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주년] 꽃을 든 남자

17세기 네덜란드 정물화의 21세기적 해석. 뉴욕 플로리스트 듀오, 마이클과 대록 퍼트넘의 이야기.

Painterly Flowers

마이클 퍼트넘과 대록 퍼트넘, 성이 같다. 형제끼리 꽃을 하게 된 계기가 뭔가?
Michael Putnam(이하 마이클): 우린 형제가 아니라 결혼한 커플이다. 항상 꽃을 사랑했지만, 꽃을 업으로 삼을 거란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다. 나는 뉴욕 FIT에서 인테리어를 공부했고, 전공 관련 분야에서 몇 년간 일하며 주말에 취미 삼아 꽃을 만졌다. 그러다 나란 사람은 자연에서 비롯된 것과 밀접한 일을 해야만 하는 사람이라는걸 깨닫게 됐다. 그래서 작게나마 내 사업을 시작하기 전까진 웨딩 현장의 플라워 어레인징을 어시스트했다. 그때도 여전히 인테리어 디자인계에서 일하고 있었고, 틈틈이 꽃과 함께하며 나만의 스타일을 발견하고자 했다. 대록은 내가 디자인한 꽃들의 사진을 찍어주었고, 우리는 그 사진들을 SNS에 포스팅했다. 그러자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알게 됐고, 그때부터 퍼트넘 & 퍼트넘(Putnam & Putnam)이 공식적으로 브랜드화됐다. 대록은 나와 온전히 함께하기 위해 본업을 그만뒀다. 그게 5년 전이다. 그 이래로 우리의 성장을 지켜보면서 어찌나 가슴이 뛰었던지. 

퍼트넘 & 퍼트넘이 디자인한 꽃을 보면 우아한 색감과 볼륨이 눈에 띈다. 많은 사람들이 이를 보고 정물화를 떠올린다. 실제로 레퍼런스 삼는 화가나 작품이 있나? 주로 어디서 영감을 얻나?
마이클: 네덜란드 정물화. 언제나 우리에게 엄청난 인스피레이션이다. 17세기경에 그려진 더치 정물화에 나타나는 구성과 색감이 늘 영감의 원천이다. 건축물과 여행, 패션을 통해서도 많은 아이디어를 얻는다. 

대록은 사진을, 마이클은 인테리어 디자인을 했다. 각기 다른 분야의 감각적인 전문가 둘이 가냘프고 까다로운 꽃을 다룬다는 사실 자체가 매우 흥미롭다. 그래서 고고하고 반듯하기만 할 것 같은 꽃들이 일단 두 사람의 손길을 거치면 그 숨겨진 아름다움까지 증폭시키는지도 모르겠다. 각자의 전문 분야가 ‘플라워 어레인징’이라는 또 다른 창조 활동에 어떻게 응용되는지, 다름과 다름이 만나 어떤 ‘크리에이티브 스파크’를 일으키는지 알고 싶다.
마이클: 대록과 나는 모두 디자인 백그라운드를 가지고 있다. 내가 생각하기에도 이런 배경은 우리가 꽃 작업을 하는 데 있어서 아주 큰 강점이다. 나의 공간에 대한 관심(채워진 공간과 여백 모두), 그리고 대록의 포토그래피적 시선이 만나 완벽한 팀을 이루는 것 같다. 또 우리 둘 다 색을 보는 눈이 좋다. ‘컬러’는 우리 브랜드의 트레이드마크라고도 할 수 있다. 실제로 사람들이 우리 디자인에 대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건 ‘컬러 트랜지션’과 ‘로맨틱함’이다. 

두 사람이 함께 비즈니스를 일군다는 것은 실로 많은 대화와 감정의 조율이 필요하다. 클라이언트와 미팅을 하거나, 내부적인 아이디어 회의를 할 때, 실제 현장에 꽃을 둘 때 등 일을 할 때 둘만의 협업, 분업 방식이나 불문율이 있다면?
마이클: 사실 우리는 예전부터 늘 함께 일하길 갈망해왔다. ‘꽃’은 우리 사이를 잇는 완벽한 플랫폼이다. 나는 크리에이티브 작업을 담당하고, 대록은 완성된 꽃의 사진을 찍고 브랜드의 경영을 도맡아 한다. 우리가 함께 맞추는 호흡은 아주 매끄럽다. 

각자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꽃과 그 이유가 궁금하다.
Darroch Putnam(이하 대록): 아름다운 가든로즈. 가든로즈만큼 로맨스를 이야기할 수 있는 꽃은 없다. 마이클: 코스모스! 우리 이모는 항상 코스모스를 키웠다. 코스모스만의 섬세함과 순결함을 사랑한다. 

서로를 하나의 꽃에 비유해 한다면 어떤 꽃인가, 그 이유는?
대록: 마이클의 세심함과 섬세함은 꼭 목련을 닮았다.
마이클: 대록은 장미다. 예리함과 근면함 이면엔 우아하고 부드러운 면모가 있다. 장미처럼. 

마지막 질문이다. <하퍼스 바자> 코리아만을 위한 플라워 어레인징을 한다면, 어떤 형상과 컬러일지 궁금하다.
마이클: <바자> 코리아를 위한 어레인지먼트는 세련된 제스처가 돋보이는 조합이 될 것 같다. 컬러 팔레트는 화이트, 크림, 라벤더, 블랙이다. 만개한 목련, 월하향, 흰 코스모스, 그리고 짙은 버건디의 스카비오사를 믹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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