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아 거버와 샤넬 백

샤넬, 그리고 칼 라거펠트는 현대 여성이 원하는 핸드백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있다.

액세서리에 대한 코코 샤넬의 심미안을 표현한 일러스트

“여자에게 가방이란 여자의 ‘또 다른 자아’다. 또한 ‘삶’이라는 퍼즐을 완성시키는 한 조각, 추억의 상자이기도 하다.” 프랑스 사회학자 장 클로드 카프만의 책 <여자의 가방>에는 위와 같은 구절이 나온다. 어떤 여성에게는 그저 물건을 담아 들고 다닐 수 있게 하는 도구에 불과할 수 있지만 대다수의 현대 여성(대다수라 확신한다)들은 세대를 불문하고 핸드백을 자신을 표현하는 도구이자 욕망을 드러내는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 그 욕구를 채워줄 다채로운 핸드백이 매 시즌마다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칼 라거펠트가 그린 핸드백 일러스트

그러나 핸드백 컬렉션을 가진 무수한 패션 브랜드 중 “여자에게 핸드백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가장 명확한 해답을 내려줄 브랜드를 단 하나만 고른다면, 에디터는 주저 없이 ‘샤넬’이라 답할 것이다. 코코 샤넬의 손에서 2.55백이 탄생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누구보다 오랫동안 여성들의 지지를 받아온 핸드백 브랜드가 샤넬이라는 것을 부인할 수 있는 이는 없을 테니 말이다. 이런 단순한 이유 외에도 액세서리는 샤넬 하우스 역사를 통틀어 컬렉션의 필수적인 요소로 존재해왔다. 먼저 코코 샤넬은 스스로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여성으로, 드레스나 구두, 핸드백은 물론이거니와 부채, 양산, 손수건, 파우더 케이스 등 온갖 액세서리를 선택하고 스타일링함에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1928년에 출간된 비베스코 공주의 <드레스의 고귀함>이라는 책에도 그와 같은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디테일한 표현에 뛰어난 그녀는 자신의 즉흥성과 상상력이 빛을 발하도록 하면서도 신중하게 조절하려 한다. 그녀의 ‘모닝웨어’는 풍부한 것과 진귀한 것의 차이를 구별해내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보잘것없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녀가 늘 빼먹지 않고 팔에 걸치는 커다란 핸드백과 함께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부드러운 가죽과 금으로 된 잠금장치, 유연하면서도 바느질이 잘 된 측면, 이 모든 것들이 일종의 숨겨진 럭셔리를 말해준다. 샤를 페로의 ‘당나귀 공주’가 성에서 도망칠 때 가지고 갔을 법한 눈에 보이지 않는 보석이라고 할까….”

튈르리 정원에서 2.55 백을 들고 포즈를 취한 마드무아젤 샤넬.

마드무아젤 샤넬은 현재를 살면서도 미래를 내다보았고 더 나아가 직접 그 모습을 그려보기도 했는데, 2.55백이 바로 시대를 뛰어넘는 그녀의 심미안을 그대로 반영한 피스라 할 수 있겠다. 샤넬은 당시 여성들이 갖고 있던 독립에 대한 열망을 감지하고 핸드백 안에 순수함과 실용성을 동시에 녹여냈으며, 암적색 안감을 덧대 핸드백에 담긴 물건들이 눈에 더 잘 띄게 하는가 하면 안쪽과 바깥쪽 모두에 시크릿 포켓을 달아 립스틱과 같은 필수품을 손쉽게 담을 수 있도록 했다. 무엇보다 기존의 핸드백과 완전히 차별화된 요소인 체인 줄을 도입해 여성들의 양손을 자유롭게 하면서 패션계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왔다.

한편 현재의 하우스를 이끌고 있는 칼 라거펠트는 매 시즌 아티스틱한 감성과 위트가 어우러진 핸드백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다. 샤넬 하우스의 클래식 핸드백들은 그에 의해 아주 다채로운 모습으로 변신했는데, 상징적인 퀼팅 가죽에 데님, 시퀸, PVC 소재를 매치해 전혀 다른 느낌의 백으로 재탄생시키는가 하면 하나의 백으로 다양한 착용 방식을 제안해(작년에 선보인 가브리엘 백이 대표적인 예) 핸드백 스타일링에 새로운 애티튜드를 더하기도 했다. 또한 미노디에르 백은 그 시즌의 컨셉트를 유머러스하게 담아내는 피스로 활용, 2017 F/W 시즌에는 로켓 모양이, 2018 S/S 시즌에는 물방울에서 영감을 받은 미러볼 형태의 미노디에르 백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라거펠트는 모든 가방 안에 현재와 미래의 트렌드가 공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때문에 최근 샤넬의 핸드백 컬렉션을 살펴보면 가방 하나하나에 동시대적인 감성과 욕구외 아울러 미래적인 감성 역시 함께 담겨 있다.

결과적으로 샤넬이 만든 핸드백, 그리고 액세서리는 많은 여성들의 마음을 오랫동안 꾸준하게 사로잡고 있다. 세대를 불문하고 내 옷장 속에 샤넬 백을 소유할 날을 꿈꾸고 있다는 것, 샤넬의 진가와 아름다움을 알아보는 이들 사이에서 그 핸드백이 여전히 가보처럼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는 것. 이 두 가지 사실만으로도 우리는 샤넬, 그리고 칼 라거펠트가 현대 여성이 원하는 핸드백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2018 S/S CAMPAIGN STORY

칼 라거펠트는 2018 S/S 핸드백 캠페인 촬영을 위해 가장 주목받는 패션계의 샛별, 카이아 거버를 샤넬의 아파트로 초대했다. 캉봉 가에 위치한 이곳은 가구 하나, 물건 한 점마다 마드무아젤 샤넬의 수많은 감정과 추억이 담겨 있는 장소. 그중 샤넬 여사가 오랜 벗들과 함께 찍은 사진 속에도 등장하는 엷은 황갈색 스웨이드 소파는 이번 캠페인의 주요 배경이 되었다. 카이아 거버는 그 소파 위에 비스듬히 앉거나 나른하게 누워 포즈를 취했고, 풍부한 자수 장식의 트위드 백, PVC 소재의 11.12 백, 파스텔 컬러의 가브리엘 백 등, 샤넬의 새로운 핸드백 컬렉션을 우아하게 소화해냈다.

패션계의 샛별, 카이아 거버를 모델로 한 2018 S/S 핸드백 광고 캠페인.

가장 동시대적인 뷰티 페이스로 주목받는 카이아 거버.

촬영 전 칼 라거펠트와 대화를 나누는 모습.

코코 샤넬의 아파트에서 진행된 캠페인 촬영 현장.

 

NEW HAND BAG COLLECTION

트위드, 가죽, PVC 소재를 믹스 매치한 가브리엘 백.

로고 디테일의 트위드 소재 체인 백.

파스텔 컬러 PVC 소재로 완성한 11.12 백.

멀티 컬러의 PVC 소재가 싱그러운 느낌을 주는 11.12 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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