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VS. 데이브

문재인 대통령과 영화 ‘데이브’의 평행이론. 드디어, 영화가 현실이 됐다.

반갑고도 훈훈한 오늘의 뉴스. 청와대 대통령비서실이 2017년 특수활동비와 특정업무경비 현재 127억 원 중 42%에 해당하는 53억 원을 절감해 청년일자리 창출, 소외계층 지원 예산으로 활용케 하겠다고 밝혔다! 더욱 놀라운 건 대통령의 예산 역시 삭감된다는 사실이다. 대통령의 공식행사를 제외한 가족 식사 비용과 사적 비품 구입 등 예산 지원을 전면 중단하겠다는 것. 즉, 공식 회의를 위한 식사 이외의 개인적인 식사 등은 ‘사비’로 결제한다는 얘기다. 브리핑 마지막, 이정도 청와대 총무비서관은 이렇게 덧붙였다.국민의 세금인 예산으로 비용을 지급할 수 있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경우를 명확히 구분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지입니다.”

 

정말이지 지난 날과는 다른 의미로, 이건 영화 속에서나 벌어질 법한 사건이다. 특히 영화 ‘데이브’와 놀랍도록 꼭 닮아있다. (1993년도 개봉작이라 기억이 가물가물 하다면 다시 찾아보시길! 훈훈한 로맨틱 코미디 영화다.) 영화는 미국 대통령이 뇌졸증으로 쓰러지자 백악관이 대통령과 똑같이 생긴 일반인 ‘데이브’를 대역으로 내세우면서 시작된다. 영리하지만 여느 정치인처럼 ‘내’가 먼저인 본래 대통령 대신 인간적이고 소탈한 성격의 데이브가 대통령 업무를 맡자 국회는 급변한다. 가장 인상적인 신은 국회의 반대와 자금조달 문제로 통과되지 못한 서민 정책을 데이브가 척척 해결해낼 때다 각 부처의 예산을 삭감하고 이를 모아 서민들을 위해 사용하는 장면에선 낯익은 감동에 소름이 끼칠 정도.   

 

“청와대에 전세를 들어오셨다고 생각하시라”는 이정도 비서관의 말에 흔쾌히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한 문재인 대통령과 “모든 시민들이 일을 가질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기자회견을 여는 더없이 서민적인 대통령 데이브. 이 비현실적인 훈훈함이란. 그렇다. 드디어, 우리에게 영화 같은 대통령이 등장했다.

 


PS. 대통령의 영화들

분노의 칫솔질에 이은 분노의 무전

대통령의 결단력 ‘감기’

감염되면 48시간 내에 사망하는 정체불명의 바이러스,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도시 폐쇄, 미국 측의 ‘도시 폭격’ 결정까지 떨어진 일촉즉발의 상황. 바이러스 확산 방지냐, 시민들의 희생이냐를 두고 ‘감기’ 속 대통령(차인표)은 미국 지휘관과 끝없는 신경전을 펼친다. 미국이 전폭기를 출격시켜 폭격을 하려는 순간, 대통령은 시민을 보호하기 위해 결국 ‘미국 전폭기 격추’를 명령한다. “당신 눈엔 저 소녀가 안 보입니까? 저 사람들 모두가 우리 국민입니다! 정식으로 경고하는데 진짜로 격추시킬 것입니다! 정부는 그 어떠한 경우에도 국민들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대통령에 가장 잘 어울리는 배우 안성기의 더없이 인간적인 대통령

대통령의 로맨스 ‘피아노 치는 대통령’

대통령의 일상을 상상해볼 수 있는 영화다. 문제아인 대통령의 딸 영희(임수정)의 담임선생님 은수(최지우)와 대통령 민욱(안성기)의 러브스토리. 노숙자로 변장하고 민생시찰을 다니고 피아노 연주가 취미인, 더없이 낭만적인 대통령 민욱은 은수와의 첫 만남에서 이렇게 말한다. “민욱씨, 아니 그냥 영희 아빠라고 부르세요.” 말썽꾸러기 딸 대신 ‘황조가’를 100번 적는 숙제를 받는다거나 이를 위해 교육부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황조가’의 ‘지’가 ‘갈 지‘인지 ’땅 지‘인지 묻는 장면 등 소소한 유머를 보고 있자면 절로 마음이 따뜻해진다.

이것이 바로 대통령의 카리스마. 눈빛이 살아있다.

저러다 크게 혼난다

대통령의 전투력 ‘에어 포스 원’

거의 대통령이 제임스 본드다. 베트남 전쟁 베테랑 출신 대통령 제임스 마셜(해리슨 포드)은 못 하는 것이 없는 영웅이다. 테러리스트에게 납치당한 전용기 ‘에어 포스 원’에서 그는 인질도 구하고 국가적 자존심도 세우며 가족도 보호한다똑똑한데다 카리스마 넘치며 전투력 높고 도덕적인, 그야말로 완벽한 인물이라(심지어 잘생기기까지!) 1997년 개봉 당시 미국 우월주의라는 비난도 있었지만 이건 미국 대통령의 상징성을 뜻한다. 미국에게 대통령이란 정신이고 국가적 기질이라는 것. 그런 맥락에서, 요즘 미국의 정신 상태는 참담하기 그지없다.

외계인의 침략에 답답해 하는 대통령

결국 직접 나서 인류를 구해냈다.

대통령의 스케일 ‘인디펜던스 데이’

‘에어 포스 원’이 지구인 악당을 물리친다면 인디펜던스 데이의 토마스는 범우주급 스케일을 자랑한다. 외계인에게 지구가 납치당한 상황, 지름 550km에 육박하는 우주선이 태양을 가리고 고도의 과학기술을 집약시킨 외계의 불기둥 때문에 이집트의 피라미드 같은 문화유산과 미국의 상징 백악관이 완전히 가루가 될 정도다이때 지구 멸망의 구원자가 바로 미국 대통령 토마스 J. 휘트모어다. 직접 전투기 조종까지(누구보다 잘 한다) 하면서 외계인을 한방에 무찌른다. 놀라운 건 20년 후를 그린 ‘인디펜던스 데이: 리써전스’에서 역시 그 스케일이 건재하다는 사실. 이번엔 지름 4800km 우주선이 지구를 흡착하는 위기에서도 외계인과 직접 소통하는 용기를 보여준다. 대통령이 또 한 번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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