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머무르다, 제주 스테이

개성과 취향을 존중해 선택의 폭을 넓힌 스테이(Stay) 공간. 제주의 일상을 느끼기에 더없이 좋을 두 곳의 스테이를 찾았다.

아름다운 ‘화이트 큐브’ 설치 공간, 텔레스코프

‘텔레스코프(Telescope)’는 직접 공간을 운영하는 디렉터 이봄이 기획과 설계, 인테리어 스타일링까지 도맡아 한 주택 겸 스테이. 기존의 ‘펜션’이 가지고 있는 패러다임에서 벗어난 일관성 있는 디자인으로 마치 하나의 설치 작업처럼 보인다. 어느 방향에도 봐도 각기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건축미가 매력적인 공간이다.

add 제주시 한경면 저지6길 20, www.telescope-jeju.com

 

제주에 텔레스코프를 오픈 하게 된 이유 서울에서 제주로 내려와 지내면서 인테리어 디자인 작업을 할 때마다 느낀 점이 하나 있다. ‘왜 펜션은 이렇듯 비슷비슷하게 정해진 모습일까?’ 텔레스코프는 기존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새로운 각도로 공간을 바라보기 시작하면서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모든 걸 해낸 나만의 포트폴리오 같은 공간이다.

텔레스코프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공간 모든 공간이 소중하지만, 하나만 골라서 얘기해야 한다면 ‘싱크대’. 모든 숙박 업소의 주인공은 침대이지만 텔레스코프에서는 싱크대 앞에 선, 그날의 손님이 커피 한 잔을 준비하는 작은 행위조차도 돋보일 수 있게끔 했다. 그런 풍경을 연출하기 위해, 최대한 간결하게 모든 주방용품과 도구를 매입하는 것으로 오롯이 사람과 그 행위가 돋보일 수 있게 디자인했다. 최소한의 장식으로 제주가 가진 빛, 감귤 밭 같은 자연 등을 관망할 수 있으면서도 거꾸로 그 공간을 사용하는 소프트웨어인 사람이 돋보일 수 있게 말이다.

텔레스코프와 이웃하고 있는 보석 같은 공간 제주 로컬 식자재를 이용한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 ‘맛있는 폴부엌’. 이곳의 딱새우 크림 파스타는 가히 최고다. 빈티지 카페의 ‘뉴저지 카페’에서 보는 감귤밭, 그리고 일몰은 정말 환상적이다. 근사한 분위기의 카페 ‘브루마블’, 편집숍 ‘프란츠 스토어’도 강력하게 추천한다.

텔레스코프가 주는 제주 여행 팁 일단 텔레스코프와 함께 하기를 바란다(웃음). 제주를 느끼는 가장 좋은 여행법은 천천히 호흡하는 것. 바쁜 도시에서 벗어나 제주에 여행을 온 만큼 여유 있게 음악을 듣고 책을 읽으면서 창밖의 제주 자연을 느끼면서 지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짬’을 내 근처 동네 카페나 편집숍을 둘러보거나, 오름에서 트레킹 하는 일을 곁들이면서! 구태여 많은 동네를 돌아다니지 않더라도, 제주의 소박하면서도 자연적인 매력에 빠져들 수 있을 것이다.


살고 싶은 집에 관한 생각이 담긴 스테이, 벵디1967

자주 즐겨 찾던 제주에서 운명처럼 모든 걸 내려놓고 ‘자연스럽게’ 살고 싶어 덜컥 섬 생활을 결정하게 됐다는 ‘벵디1967’. ‘집의 가치를 전한다’는 모토와 더불어 여행자들이 ‘살고 싶은 집’에 대한 고민을 한 번 더 해볼 수 있게 영감을 주는 스테이 공간을 오픈했다.

add 제주시 구좌읍 평대2길 39-11, www.bengdi1967.com

 

제주에 벵디1967 오픈 하게  이유 제주에 오면 꼭 ‘의식주’에 대한 얘기를 해보고 싶었다. 의식주 중에서도 주거 문화는 다양하게 체험하기가 상대적으로 다른 영역에 비교해 어렵지 않나. 잘 지은 집은 대부분 건축가가 지은 것이 부지기수 인데다, 집이라는 재화의 가격 때문에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아무래도 획일화한 아파트 생활이 깊숙이 침투한 한국의 주거 문화도 한몫을 한다. 그래서 생각했다. 우리가 생각하는 좋은 집을 지어서 함께 공유해보자. 집을 짓거나 사는 건 쉽지 않아도 하룻밤을 사는 건 누구나 할 수 있으니까.

벵디 1967가장 애착이 가는 공간 아무래도 욕실 같다. 한국의 욕실은 축축하고 지저분한 공간이라는 인식이 남아 있다. 우리는 그 고정 관념을 깨고 처음부터 욕실을 ‘또 다른 방’이라는 생각으로 준비했다. 건식 욕실로 만드는 것은 기본이고 공간의 크기도 방과 비슷한 크기로 여유 있게 산정했다. 욕실에 큰 창문을 만들어 바깥도 볼 수 있게 했다. 청결 유지에 무엇보다 신경을 많이 썼다.

벵디1967 이웃하고 있는 보석 같은 공간 ‘평대스낵’은 비슷한 시기에 오픈해 정말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다. 그만큼 맛도 변함없어 좋다. 매콤한 ‘밀떡’에 튀김과 맥주를 곁들여 먹으면 ‘이게 휴가구나’ 싶은 마음이 들 거다. 바로 옆 가게인 ‘아일랜드 조르바’ 역시 오래 자리를 지키고 있는 곳, 야채 카레와 콩 카레 두 가지 카레에 집중해 깊은 맛을 내는 ‘톰톰 카레’ 역시 걸어서 다녀오기 딱 좋다.

벵디1967이 주는 제주 여행  여러 곳을 이동하는 대신 작은 지역을 천천히 음미하듯 길게 즐겨 보라 권하고 싶다. 물론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여행이라, 가고 싶었던 곳을 몰아서 둘러보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되도록 차에서 버리는 시간과 노력을 적게 하고 좀 더 오래 걸으면서 깊이 있게 공간 하나하나를 즐기는 여행을 해 보면 좋겠다. 그 예로는 해변에서 하루를 온전히 보내기, 긴 숲길을 걷기, 카페에서 아주 느긋한 오후 보내기, 숙소 근처 동네를 샅샅이 돌아보기, 혼자만의 시간 보내 보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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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에디터
프리랜서 에디터 김 나래
사진 ADOZGR(텔레스코프), 박미연(벵디1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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