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즈업!

마틴 루터 킹은 50년 전에 이미 “우리는 물질 중심의 사회에서 인간 중심의 사회로 빠르게 변화해야 한.”고 말했다. 이 대전제를 잊은 채, 우리는 성추문에서 이어진 미투 운동 등의 사회 현상을 일종의 유행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작가이자 활동가인 나오미 클라인(Naomi Klein)은 정말로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좀 더 근본적이고 지속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일러스트/ Shepard Fairey

지난 11월, <뉴욕 타임스>는 ‘하비에게서 얻은 교훈’이라는 기사를 실었다. 헤드라인을 접할 때 나는 너무 바쁜 상황이었기 때문에, 또 다른 하비 와인스타인 이야기일 거라고만 추측하고 넘겨버렸다. 나중에야 다시 열어본 그 기사에는 휴스턴 상공에서 찍은 사진이 실려 있었다. 미국의 메이저 도시를 강타한, 폭풍 중 역사상 가장 강력했던 허리케인 하비(Harvey)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었다.

나는 어쩌다 보니 하비 와인스타인을 필두로 한 성추문 이슈에 무감해져 있었다. 이 사실을 자각한 이후,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곰곰이 생각해봤다. 우리의 관심이 필요한 이슈는 너무나 많다. 그런데 왜 우리는 한 번에 하나의 위기에만 대처할 수 있는 것일까? 나는 당신이 누구인지 모르지만, 당신이 성희롱을 당하거나 강간을 당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동시에 해안 도시가 잠기지 않도록 기후 변화에 대한 대처가 필요하다고도 생각한다. 지금이 바로 이 모든 것을 준비해야 할 때인 것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활동가들의 가장 큰 장벽은 대중의 무관심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다. 수백만 명이 여성의 권리나 흑인의 권리, 이민자의 권리 등 삶의 권리를 위해 시위하고 있다. 이러한 주제의 이야기가 그 어느 때보다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법률 전문가 킴벌리 크렌쇼(Kimberle Crenshaw)는 ‘상호교차성(intersectionality)’이라는 단어를 통해 여러 형태의 억압이 한 사람의 인생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의 우리는 이 모든 일에 동시다발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현재의 위기에서 다음의 위기로 위태롭게 관심을 넘기고 있을 뿐이다. 마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피드에 대한 뜨거운 논쟁이 오늘의 타임라인에 묻히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지금 우리의 시선은 자신들도 모르는 나라로 추방당할 위기에 놓여 있는 수십만 명의 젊은 불법 이민자들에게 향해 있다. 그리고 다시 우리의 시선은 중요한 결정의 순간에 놓여 있는 젊은이들에게로 옮겨간다. 무분별한 총기 난사 사건이 벌어졌던 파크랜드에서 생존한 놀라운 10대들로, 그들은 국가에 총기 규제를 요구하며 시위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을 향한 스포트라이트도 곧 다음 뉴스로 향하게 될 것이다. 몇 년 전 비슷한 사건으로 희생되었던 17세의 트레이본 마틴을 추모하며 시작되었던 시위도 있었다. 2013년에는 경찰에 의해 희생되었던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을 추모하기 위해 모여 ‘Black Lives Matter(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를 슬로건으로 시위를 했다. 하지만 잘 조직되었던 시위도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의 기억 속에서 잊혀져버렸다. 이러한 움직임을 유행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 구조적인 변화라는 승리를 쟁취하기 위한 장기적인 운동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할 것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활동가들의 가장 큰 장벽은 대중의 무관심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수백만 명이 여성의 권리나 흑인의 권리, 이민자의 권리 등의 삶의 권리를 위해 시위하고 있다. 그러나  잘 조직되었던 시위도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의 기억 속에서 잊혀져버린다. 이러한 움직임을 유행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

다행히 현재 많은 사람들이 기존의 시위 모델은 실패했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 미디어나 소셜미디어의 관심을 끌고 펀딩을 유도하기 위한 ‘싸움’보다는 매번 일어나는 시위 사이의 연관성을 더욱 깊게 들여다보고 조직적으로 연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연관성이 없어 보이던 각 사안이 사실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구조적인 변화를 위한 기반을 다질 수 있을 것이다. 이는 50년 전 마틴 루터 킹이 했던 유명한 연설, “우리는 물질 중심의 사회에서 인간 중심의 사회로 빠르게 변화해야 한다.”와 같은 맥락에 있다.

물론 총기 규제 같은 특정 정책 요구에서 승리하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하지만 인간 중심의 사회가 되는 것은 건강보험(권리로서 인정받아야 한다)부터 교육(교육의 엄청난 빈부 격차를 줄일 필요가 있다), 대량 투옥(사람들은 감금당하는 것을 거부할 수 없다)까지, 삶의 모든 면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사회의 근본적인 변화는 인간의 가장 사적인 영역인 성 문제에까지 도달한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우리의 몸이 이용되거나 학대당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또한 누구나 안전한 환경에서 살 권리를 갖고 있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인간과 환경의 관계 또한 바꿀 수 있다.

