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킹 VS. 공조

검사 VS. 형사, 정우성과 조인성 VS. 현빈과 유해진. 이 영화를 보거나 보지 말아야 하는 이유.

더 킹 VS. 공조-Harper's BAZAAR Korea 2017년 2월
더 킹 VS. 공조-Harper's BAZAAR Korea 2017년 2월

<더 킹> 

<도둑들> 이후 공고화된 한국 영화의 성공 공식 중 하나는 멀티캐스팅이다. 즉 대마불사(大馬不死)다. 흥행 감독을 중심으로 스타들이 잔뜩 모여 판(제작비)를 키우고 화려함과 규모로 승부하는 이상 쉽게 죽지 않는다. <더 킹>도 그런 영화다. 조인성과 정우성이라는 ‘투 톱’에 연기력이 탄탄한 배성우와 ‘응팔’의 류준열이 뒤를 받쳐주고, 김의성, 성동일, 김아중, 정은채, 고아성 등이 줄줄이 깜짝 출연한다. 감독은 멀티캐스팅 사극 <관상>으로 주가가 폭등한 한재림이니 이미 검증은 끝났다. 게다가 국내 관객이 선호하는 검찰과 조폭이 등장하는 소재에 15세 관람가 범죄 드라마까지, 이쯤 되면 극장에서 제작비를 회수하는 일만 남았을지도 모른다. 흥행에는 어느 하나 약점이 보이지 않는다. 이 영화에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부분이 더 있다. 단순히 범죄 드라마를 넘어 정치 드라마로 진화한 점이다. 최소한의 폭력만 동원해 기존의 조폭 영화와 차별화를 두면서도, 지금 한국 사회의 화두에 접속하는 코드를 찾아낸 것은 분명 이슈를 만들 줄 아는 기획력의 승리다. 지금껏 극장가에서 정치 드라마가 크게 성공한 사례는 없다는 것을 고려하면, 감독의 뚝심도 인정할 만하다. 한국의 권력과 정치를 적당히 풍자하고 비판하면서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지점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우아한 검찰: 나쁜놈들 전성시대’를 열고 있다.

그렇다고 이 영화가 모든 것을 성취해낸 것은 아니다. <더 킹>이 왕좌에 오를 수 없는 이유는 간단하다. 종종 산소를 공급하고 싶을 만큼 영화의 리얼리티와 연기의 흡입력(배우의 에너지)이 떨어진다. 최강의 권력자 한강식(정우성)이 창조해낸 그들만의 세계, 그 환락의 파티는 오직 한 가지만을 입증하고 있다. 그는 결코 영화를 쥐락펴락하지 못한다. 마틴 스콜세지와 레오나드로 디카프리오의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가 얼마나 뛰어난 성취였는지 떠올리게 만들 뿐이다. 시종일관 박태수(조인성)는 쉬지 않고 모든 상황을 설명하지만, 그의 과도한 내레이션은 영화가 과잉과 결핍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자인하는 셈이다. 그리하여 별3개!


더 킹 VS. 공조-Harper's BAZAAR Korea 2017년 2월 더 킹 VS. 공조-Harper's BAZAAR Korea 2017년 2월

<공조>

작년, 지겹게도 들었던 단어가 ‘브로맨스’다. 2016년 2월, 검사(황정민)와 사기꾼(강동원)의 <검사외전>이 의외의 성공을 거두었다. 무려 97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면서 두 남자 주인공의 우정을 내세운, 이른바 ‘버디 무비’ 열풍을 주도했다. 이 영화의 영향(혹은 부작용)은 계속 될 것이 분명하다. <공조>는 그런 남자들의 세계에, 다소 거창하게 남북 문제를 슬쩍 밀어 넣는다. 영화의 제작사가 343만 명을 동원한 <스파이>의 JK필름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면, 이런 기획이나 포석도 무리는 아니다. 설정은 아주 간단하다. 특수부대 출신의 북한 형사 림철령(현빈)가 아내의 원수를 갚기 위해 한국에 오고, 그를 생계형 형사 강진태(유해진)가 돕는다는 이야기다. 이런 짧은 시놉시스만 들어도 진단이 바로 나온다. 서로 다른 두 남자, ‘수컷남’ 현빈과 ‘소시민’ 유해진이 어떻게 충돌하다가 서로를 돕게 되는지 누구나 예상 가능하다. 물론 JK필름의 장기가 유쾌함과 따스함이라고 판단한다면, 현빈과 유해진이 생성하는 서로 다른 부조화가 웃음이나 재미적 요소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유해진이 작년 <럭키>(697만 명)에서 보여준 ‘희희낙락’ 마술은 더 이상 없다. 심지어 이 영화는 반전은커녕 예상을 깨트리거나 뒤흔들 생각이 전혀 없다. 오로지 안정적인 방식만을 추구한다. 바꾸어 말하면 액션 영화의 컨벤션만 낯뜨거울 정도로 반복할 뿐이다. 도심의 추격전이나 일대일 격투 액션 등에서 ‘007’이나 ‘본’ 시리즈, 현빈과 유해진의 호흡에서 <리썰 웨폰> 시리즈가 생각나는 것은 당연하다. <베를린>의 하정우, <용의자>의 공유 등과 비교해도, 현빈의 ‘북한남’ 연기는 한 수 아래다. 이것은 현빈의 무능력이라기보다는 영화가 현빈의 활용법을 제대로 찾지 못한 데서 기인한다. 슈퍼히어로들이 쫄쫄이 수트를 입는 것처럼 현빈은 ‘수트빨’ 배우로 우두커니 서 있을 뿐이다. 그는 북한 형사라는 옷을 입었을 뿐 캐릭터에 근사하게 녹아 들지 못한다. 설득력 없는 설정이 많다 보니, 윤아의 시트콤(?) 연기가 이 영화에 가장 잘 어울린다는 착각이 들 정도다. 어이쿠, 별2개!

  • Kakao Talk
  • Kakao Story

Credit

에디터
전종혁(영화평론가)
23320
본 기사를 블로그, 커뮤니티 홈페이지 등에 기사를 재편집하거나 출처를 밝히지 않을 경우, 그 책임을 묻게 되며 이에 따른 불이익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웹사이트 내 모든 컨텐츠의 소유는 허스트중앙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