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주년] 듀오 패션 디자이너

Modern Sisters

작년 CAFA 어워즈에서 ‘올해의 여성복 디자이너’ 상을 수상하며 올슨 자매의 뒤를 이을 차세대 듀오 디자이너로 주목받고 있는 클로에 & 패리스 고든 자매를 만났다.

보피(Beaufille)라는 브랜드 명에 담긴 ‘Handsome Girl’이란 뜻이 인상적이다.
Chloe Gorden(이하 Chloe): ‘Beaufille’는 ‘잘생긴 소녀’라는 의미를 가진, 현재에는 쓰이지 않는 프랑스 단어다. 상반된 단어로 완성된 독특한 조합은 디자이너, 그리고 자매로서 우리의 모습을 완벽하게 표현해준다. 또한 그 이름은 우리가 어떤 것을 추구하는가에 대해서도 간략하게 설명해준다. 여성을 표현하는 데 있어 좀처럼 ‘잘생긴 소녀’라는 말을 쓰진 않으니 말이다. 그러나 그것이 바로 우리가 추구하는 여성상이다.
Parris Gordon(이하 Parris): 우리는 에포트리스 스타일과 드레싱을 염두에 두고 작업한다. 그리고 클린한 라인과 볼드한 셰이프, 미니멀리즘, 정교한 디테일과 소재에 집중하고 있다.

올슨 자매의 뒤를 이을 자매 디자이너로 주목받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Parris: 과찬이다! 올슨 자매는 현재 그들의 위치까지 가기 위해 정말 열심히 일했다. 그 결과 패션계에서 완벽한 신임을 얻었고, 파워도 가지게 됐다. 우리도 그들과 같은 지점에 도달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할 것이다.

듀오로 함께 작업하는 것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가. 가족이기에 느끼는 장단점이 있을 것 같다.
Chloe: 우리는 함께 일하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 이는 서로에 대한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신뢰는 파트너 관계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가족으로서 같은 것을 보고 성장하면서 서로 비슷한 취향과 퀄리티에 대한 기준을 가지게 되었다. 물론 비슷한 점만큼이나 다른 점도 많다. 성격도 정반대이고 스타일에 대한 미학도 서로 다르지만, 이 점들이 고루 섞여 각각의 디자인에 균형을 가져온다. 모든 자매가 그러하듯 가끔 다툴 때도 있다. 하지만 파트너들 사이에 생길 수 있는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가족이든 아니든 말이다.

서로에게서 닮고 싶은 점은 무엇인가?
Parris: 난 항상 클로에의 인내심을 따라가기 위해 노력한다.
Chloe: 패리스만큼의 결단력과 자신감을 가지고 싶다.

2019 S/S 컬렉션을 준비하는 중일 것 같다. 새로운 컬렉션에 대해 힌트를 준다면?
Parris: 이제 막 작업을 시작했기에 아직 완벽한 틀을 갖추진 못했다. 우리는 소재로부터 많은 영감을 얻는다. 그로부터 받은 영감은 컬렉션의 방향을 잡아주고, 또 지배한다. 지금 알려줄 수 있는 한 가지는 새로운 컬렉션에 한국인 디자이너와의 흥미로운 협업이 있을 거라는 점이다.

이번 컬렉션에서 한국 여성들에게 가장 추천해주고 싶은 룩을 꼽는다면?
Parris: 플래드체크 패턴의 시폰 드레스를 추천하고 싶다.(모다 오페란디 사이트에서 $895에 판매 중.) 우리의 대표적인 스타일과 실루엣을 담고 있으며 그래피컬한 체크 패턴이 장난스러운 패브릭 위에 재탄생됐다. 패브릭은 남성적인 강렬함이 있는 반면, 재단은 매우 페미닌하다.

지금까지 레이블을 운영하며 가장 빛났던 순간은 언제라고 생각하는가?
Chloe: 레이디 가가, 야스민 수엘, 클로에 와이즈, 마거릿 장, 켄들 제너, 하임 자매 등 나의 할머니만큼이나 존경하는 여성들이 보피를 입은 모습을 본 순간! 그건 정말 짜릿한 기분이다.

