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리츠 스커트 한벌

대담하고 역동적으로! 유려하게 흐르는 플리츠 스커트의 다이내믹한 변신.

니트, 스커트, 목걸이, 사이하이 부츠는 모두 Balenciaga.

최근 몇 년간 각종 매스컴을 통해 가장 많이 접한 단어는 단연 페미니즘이다. 패션계 역시 성별, 문화, 취향의 경계가 사라진 ‘경계 없는 아름다움’을 내세우며 저마다의 페미니즘에 대해 논해왔으니. 그러던 중 “때때로 우리는 여성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남성의 옷을 입히는 식의 클리셰적인 방법을 사용합니다. 하지만 정말 강한 여성은 아주 여성적인 옷을 입죠. 세상을 바꾼 여성들은 남자처럼 입지 않았습니다.”라는 루이 비통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니콜라 제스키에르의 메시지는 ‘가장 여성적인 것이, 가장 강력한 여성의 권리가 아닐까’란 생각에 이르게 했다. 그리고 스포티즘과 르네상스가 혼재된 그의 컬렉션에서 유독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여성성과 몸의 해방감을 동시에 표출하는 플리츠 스커트였다.

그렇다면 런웨이를 주름잡은 플리츠 스커트는 어떤 모습일까? 반듯하게 접힌 아코디언 형태로 실루엣은 간결하되, 소재의 다양함과 레이어링을 통해 ‘다이내믹’이란 수식어를 담아냈다. 먼저 다채로움을 한껏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한 소재를 살펴보자. 지극히 평범해 보였던 발렌시아가의 플리츠 스커트를 실제로 접하고 난 뒤, 플리츠의 ‘조용한 반란’이 시작되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 예상치 못한 고무 소재, 그 쿨함은 소재 하나가 가진 힘을 새삼 느끼게 했다. 흥미로운 건 틀에 라텍스를 부어 찍어내는 독특한 제작 방식. 소재 특성상 접거나 옷걸이에 걸어선 안 된다. 또 강인한 여성을 위한 로맨틱한 유니폼으로 쇼를 구성한 펜디는 프린스 오프 웨일스 체크 패턴에 윤기 잘잘 흐르는 광택으로 클래식함에 젊은 에너지를 더했고, 토가는 불투명하지만 반짝반짝 빛나는 비닐 소재와 브로치 장식으로 세련된 할머니의 옷장을 보는 듯했다.

Fendi

Toga

Louis Vuitton

그런가 하면 감각적인 레이어링을 통해 신선한 앙상블을 제안한 디자이너도 있다. 플리츠 특유의 율동감을 통해 리드미컬한 스포티즘을 연출한 루이 비통(박시한 시어링 코트, 스웨트셔츠와 매치)과 스포츠막스(그래픽 패턴 톱과 벨트 백, 모터 사이클 장갑을 더한)를 참고할 것. 이 방식은 당신의 옷장에 있는 평범한 플리츠 스커트로도 충분히 새로워 보일 수 있음을 알려준다. 더 과감한 스타일을 시도하고자 한다면 네온사인만큼 강렬한 컬러로 물든 저지 톱, 시퀸 뷔스티에, 오간자 드레스와 한데 뒤섞어 강렬한 스포티즘을 연출한 프라다 쇼를 참고하라. 이번 시즌 메가 트렌드인 네온 컬러 룩에도 쉽게 편승할 수 있을 것.

SportMax

Prada

어디 이뿐인가, 발렌티노는 특유의 고급스러운 레이어링 감각을 십분 발휘했다. 수트와 플리츠 원피스, 핑크와 레드, 남성성과 여성성의 완벽한 화음을 이룬 발렌티노 식의 근사한 젠틀 우먼은 이번 시즌 에디터가 꼽은 베스트 룩 중 하나다.

Valentino

Victoria Beckham

Dior

플리츠의 유행 이전부터 ‘주름 외길 인생’을 걸어온 디자이너 이세이 미야케는 말한다. “주름은 편안함을 줄 뿐만 아니라 여성의 인체를 자유롭게 해방시킵니다.” 몸을 따라 수축과 확장을 넘나드는 플리츠 스커트에는 유연함과 자유로움, 그리고 근사함과 여성성이 깃들어 있다. 낭만적인 가을과 겨울을 위한 특별한 무언가를 찾고 있다면 플리츠 스커트는 명쾌한 해답이 되어줄 것이다. 선택은 둘 중 하나다. 신선한 소재로 쿨한 에지를 더하거나, 전형성을 탈피해 이질적인 것과 섞인 재기발랄한 스타일을 연출해보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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