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치 코트의 진화

진화에 진화를 거듭해왔던 트렌치코트가 이번 시즌 그 절정을 이뤘다. 드라마틱한 존재감으로 런웨이를 당당히 휩쓴 트렌치코트의 맹활약을 기대하라.

더 이상의 진화가 힘들다 생각했던 무언가가 세상을 또 한번 뒤집어놓는 순간은 그야말로 짜릿하다. 나조차도 ‘또 트렌치코트 이야기야?’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잠깐 스쳤지만, 지금 또 다시 트렌치코트에 대해 논해야 하는 이유는 앞서 말한 그 ‘짜릿함’에 있다. 이번 시즌의 트렌치코트는 이전의 것들과는 좀 다르다. 2016년 <바자> 9월호 ‘트렌치코트의 반란’이란 칼럼을 통해 소개한 트렌치코트가 본연의 색을 유지한 채 실루엣과 디테일을 실용적인 방식으로 변주했다면, 새로운 버전의 트렌치코트는 마치 ‘변신의 끝판왕’이라도 된 듯하다. 더 이상 새로운 트렌치코트는 없을 거란 생각이 무색할 정도로 디자이너 저마다 각양각색의 신선한 방식을 통해 드라마틱한 존재감을 지닌 트렌치코트 군단을 런웨이에 펼쳐냈으니까.

Céline

Alexander McQueen

Balenciaga

먼저 입체적인 디자인을 활용한 디자이너부터 살펴보자. 트렌치코트를 커스터마이징하는 것으로 컬렉션을 출발했다는 셀린은 직선적인 테일러링 실루엣의 트렌치코트 두 개를 이어 붙였는데, 그 사이로 팔이 삐죽 나와 트렌치코트인 듯, 케이프인 듯 독특한 실루엣을 완성했다. 다소 괴기한 형태지만 디테일은 절제하되, 베이지 컬러로 톤온톤 매치해 쿨하면서 세련되고, 또 드레시한 무드를 완성했다.

Nina Ricci

Loewe

웹툰 <패션왕>에서나 볼 법한 도깨비 뿔 모양의 입체적인 어깨 실루엣을 더한 니나 리치, 한쪽 소매와 밑단을 프린지 형태로 오려낸 로에베 역시 테일러링 실루엣에 재미난 형태감을 첨가해 신선한 기운을 주입한 예.

Maison Margiela

Valentino

본연의 실루엣에 장식적인 기교로 존재감을 내세운 트렌치코트도 있다. 빨간 뷔스티에를 레이어링하거나, 라이닝을 따라 풍성한 깃털을 장식한 마르지엘라는 재기발랄한 매력을 발휘했고, 페이턴트 가죽 소재에 파이톤 가죽을 패치워크한 보테가 베네타는 브랜드 특유의 핸드크래프트적인 기운을 담아냈으니.

MaxMara

소재의 위력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변주된 트렌치코트에 독보적인 활약을 해왔던 가죽 대신 살갗이 은은하게 비치는 소재(오간자나 PVC)가 새로운 파트너로 떠올랐다. 이들은 트렌치코트의 섬세한 여성성을 부각시키는 강력한 요소로서 톡톡히 역할을 했는데, 특히 막스마라와 드리스 반 노튼은 오간자 소재에 서성적인 플라워 프린트를 더함으로써 따스한 봄의 기운도 한껏 선사했다.

이처럼 실루엣부터 디테일, 소재의 과감한 변주로 완성된 드레시한 존재감을 지닌 트렌치코트는 새로운 트렌드에 편승할 수 있는 중요한 열쇠가 될 전망이다. 사실 어떻게 스타일링하냐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어디서나 흔하게 볼 법한 디자인 대신 도전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새로운 트렌치코트’를 용기 있게 선택하는 게 먼저다. 그 뒤 트렌치코트를 돋보이는 주인공으로 만들기만 하면 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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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Moda on Air(런웨이), Getty Images, Rex Features(스트리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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