에디터/ 이진선


Make a Fantasy

최근 개성 넘치는 런던 패션계에서 미스티리어스한 무드의 동화적인 컬렉션으로 존재감을 드러낸 앨리스터 제임스(Alistair James). 이 레이블을 함께 이끌고 있는 듀오 디자이너, 니콜라스와 데이비드를 소개한다.

사진/ Raymon Lee

두 사람이 처음 만나게 된 계기는?
David James Wise(이하 David): 우리는 알렉산더 맥퀸에서 만났다. 당시 나는 텍스타일 디자이너였고 니콜라스는 쿠튀르 부서에서 일하는 학생이었다. 그곳에서 만나 데이트를 시작했다. 졸업 후 니콜라스는 가레스 퓨에서 일을 하게 되었지만 우리는 늘 아이디어와 영감을 공유했고, 결국 함께 무언가를 만들며 살아가고 싶어한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니콜라스가 가레스 퓨를 나왔을 때 나 또한 맥퀸을 떠난 것이다. 브랜드의 방향성을 잡기 위해 부모님 집 다락방에서 완성한 옷들이 영국패션협회의 관심을 사로잡았고, 그들은 우리가 성장하는 데 도움을 줄 사람들을 연결시켜주었다. 그리곤 마침내 2017 S/S 시즌, 우리의 첫 컬렉션을 선보일 수 있었다.

알렉산더 맥퀸에서의 경험이 현재의 컬렉션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
David: 그곳에서의 경험은 지금도 우리에게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알렉산더 맥퀸은 우리가 트레이닝을 받은 곳이다. 나는 그곳에서 텍스타일 디자이너로 5년간 근무했다. 처음에는 그곳과 거리를 좀 두고 싶었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너무 맥퀸을 닮아가진 않을까 조금 겁이 났던 것 같다. 하지만 이젠 우리 브랜드 또한 아이덴티티가 명확해졌다고 생각하기에 맥퀸에서의 경험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 

사진/ Raymon Lee

파트너에게서 닮고 싶은 점을 얘기해준다면?
David: 우리는 각자 다른 능력을 지니고 있으며 운 좋게도 그 점이 매우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니콜라스는 훌륭한 기술적 노하우를 가지고 있고, 뛰어난 드레스 메이커이자 재단가다. 나는 텍스타일 디자인과 일러스트레이션에 대한 경험이 풍부하다. 이러한 점들이 함께 어우러져 조화를 이룬다.

2019 S/S 컬렉션의 컨셉트는?
Nicoholas Alistair Walsh(이하 Nicoholas): 스토리텔링이라는 우리의 동화적 철학을 기반으로 작업하고 있다. 아울러 가족과 가족의 유산에 대한 생각을 컬렉션에 꼭 담아내고 싶다. 지난 시즌에는 자매애(Sisterhood)와 통일성(Unity)에 대해 탐구했다. 이 메시지를 바탕으로 많은 재미와 놀이를 컬렉션에 녹여내고 있다.

듀오로 함께 작업하는 것의 장점과 단점이 있다면?
Nicoholas: 우리는 듀오 디자이너기도 하지만 파트너로서 항상 서로를 마주하고 좋은 일과 나쁜 일을 함께 겪는다. 우리가 서로 다른 패션 하우스나 부서에서 일할 때는 언제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인지 항상 서로에게 의지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인 것 같다. 단점은 잠시도 쉬지 않고 끊임없이 일한다는 것이다. 브랜드는 우리의 사생활이자 일이다.

에디터/ 이진선


Extraordinary Couple

신진 디자이너들의 꿈의 무대이자 등용문인 ‘LVMH 프라이즈’ 세미 파이널 리스트에  한국인 최초로 이름을 올리고, 지난 6월엔 런던에서 컬렉션을 공개하며 글로벌 디자이너로 성장하고 있는 블라인드니스(Blindness)의 디자이너 신규용과 박지선 듀오를 만났다. 

사진/ Chun Youngsang 헤어 & 메이크업/ 강지혜 의상/ 박지선이 입은 수트는 Cos, 첼시 부츠는 Rachel Cox 제품. 신규용이 입은 재킷은 H&M, 워커 부츠는 All Saints 제품.

