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레더의 매력

완벽한 테일러링의 코트와 블레이저, 캐시미어 스웨터, 화이트 셔츠, 리틀 블랙 드레스로 채워진 가을의 옷장에 클래식한 디자인의 블랙 레더 피스를 추가하라.

록시크 무드가 유행하던 2000년대 초반 이후 대중적으로 번져 최근에는 벨라 하디드, 켄달 제너, 크리스틴 스튜어트 등 우월한 몸매와 반항적인 기질을 갖춘 셀러브리티와 모델들에게 입혀진 가죽 소재 아이템은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포멀하든 캐주얼하든) 입고 싶다는 생각에 도달하지 못하게 만드는 마법을 지녔다. 몸에 달라붙는 글래머러스한 레더 원피스나 무릎까지 오는 레더 펜슬 스커트는 개인적인 취향에 맞지 않았고 그나마 캐주얼하게 입을 수 있을 것 같던 레더 스키니 팬츠는 막상 입자니 신체적 조건이 문제가 됐다. 딱히 다리가 길거나 아름다운 것도 아닌데 가죽 소재로 강조를?

그러던 와중 가을을 앞두고 질 샌더, 생 로랑, 스텔라 매카트니, 올리비에 데이스켄스, 셀린 등의 런웨이에 등장한 레더 아이템들이 새롭게 눈에 들어왔다. 나를 망설이게 만들었던 레더 아이템에서 느껴지던 특유의 화려함과 글래머러스함 대신 클래식하면서도 드라이한 감성으로 채워진 레더 피스들 말이다.

먼저 안토니 바카렐로의 두 번째 생 로랑 컬렉션은 ‘르스모킹과 레더의 조화’로 봐도 무방해 보인다. 볼레로 형태의 의상, 각진 재킷, 거대한 러플이 달린 스커트, 주름을 잡아 내려 신은 부츠 등 많은 의상에 가죽 소재가 사용됐으니까. 이뿐만 아니라 그가 런웨이에서 제안한 스타일링은 스트리트 사진 속 셀러브리티들의 모습보다 훨씬 더 내 마음을 흔들었다. 특히 넉넉한 가죽 쇼츠와 블랙 상의, 샹들리에 귀고리, 장미 코르사주가 달린 스틸레토 힐의 조화는 나로 하여금 가죽 쇼츠를 찾는 데 열을 올리게 만들었다. 스텔라 매카트니, 조셉, 캘빈 클라인, 셀린 컬렉션에서도 입고 싶은 레더 피스를 여럿 찾았는데 몇 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첫째는 컬러다. 다양한 컬러가 등장했지만 블랙 컬러의 부피가 클수록 모던하게 느껴졌다. 둘째는 커팅이나 가공을 거치지 않고 가죽 소재 본연에 충실했다는 점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브랜드만의 독자적인 기술력을 통해 가죽을 패브릭처럼 얇게 만들고 패턴처럼 정교하게 오려내는 등 새로운 가공법에 집중했지만 이번 시즌은 가공을 거치지 않은 가죽의 민낯 그 자체다. 셋째는 옷장에 있던 블레이저나 팬츠, 트렌치코트, 셔츠처럼 클래식한 디자인을 기초로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이제 도톰한 코튼이나 모직, 캐시미어 같은 가을 소재를 레더로 대체해야 하는 것일까?

한편 의문도 들었다. 입었을 때 너무 무겁거나 불편하진 않을까? 혹은 너무 부담스럽게 보이진 않을까? 그래서 몇 벌을 직접 입어봤다.

셀린의 가죽 드레스는 생각보다 심플했다. 하지만 어깨선이 반듯하게 살아 있고 허리를 잡아주어 마치 맞춤 수트를 입은 것 같은 근사한 기분이 들었다. 니나리치의 스커트는 심플한 면 티셔츠와 매치했더니 그 매력이 극대화됐다. 가슴 바로 아래까지 올라오는 여성스러운 하이웨이스트 디자인이지만 가죽 소재를 사용해 한결 모던하게 보였다. 캘빈 클라인 컬렉션의 스트레이트 실루엣의 가죽 팬츠와 셔츠도 탐나는 아이템. 팬츠는 타이트한 실루엣이 아니라 다리가 한결 날씬해 보였다. 셔츠는 단독으로 입어도 좋지만 면 티셔츠 위에 재킷처럼 입으니 또 다른 느낌이다. 이처럼 이번 시즌의 블랙 레더 피스들은 스타일링을 최대한 절제하는 게 중요하다. 드레시한 디자인이라면 사이하이 부츠나 스니커즈를 매치해 모던함을 더할 것. 반대로 남성적인 디자인에는 날렵한 스틸레토나 커다란 귀고리, 자연스럽게 풀어헤친 긴 헤어스타일 정도면 충분하다. 메이크업도 필요 없다. 블랙 레더 피스는 낮에 입은 그대로 슈즈나 주얼리만 추가하면 디너 파티에 입고 가도 손색이 없다는 점에서 바쁜 일상을 보내는 커리어우먼을 위한 21세기적 리얼리티 시크 그 자체다.

우아함과 관능미가 공존하는 뉴 레더 드레싱.

2017 F/W Michael ko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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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oda on A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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