이 근본적인 변화가 지금 우리의 손 안에 있다. 우리 중 다수는 이미 이 흐름에 탑승하여 부당한 일들에 시위하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역사의 큰 흐름을 전환하기 위해서는 모든 사안들을 단단한 끈으로 연결해야 할 것이다. 모든 사람이 동등한 가치를 누릴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일에 우리 모두가 참여해야 한다. 이는 세대를 아우르는 움직임이 될 것이고, 결코 유행으로 남지 않을 것이다.  글/ Naomi Klein

※ 나오미 클라인은 올해 펭귄 출판사에서 출판된 책 <No is Not Enough: Resisting Trump’s Shock Politics and Winning the World We Need>의 저자다.  


SINGS FOR HOPE

아티스트 셰퍼드 페어리(Shepard Fairey)가 <바자>를 위해 만든 플래카드를 자랑스럽게 들고 있는 네 명의 스타 활동가가 투쟁의 시작점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Photographer Victor Demarchelier
Editor Amy Synnott

Women’s Work
by Freida Pinto

“세계의 많은 지역에 만연한 여성 혐오가 여성의 권위를 약화시키고 있어요.” 프리다 핀토가 말한다. 그녀는 걸 라이징(Girl Rising)과 더 로어 이스트 사이드 걸스 클럽(The Lower Eastside Girls Club), 그리고 플랜 인터내셔널 USA(Plan International USA)의 ‘여자이기 때문에(Because I Am A Girl)’와 같이 여성 권리를 주장하는 비영리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다. <러브 소니아>의 여배우 핀토는 바쁜 일정(그녀는 10월 개봉을 앞둔 정글북 원작의 영화 <모글리>와 다카시 도셔(Takashi Doscher)의 차기작인 종말론적 스릴러 <온리>에도 출연한다)을 보내고 있지만, 여성의 삶의 변화를 위해 목소리를 높인다. “저에게 어떤 자리가 마련된다면, 언제나 기꺼이 목소리를 낼 거예요.”

스웨터, 스커트, 부츠는 모두 Dior. 
헤어/ Christopher Naselli(Hair Rituel by Sisley), 메이크업/ Gina Brooke(Intraceuticals Skincare)

FOOD FOR THOUGHT
by Halima Aden

케냐 북서부 지방 카쿠마의 난민 캠프에서 태어난 할리마 아덴이 이야기한다. “어렸을 적의 저는 언제 다음 식사를 받을 수 있을지 몰랐죠.” 현재 모델이자 활동가로 활동하고 있는 아덴은 시간이 날 때마다 유니세프의 앰배서더로 활동하며 세계의 어린이들을 돕고 있다. 그리고 그녀는 최근에 테드 연설을 하기 위해 카쿠마로 돌아왔다.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은 정치적 문제에 대해 알지 못해요. 그들을 위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나의 책임이자 도덕적 의무예요.”

점퍼, 터틀넥 셔츠 원피스, 스카프, 슈즈는 모두 Balenciaga. 
헤어/ Wesley O’Meara(Amika), 메이크업/ Justine Purdue(Dior Beauty), 매니큐어/ Gina Edwards(Chanel Le Vernis)

GREEN ENERGY
by Andie MacDowell 

여배우이자 로레알 파리의 홍보대사인 앤디 맥도웰은 전형적인 환경운동가처럼 보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녀의 외형에 속지 말자. “25년 넘게 숲으로 둘러싸여 있는 몬태나에서 살면서, 자연을 보존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었어요.” 맥도웰이 말한다. 그녀는 현재 국립 숲 재단(National Forest Foundation)에서 기후 변화 문제에 나무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데 힘쓰고 있다.

 

드레스, 슈즈는 모두 Stella McCartney.
헤어/ Wesley O’Meara(Amika), 메이크업/ Justine Purdue(Dior Beauty)

SIGN LANGUAGE
by Amandla Stenberg  

영화 <더 헤이트 유 기브(The Hate U Give)>에서 아만들라 스턴버그는 경찰에 의해 죽음을 당하는 친구를 목격한다. 그 역할은 그녀에게 총기 소지의 국가적인 논쟁에 대한 통찰력을 주었다. “우리는 이러한 개인적인 이야기를 계속해서 만들어가야 해요.” 또한 그녀는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인 <웨어 핸즈 터치(Where Hands Touch)>에도 출연했다. “공감은 변화의 물결을 일으키는 가장 강력한 원동력이죠.”

트렌치코트, 드레스, 슈즈는 모두 Gucci. 
헤어/ Ursula Stephen(Dove Hair Care), 메이크업/ Nina Park(Dior), 매니큐어/ Gina Edwards(Chanel Le Vernis)

 

 

  • Kakao Talk
  • Kakao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