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상프로방스의 아트 호텔, 빌라 라 코스트

드로잉이 복도를 수놓고, 비디오 설치작품이 방 안을 채우며, 거대한 조각작품이 정원을 장악하고 있다. 예술로 충만한 프랑스의 호텔들로 당신을 초대한다.

Villa La Coste
빌라 라 코스트

Add 2750 Route de la Cride, 13610 Le Puy-Sainte-Réparade
Tel +33 (0)4 42 50 50 00
www.villalacoste.com

엑상프로방스에서 차로 약 25분 거리에 자리한 르 퓨이 상트 레파라드(Le Puy-Sainte-Reparade) 마을에는 샤토 라 코스트라는 특별한 와이너리가 존재한다. 아일랜드 출신 백만장자인 패트릭 매킬런과 그의 누나인 마라는 2002년에 300년 된 이 와인 도멘과 사랑에 빠져서 200헥타르의 땅을 사들였다. 그중에 포도를 재배하는 면적은 120헥타르다. 매킬런 남매가 1692년부터 시작된 이 도멘을 산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건축가 장 누벨로 하여금 높이 10미터, 지하 17미터의 최첨단 와인 저장고 두 채를 짓게 하고 와인의 질을 끌어올리는 일이었다.

루이즈 부르조아의 2003년 작품 웅크린 거미 조각상은 2010년에 이곳으로 옮겨졌는데 그것은 그녀가 작고하기 이틀 전이었다.

명성 드높은 아트 컬렉터이기도 했던 남매는 남프랑스의 아름다운 낙원에 그들과 친한 아티스트들을 초대했다. 작가들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후원자 땅에서 즐겁게 전원생활을 즐기다 하나둘씩 작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2011년, 남매는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에게 이 작품들을 관리할 수 있는 아트센터와 빌라 입구를 설계해줄 것을 주문한다. “이 도멘 전체를 샤토 라 코스트라고 부르고, 모든 미술작품을 관장하는 곳이 아트센터, 그리고 1년 전에 문을 연 5성급 호텔은 빌라 라 코스트라고 명칭합니다.” 갤러리 디렉터 무슈 니콜라 소케가 말했다.

막 호텔에 도착한 투숙객을 입구에 있는 트레이시 에멘의 브론즈 여인상이 맞는다.

다니엘 뷔랑의 ‘형형색색의 휴식(Une Pause Coloree)’. 아르헨티나 출신 셰프 프란시스 말만(Francis Mallmann)의 레스토랑 옆에 자리하고 있다.

호텔 스위트의 화장실. 햇살이 환하게 들어오는 창문 밖에는 올리브나무가 심어져 있다.

호텔에 도착한 이들을 입구에서 맞아주는 건 트레이시 에민의 브론즈 여인상이다. 프로방스의 작은 길을 본떠 만든 아로마 허브 덩굴 길을 지나 중간 지점에 위치한 로비에 들어서자 컬렉션 가구로 가득하고 전망이 탁 트여 모든 도멘과 그 뒤로 멀리 루베롱 국립공원을 내려다볼 수 있는 갤러리가 나온다. 아트센터에서는 매일 오전 10시 반과 오후 2시 반에 예술작품 가이드 투어를 할 수 있다. 샤토 라 코스트에는 외부에 총 27점의 작품들이 전시돼 있으며 넓디 넓은 도멘 여기저기 자연 속에 흩어져 있는 작품들을 찾아다니며 산책하는 것은 박물관이나 갤러리에서 감상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신선함을 준다. 아트센터 옆 분수에 상징적으로 자리 잡은 루이즈 부르주아의 2003년 작품 웅크린 거미 조각상은 2010년에 이곳으로 옮겨졌는데 바로 그녀가 작고하기 이틀 전이었다. 너무나도 유명한 이 브론즈 거미상은 근육질 몸으로 덮여 있으나 다리 부분은 길고 가늘다. 웅크린 듯한 거미의 포즈에서는 공격적이면서 방어를 하는 듯한 힘을 느낄 수 있으며, 많은 이들이 알다시피 작가의 어머니를 상징한다.

