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X에 관한 루머 7

지금 가장 문제적인 스마트폰, 아이폰 X에 관한 루머의 루머의 루머.

M자 탈모?

아이폰 X이 세상에 등장했을 때, 한국의 네티즌들은 경악했다. “M자 탈모가 진짜였다니!” 여기서 ‘M자 탈모’는 아이폰 X 상단의 M자 블랙 바를 뜻한다. 아이폰 시리즈 최초로 전면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덕에 더욱 도드라져 보이는 M자가 디자인과 감성을 해친다는 거다. 실제 무대 뒤 핸즈온 현장에서 아이폰 X을 직접 만져본 소감을 말하자면, 반 정도는 동의한다. M자가 없었다면 분명 더욱 아름다웠을 거다. 반밖에 동의 못한 것은 그 존재의 이유 때문이다. 홈 버튼이 사라진 아이폰 X에서 M자 이마 좌우의 디스플레이는 각각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 좌측 상단을 쓸어내리면 알림 센터가 등장하고(아이폰 7으로 치면 위에서 아래로 스와이프했을 때의 UI) 우측 상단을 쓸어내리면 제어 센터(아래에서 위로 스와이프했을 때의 UI)가 나타난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M자 이마 속엔 아이폰 X을 차별화시키는 ‘트루 뎁스(True Depth) 카메라’가 꽉 들어차 있다. 전면 카메라, 도트 프로젝터, 적외선 카메라, 투광 일루미네이터 등등. 이 복잡하고 예민한 센서들, 그러니까 M자 탈모로 인해 ‘페이스 ID’와 움직이는 이모티콘 ‘애니모티콘’, 셀카를 찍을 때도 인물 사진 모드가 가능해졌다.

Face ID?

흉흉한 소문이 돌았다. 지문 인식인 ‘터치 ID’를 얼굴 인식 ‘페이스 ID’가 대신했을 때 벌어지는 끔찍한 참사에 대해서 말이다. 사진만으로도 혹은 자고 있을 때 애인이 몰래 휴대폰을 얼굴에 갖다 대면 아이폰이 열릴 수 있다거나 이미 여러 스마트폰에 있는 기능이 무슨 혁신이냐는 비난이 쏟아졌다. 결론부터 말하면 ‘페이스 ID’는 차원이 다른 얼굴 인식 기능이다. 기존의 얼굴 인식이 2D라면, 아이폰 X의 ‘트루 뎁스 카메라’는 얼굴을 3D로 읽어낸다. 3만 개의 점을 쏘아 얼굴의 형상을 스캔하는데, 사용하면 할수록 정확성이 높아진다. 키노트 무대에서 애플 월드와이드 마케팅 수석 부사장 필립 실러는 다양한 스타일로 꾸민 한 여자의 사진을 휙휙 넘기며 이렇게 말했다. “모자나 안경을 쓰거나 헤어스타일을 바꿔도 모두 알아챌 수 있죠. 하물며 당신에게 악독한 쌍둥이가 있다고 해도 걱정할 필요 없어요!” 어찌나 정밀한지, 터치 ID가 5만 번에 한 번 꼴로 잘못 열릴 수 있다면 페이스 ID는 1백만 번 중 한 번이라는 높은 보안성을 자랑할 정도다. 마지막으로 직접 체험해본 바, 아이폰 X을 본다는 느낌을 줘야 잠금이 해제된다. 그러니까 걱정하지 말고 숙면해도 좋다.

사라진 홈 버튼?

그래서 홈 버튼 없이 뭘 어떻게 하느냐고? 아래에서 위로 쓱 쓸어올리면 메인 화면으로 돌아오고, 쓸어올리다 중간 지점에서 멈추면 멀티태스킹 화면에서 멈춘다. “아주 간단하고 쉬우며, 놀라울 정도로 직관적인 방법입니다. 한 번만 사용해보면 이보다 좋을 순 없다는 걸 알게 될 거예요.” 필립 실러는 이렇게 확신했지만 홈 버튼과 함께한 지도 10년. 나도 모르게 아이폰 X 위 엄지손가락이 계속 홈 버튼을 찾더라.

