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티크 호텔의 조건

좋은 부티크 호텔의 조건은 무엇인가? 레스케이프 호텔의 김범수 총지배인은 호텔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펼쳐 보이고 있다.

서울에 좋은 호텔은 많다. 그러나 고유의 개성을 가지고 있는 호텔은 없거나, 눈치채기 어려울 정도로 드물다. 취향이 또렷하고 소비 수준이 높은 사람들이 넘쳐나는 서울에 괜찮은 부티크 호텔이 없다는 사실은 그동안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였다. 얼마 전 서울 한복판에 오픈한 레스케이프 호텔이 세간의 뜨거운 관심을 받게 된 것도 같은 이유에서였을 것이다. 자크 가르시아가 디자인한 호텔 내부의 강렬한 색감, 볼륨감 있는 꽃 장식, 풍요로운 미식의 흔적들이 연일 인스타그램 피드에 올라왔다. 벨에포크 시절의 파리에서 영감을 받은 낭만적인 호텔 곳곳에 독자적인 경험의 여지를 심어놓은 이는 미식 블로거 팻투바하로도 유명했던 김범수 총지배인이다. 단순한 호텔이 아닌 라이프스타일 콘텐츠 플랫폼을 만들고 싶다는 그를 만났다.

당신이 생각하는 좋은 부티크 호텔의 조건은 무엇인가? 첫 번째로는 일단 콘텐츠가 다양해야 한다. 고객이 그 안에서 자신이 원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즐길 수 있도록 말이다. 그리고 인테리어적으로 그 호텔만의 개성이 강해야 한다. 그게 꽃이 됐든, 음악이 됐든, 향기가 됐든 그 호텔에 대해 떠오르는 느낌이 있도록 말이다. 마지막으로는 글로벌해야 한다. 해외에서 온 고객과 로컬 사람들이 같이 밍글링할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옛날에는 호텔을 선택하는 목적이 굉장히 단순했다면 지금은 사람들이 자기만의 기준과 목적을 가지고 호텔을 찾는다.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켜줄 다양한 호텔들이 생겨나는 것은 필연적인 일이고, 레스케이프 호텔도 그중 하나일 뿐이다. 모든 욕구를 다 충족시켜주는 곳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F&B에 강하다거나 객실 인테리어가 독특하다거나 하는 우리 호텔에만 있는 요소들이 사람들의 머릿속에 각인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레스케이프 호텔에서의 미식 경험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F&B 파트너들을 선정하는 데 있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무엇인가? 그냥 기존과는 조금 다른 걸 하고 싶었다. 그래서 레스케이프 호텔에는 기존의 호텔에 다 있는 뷔페 레스토랑도 없고, 해외 유명 셰프의 레스토랑도 없다. 또한 비싸지 않은 가격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런 것들은 결국 호텔 밖의 레스토랑들이 나아가는 방향과 일치한다. 기존 레스토랑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수준은 굉장히 높고 욕구도 다양해지는데, 호텔 레스토랑은 사실 너무나 스테디하기 때문에 그 속도감을 따라가지 못한다고 생각해왔다. 그래서 우리는 계속해서 변할 수 있는 레스토랑을 원했다. 그게 메뉴가 됐든, 컨셉트가 됐든, 컬래버레이션이 됐든, 다양한 방식으로 셰프랑 호텔이 같이 발전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고 싶었다. 우리 호텔 자체가 전 세계의 모든 셰프나 미식 콘텐츠를 담을 수 있는 그릇이 되길 원했다. 다양한 콘텐츠를 우리나라에 소개할 수 있는 네트워크가 있다는 것이 우리가 가진 장점이기 때문에 시도를 해보았다.

헬카페가 호텔에 들어온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는데 직접 와보니 호텔과 아주 잘 어울리는 공간이더라. 이곳은 호텔에서 어떤 역할을 하나? 너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호텔이라는 곳이 아침에 눈을 뜨는 공간이기 때문에 커피가 굉장히 중요하지 않나. 그래서 커피만큼은 제일 맛있길 바랐다. 다른 레스토랑에서도 헬카페의 원두로 커피를 서비스하기 때문에, 어찌 보면 이 호텔의 모든 F&B의 근간이다. 이 안에 있는 모든 셰프와 파티셰, 바리스타들이 서로 존중하고 협업을 해나갈 수 있는 구조라서 앞으로의 시너지가 더욱 기대가 된다.

레스케이프는 단순한 호텔이 아닌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앞으로 이 플랫폼에 어떤 콘텐츠를 담고 싶나? 일 년 365일 24시간 쉬지 않고 깨어 있는 공간이라는 것이 호텔이라는 곳의 특수성이다. 또한 전 세계의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이기 때문에, 각자의 입장에 따라 호텔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다. 그래서 사람마다 이 호텔을 다르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모든 다양성에 열려 있는 호텔이 되고 싶다. 확장성이 무한대인 것 같다. 뭐든 할 수 있고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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