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머리맡에 있는 이 책

데이비드 내시

런던에 사는 시인. 올해 첫 책이 칠레와 영국에서 출간된다.

지금 머리맡에 있는 책은 무엇인가? 비요크 초기 앨범의 작사가였던 스존(Sjon)의 <고래의 입(The Mouth of the Whale)>을 읽고 있다. 미신과 과학, 자연과 고립, 이러한 것들이 서로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다루는 책이다. 읽기 쉽지는 않지만 인내심에 보답한다.

시인과 소설가, 에세이스트, 저널리스트 중 당신이 가장 신뢰 하는 직군은? 아무도 믿어선 안 된다. 특히 시인들은, 실용적인 삶의 측면에서는 더더욱 믿을 사람들이 못 된다. 하지만 나는 문학 그 자체는 믿는다. 문학이 내 삶에 만들어내는 일들에 대해서는 말이다.

저녁식사에 세 명의 작가를 초대할 수 있다면?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사무엘 베케트, 그리고 술 잘 마시는 사람도 한 사람쯤, 아마도 랭보가 아닐까.

당신이 가장 좋아했던 고전은? <몽테 크리스토 백작>.

책장에서눈에 잘 띄는 곳에 배치해둔 책과 구석에 숨겨둔 책은? 가장 잘 보이는 책은 나에게 가장 거대한 위인, 파블로 네루다의 삽화가 들어간 시집들. 가장 눈에 안 띄는 것은 <점성술에 대한 작은 책(The Little Book of Astrology)>일 텐데, 아마도 내 스스로 감당이 안 되는 책이라서일 것이다.

함께 읽을 때 조합이 좋은 세 권의 책은? 젊었을 때는 마술적 사실주의 작가들의 소설을 한꺼번에 읽어대곤 했는데, 그 책들이 나에게 문학이 어떤 일을 해낼 수 있는지를 알려주었다. 그래서 이 작가들의 작품 중 무엇이건 세 권을 고르면 될 것 같다. 마르케스, 카프카, 모리슨, 보르헤스, 사라마고, 칼비노.

몇 번이나 시도했으나,결코 끝까지 읽지 못한 책은? 보통은 잘 포기하지 않는데, <반지의 제왕>에게는 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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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돈

<눈 먼 부엉이>로 데뷔해 <건축이냐 혁명이냐> <내가 싸우듯이> <작은 겁쟁이 겁쟁이 새로운 파티> 등의 소설을 썼다. “문학은 세계의 인용이다”라고 말하며 방대한 독서의 흔적을 자신의 글에 촘촘히 삽입하는 소설가.

지금 머리맡에 있는 책은 무엇인가? <양자혁명: 양자물리학사 100년> <제5도살장> <큐레이셔니즘> <네트워크 사회와 협력 경제를 위한 미래 시나리오>.

시인과 소설가, 에세이스트, 저널리스트 중 당신이 가장 신뢰하는 직군은? 글을 쓰는 직군 중에 신뢰하는 직군은 없다. 가장 신뢰하지 않는 직군에 대해서는 말할 수 있다. 저널리스트를 가장 신뢰하지 않는다. 그들은 의심받아 마땅하다.

좋아하는 장르와 결코 읽을 수 없는 장르는? 전기, 자서전, 회고록을 좋아한다. 자서전이나 회고록의 터무니없는 지점과 스스로의 삶을 포장하고 기억을 되새기는 과정이 좋다. 자신만이 이야기할 수 있는 디테일이 발견되는 것도 좋고 타인과 시대에 대한 개인적이고 가차없는 평가가 동반되는 것도 좋다. 읽을 수 없는 장르는 없지만 라노벨이나 팬픽은 읽을 일이 없었다. 앞으로도 읽을 일이 있지 않을까?

저녁 식사에 세 명의 작가를 초대할 수 있다면? 금정연, 오한기, 이상우. 가장 편하고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다. 만일 내가 직접 요리를 한다면 그걸 견디고 먹을 사람은 그들 밖에 없다.

고전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귀스타브 플로베르의 <감정 교육>.

당신이 발견한,아직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는 좋은 작가가 있다면? 세르게이 도블라토프. 해외에서는 이미 모던 클래식의 반열에 올랐지만 국내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다행히 지만지 출판사에 그의 책이 여러 권 번역되어 있다. 지인들에게 영업해서 모두 그의 팬이 되었다. 당신도 하루 빨리 읽기를!

책장에서 눈에 잘 띄는 곳에 배치해 둔 책과 구석에 숨겨둔 책은? 안드레이 플라토노프나 W.G. 제발트, 로베르토 볼라뇨, 앙드레 고르, 빌렘 플루서와 니클라스 루만의 책은 늘 근거리에 있다. 책장 구석에는 문예지나 잡지를 둔다.   

함께 읽을 때 조합이 좋은 세 권의 책은? 데이비드 조슬릿 <피드백 노이즈 바이러스>, 티머시 리어리 <플래시백>, 사이먼 레이놀즈 <레트로 마니아>. 분야로 따지면 미술, 자서전, 음악이지만 조금씩 서로의 영역에 발을 걸치고 있다. <플래시백>은 20세기 가장 화려했던 시기인 1960~70년대 당시 LSD의 구루로 군림하며 문화 전반에 영향을 준 티머시 리어리의 삶을 볼 수 있는 책이다. 그리고 그 영향의 일부가 <피드백 노이즈 바이러스>와 <레트로 마니아>에 녹아 있다.

세 차례 이상 읽은 책은 무엇인가? <야만스러운 탐정들>. 세 번이 무엇인가. 열번은 읽은 것 같다. 무려 필사까지 했다.

몇 번이나 시도했으나, 결코 끝까지 읽지 못한 책은? <화산 아래서>.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까지 했지만 사실 절반도 안 읽었다. 그렇지만 이 소설이 좋다는 나의 추천은 거짓이 아니다. 다만 끝까지 읽지 않았을 뿐.

다음에 읽을 책은 무엇인가? 다음에 읽을 책은 다음이 되어봐야 알 수 있다. 다음에 읽어야지 생각하고 사둔 책을 정말 바로 다음에 읽은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언제나, 갑자기 새로운 책이 끼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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