세로 카메라?

개인적으로 M자 이마보다 어색했던 건 후면의 세로 카메라다. 아이폰 8에는 여전히 가로로 배치돼 있는데, 왜 아이폰 X엔 세로인 건가? 설마, 저게 더 예쁘다고 생각해서? 물론 아니고, 아이폰 X에만 적용된 완전히 새로운 기능들 탓이다. 내부 설계로 카메라를 세로로 디자인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 이해는 되지만, 여전히 아쉽긴 하다.

진짜 혁신의 한 수?

키노트마다 찾아오는 새로운 프로세서 소개 시간. “A11 바이오닉 뉴럴 엔진은 초고속 프로세싱을 위한 듀얼 코어 디자인으로 초당 최대 6천억 번의 작업을 수행합니다.”라는 말이 떨어지자마자 현장의 IT 전문 기자들은 연신 감탄을 내뱉었다. 이게 웬 외계어인가, 싶겠지만 A11 바이오닉 칩은 이견 없는 혁신이다. 뉴럴 엔진이란 머신 러닝(기계 학습) 영역에서 쓰이는 인공지능 하드웨어를 말한다. 즉, ‘바이오닉(Bionic, 생체공학적인)’이란 이름처럼, 애플이 독자적인 인공지능 칩을 개발했다는 얘기다. A11 바이오닉 칩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은 다음과 같다.

1. 페이스 ID. 초당 6천억 번 연산 과정을 통해 스캔한 얼굴과 저장된 얼굴이 동일 인물인지 판단하고 끊임없이 학습한다. 2. 증강현실을 즐기기에 최적화된 환경을 제공한다. 직접 시연해봤는데, 순간 미래를 보았다. 3. 사용할수록 배터리 효율이 좋아진다. 4. 비주얼 효과를 포함한 모든 퍼포먼스에서 압도적이다. 벤치마크 사이트 ‘긱벤치(Geekbench)’에 따르면 기존 스마트폰의 2배 이상, 심지어 맥북 프로보다도 파워풀한 성능을 자랑한다.

아이폰 8 혹은 아이폰 X?

애플 키노트를 다녀왔다고 하면 제일 먼저 묻는 게 “그래서 아이폰 8이 좋아? 아님 아이폰 X이 좋아?”다. 사실 선택의 기준은 아주 간단하다. 페이스 ID와 애니모티콘 기능, 전면 디스플레이를 제외한 나머지, A11 바이오닉 칩, 카메라, 후면 글라스 디자인, 무선 충전 등 대부분의 스펙이 동일하기 때문이다. 편안한 사용감을 원하는 이들은 아이폰 8을,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다면 아이폰 X이 맞다. 아이폰 8의 장점을 꼽자면 실물이 예쁘다는 것. 아이폰 6 때부터 고수해온 디자인의 완성형이라 해도 좋다. 단점은 좀 지겨울 수 있다는 거다.

미래가 다가오다?

사실 아이폰 X에선 오히려 변하지 않은 것을 찾기가 더 어렵다. 애플 최고 디자인 책임자 조니 아이브는 아이폰 X을 이렇게 소개했다. “10년 전 아이폰을 처음 발표하며, 우리는 멀티-터치 기능으로 휴대폰에 혁신을 가져왔습니다. 아이폰 X은 새로운 시대에 한 획을 그을 것이며, 그중 하나는 경험이 기기를 압도한다는 것입니다.” 아이폰 10주년을 기념하는 제품임과 동시에 미래 10년을 위한 출발점. 아이폰 X을 ‘아이폰 텐’이라 불러야 하는 이유다.

  • Kakao Talk
  • Kakao Story

Credit

에디터
권 민지(프리랜스 에디터)
일러스트Yoo Seungbo
출처
본 기사를 블로그, 커뮤니티 홈페이지 등에 기사를 재편집하거나 출처를 밝히지 않을 경우, 그 책임을 묻게 되며 이에 따른 불이익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웹사이트 내 모든 컨텐츠의 소유는 허스트중앙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