포도밭 사이를 걷는 동안에도 여러 작품들을 볼 수 있다. 그 가운데 특히 브라질 아티스트 퉁가(Tunga)의 ‘Psicopompos’가 인상적이었다. 론 지역의 돌로 만든 아치형 조각들에는 각각 다른 평형추가 매달려 있다. 첫 번째는 아마존에서 실어온 쿼츠, 두 번째는 체코에서 가져온 거대한 유리 프리즘, 그리고 세번째는 중국에서 가져온 막강한 자기장의 자연산 자석. 이런 평형의 유희는 불완전하고 덧없는 인간상에 대한 관념을 보여준다. 특히 관람객들은 아주 강한 자석탑과 프리즘에 많은 관심을 보이는데, 자석탑에는 1상팀짜리 동전을 던져 붙이기도 한다. 프리즘은 날씨와 기온에 따른 팽창과 수축을 계속 하다가 결국에는 철장 안에서 갈라져버렸다. 그러나 이 예상치 못했던 일은 오히려 작품을 더 멋지게 만들었는데 해가 비칠 때 프리즘을 통해 나타나는 무지개가 환상적인 무늬를 그려내기 때문이다.

빌라 라 코스트에 설치된 앤디 골드워시(Andy Goldsworthy)의 ‘Oak Room’. 땅속으로 들어가 어둠 속에 자리를 잡으면 점차 눈이 암흑에 적응을 하면서 뒤집어져 있는 웅장한 새집 안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받는다.

태양이 비추는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숨겨져 있는 작품을 볼 수 있는데 바로 장소특정적 미술의 대가이자 사진작가인 앤디 골드워시의 ‘Oak Room’이다. 이 작품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일단 땅속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서서 어둠 속에 자리를 잡는다. 그러면 점차 눈이 암흑에 적응을 하면서 뒤집어져 있는 웅장한 새집 안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받는다. 예전부터 만들어져 있던 계단식 밭 위에 1천200개가 넘는 부르고뉴산 떡갈나무를 쌓아서 뒤집어진 새집 모양을 만든 후 그 위를 흙으로 덮어 만든 이 작품 ‘안’에서 프로방스 땅 내음을 맡는 것은 경이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히로시 스기모토의 작품 ‘인피니티 (Infiny)’가 맞이하는 안도 다다오의 아트센터.

언덕 위에 콤포스텔라 성지 순례길에 위치했던 버려진 작은 예배당은 안도 다다오에 의해 새로 태어났다. 무너져가는 땅을 다시 다진 후 다다오는 그의 상징적인 유리 패널로 돌 예배당을 감쌌다. 쟝 미셸 오토니엘이 붉은 와인을 상징하는 무라노 유리로 만든 십자가도 다진 땅 위로 옮겨졌으며 십자가 밑과 예배당 주위를 일본식 젠 가든으로 변모시켰다. 이 예배당 안에 들어가면 조용히 문을 닫아보기를 권한다. 자연광을 다루는 법에 능통한 다다오가 빛의 마법을 선사한다.

샤토 라 코스트에서 가장 포토제닉한 작품은 뭐니뭐니해도 아티스트이자 발명가인 톰 샤논의 ‘물방울(The Drop)’이다. 거울 같은 표면의 스테인리스로 만들어진 이 작품은 손으로 밀면 수평수직으로 움직이는데 이것이 액체가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준다. 특히 보이지 않는 아크릴 받침대 위에서 축이 없는듯 움직이는 작품 위에 비춰지는 두 그루의 떡갈나무는 신비로움을 자아낸다. 샤논은 작가이기 이전에 발명가로서 터치 스크린 전화기 특허를 가지고 있다.

엑상프로방스에서 미술사를 공부한 도슨트 클레르가 마이클 스팁의 여우상을 지나며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이 외에도 샤토 라 코스트에는 이우환, 아이웨이웨이, 리처드 세라, 프랭크 게리 등을 비롯한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의 작품이 즐비하고 매킬런 남매가 수집한 작품들이 이곳저곳에 전시되어 있다. 이곳에서 일하는 모든 직원들은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셰프나 차량 서비스를 맡은 스태프까지- 도멘에 특별한 애정을 품고 있으며 모든 작품의 아티스트와 제목을 알고 있을 뿐 아니라 자신만의 관점을 갖고 있었다. 이는 샤토 라 코스트의 예술에 대한 진정한 경의와 다짐으로 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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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사진 Julien Webber
출처
47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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