지난 6월, 런던 패션위크 멘즈에서 공개한 2019 S/S 컬렉션의 반응이 좋다. 해외 무대에서 선보인 첫 컬렉션이기도 하고.
규용: 우리는 이번 컬렉션을 글로벌 무대에 진출하기 위한 일종의 테스트로 생각했다. 감사하게도 전 세계 수많은 매체와 패션 평론가들이 우리 쇼에 참석해주었고 반응도 좋았던 것 같다. 브랜드를 알리는 첫 시작으론 괜찮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다.

런던 컬렉션 진출은 어떻게 하게 되었는가?
규용: 영국패션협회(BFC) 측으로부터 런던 컬렉션에 참석하면 좋겠다는 제안이 들어왔다. 마침, 서울디자인재단과 서울시, 영국패션협회가 함께 진행하는 디자이너 교류 지원 프로그램의 대상자로 선정되어 재정적인 서포트를 받고 진출할 수 있었다. 컬렉션 장소를 비롯해 보다 좋은 조건의 쇼 인프라를 마련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해외의 큰 관심뿐만 아니라 정부의 지원을 받는 등 많은 이들이 주목하고 있다. 이러한 관심과 주목은 브랜드가 보다 화려하고 아티스틱한 ‘다크 쿠튀르’ 감성의 아이덴티티를 가지게 된 2016 F/W 시즌부터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규용: 사실 두 명의 친구와 함께 블라인드니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그들이 브랜드를 떠나게 되었고, 연인인 박지선 디자이너가 2016 F/W 시즌부터 합류했다. 글로벌 마켓에서 확실한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 기존의 상업적인 디자인을 과감히 배제한, 보다 크리에이티브하고 컨셉트적인 디자인을 전개하게 되었다. 

어떤 방식으로 작업을 함께 하고 있는지?
규용: 패션 디자인을 전공한 나와는 달리, 박지선 디자이너는 가구 디자인을 전공했다. 파인 아트를 하고자 계획했던 시기도 있었고. 그래서 옷을 바라보는 시각이 각자 다르다. 이 점이 우리가 남들과는 다른 컬렉션을 만들어나가는 데 큰 장점이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박지선 디자이너가 컨셉트와 무드를 그림과 같은 비주얼로 제시하면 나는 그것을 옷으로 실현하는 방식으로 함께 작업하고 있다. 어찌 보면 아트적으로 패션에 접근한다 할 수 있을 것 같다. 만약 우리가 함께 일하지 않았다면, 현재의 블라인드니스는 아마 없었을 것이다.

두 사람은 디자인 동반자인 동시에 연인이다. 이것이 함께 작업하는 것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지선: 아무래도 단순한 동업자이거나 파트너였다면, 나의 생각을 솔직히 말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규용: 그렇다. 각자 자존심이 있기 때문에 “이건 별로이니 빼자”와 같은 말을 패션 디자이너끼리 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는 연인이기 때문에, 또 각자 다른 영역의 디자인을 전공했기 때문에 좀 더 솔직히, 또 단호히 서로의 생각을 전할 수 있다.
지선: 눈치를 보면서 타협하지 않아도 되는 점이 좋다. 또 혼자 작업을 하면 슬럼프에 빠져 방황을 하거나 확신이 서지 않는 순간이 찾아오기 마련인데 우리는 서로에게 의견을 구할 수 있다. 성격적으로도 나는 감성적이고 느긋한 편이고, 신규용 디자이너는 부지런한 워커홀릭이다. 각자의 장점을 모두의 장점으로 가져갈 수 있는 시너지가 생기는 것 같다.

닮고 싶은 듀오가 있을까?
지선: 발렌티노 시절의 피에르파올로 피치올리와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 듀오. 지금도 각자 너무 잘하고 있지만, 발렌티노 시절 그들이 함께 선보인 컬렉션은 정말 대단했다. 

앞으로 두 사람이 함께 그려나갈 디자인 인생은 어떤 모습일까?
규용: 블라인드니스를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시켜나가고, 후엔 우영미, 정욱준 선생님과 같이 후배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디자이너로 남고 싶다.

어시스턴트 에디터/ 이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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