으로도 압도적이었다. 이에 대해 <바자>의 컨트리뷰팅 에디터이자 패션 컨설턴트 이규범은 이렇게 설명했다. “레드는 강렬한 인상을 주지만 이와 더불어 상반된 두 가지 개념이 공존하기에 더욱 매력적이다. 피와 결부되어 폭력과 분노, 파괴라는 의미를 지니기도 하지만, 동시에 심장과 결부되어 생명, 정열, 사랑을 뜻하기도 한다는 이중적인 관념에 대해 읽은 적이 있다. 지금 메트로폴리탄에서 열리고 있는 콤 데 가르송 전시에서 역시 레드 섹션의 주제는 아예 ‘War/Peace’였다. 또 지드래곤의 앨범 역시 진실의 시작이자 끝을 동시에 이야기하고 있다.”

레드 - 하퍼스 바자

Jil Sander

그렇다면 이 강렬하다 못해 극단적인 양면성을 지닌 컬러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사실 어느 시즌보다 간단하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레드로 통일하는 것이 가장 트렌디한 시즌이니 말이다. 단, 소재와 실루엣, 프로포션에 대한 세심함이 필요하다. 이번 지드래곤의 솔로 앨범과 콘서트를 통해 레드 아이템을 총망라한 빅뱅의 스타일리스트 지은의 노하우를 따를 것.

“다양한 레드 톤을 믹스하되 각각의 아이템을 다른 질감의 소재로 매치하는 것에 집중했다. 하나의 소재가 너무 많은 면적을 차지하지 않도록 다양한 소재로 밸런스를 맞추려 했고, 레드 자체가 강렬한 이미지를 보여주기에 디테일은 좀 더 심플하게 절제했다.”

앞서 언급한 지방시, 막스마라, 펜디가 가장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혹시나 여전히 레드 컬러만으로의 ‘깔맞춤’이 부담스럽다면 모노톤과의 매치가 안전한 선택이 될 것이다. 지암바티스타 발리 컬렉션처럼 화이트 클러치 백을 들거나, 캘빈 클라인처럼 화이트 팬츠를 매치하는 식이다. 화이트가 모던하고 미니멀한 무드를 더해준다면 블랙은 반대로 클래식하고 농염한 이미지를 더해줄 테니 레드의 두 가지 얼굴을 현명하게 활용할 것.

레드 - 하퍼스 바자

Valentino

발렌시아가나 캘빈 클라인처럼 블루, 네온 그린과 같은 아예 극적인 컬러를 과감하게 더하면 레트로, 빈티지 무드의 스타일링을 완성할 수 있으며, 발렌티노 컬렉션에 등장한 핑크 코트와의 매치는 여성스럽고 우아한 룩을 완성해줄 것이다.

“한 가지 톤을, 특히 레드와 같이 기 센 컬러를 선택할 땐 무엇보다 자신의 캐릭터에 대한 확고함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권지용에게 레드 룩을 입힐 때 역시 그의 캐릭터가 옷에 묻히지 않을 거란 확신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스타일리스트 지은의 말대로 이 강렬한 컬러를 소화하기 위해선 어떤 컬러 앞에서도 클할 수 있는, 그보다 더 강한 자신감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사실 또한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RED OBSESSION

올가을, 고혹적이고 강렬한 레드 아이템으로 시선을 압도하라.

아미송은 광택감이 돋보이는 톱숍의 레드 팬츠에 루이 비통 부츠와 백으로 시크한 룩을 연출했다.

강렬한 레드 컬러의 레더 점프수트로 시크함의 정수를 보여준 로미 스트라이드.

레트로 무드의 니트 재킷과 데님 팬츠에 화이트 컬러 액세서리를 매치해 경쾌한 룩을 완성했다.

올리비아 팔레르모는 레드 터틀넥 톱에 글리터리한 머메이드 스커트와 산토니 벨벳 슈즈로 페미닌한 룩을 연출했다.

드레시한 랩 드레스에 데님 팬츠와 모던한 액세서리를 매치했다.

컷아웃 디테일의 베트멍 스웨트셔츠에 플리츠 스커트와 액세서리로
드레시한 요소를 주입했다.

컬러 블로킹이 돋보이는 스커트에구조적인 액세서리와 각각 다른 컬러의 셀린 부츠로 위트를 더했다.

캐주얼한 후디와 페미닌한 롱 코트, 사이하이 부츠의 쿨한 조합.

마그다 부트림의 언밸런스 디테일드레스에 레이스업 사이하이 부츠로 관능미를 더한 티파니 휴.

  • Kakao Talk
  • Kakao Story

Credit

에디터
사진Moda on Air
출처

Tags

본 기사를 블로그, 커뮤니티 홈페이지 등에 기사를 재편집하거나 출처를 밝히지 않을 경우, 그 책임을 묻게 되며 이에 따른 불이익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웹사이트 내 모든 컨텐츠의 소유는 허스트중앙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