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을 얼려 다이어트하는 #미주신경냉동술?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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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을 얼려 다이어트하는 #미주신경냉동술?

체중을 감량하는 데 의지력과 인내심이 항상 효과를 발휘하는 건 아니다. 미국에서 시작된 ‘미주신경 냉동술’은 다이어트 시 느끼는 극심한 허기를 줄이는 새로운 해결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BAZAAR BY BAZAAR 2018.10.10

“지난 10년간 꾸준히 다이어트를 해왔어요.” 플로리다에 거주하는 회계사 제시카 앨더만은 살을 빼기 위해 안 해본 방법이 없다. 앱에 식단을 기록하는 건 물론 식사 대용 셰이크를 먹어보고, 수많은 운동 프로그램에도 도전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그녀는 체중을 감량하지 못했다. “다이어트를 하면 심하게 배가 고프고 불행해져요. 그래서 늘 2주를 넘지 못하고 포기하곤 했죠.”

그녀가 애틀랜타의 에모리 의과대학에서 진행하는 시험 연구에 지원한 이유다. 이곳의 중재방사선 전문의 J. 데이비드 프롤로고 박사는 ‘미주신경 냉동술’을 개척했다. 미주신경은 체내에 음식이 필요하다고 뇌에 신호를 보내는 신경으로, 미주신경 냉동술이란 이를 얼려 그 신호를 차단하는 것. 프롤로고 박사는 과체중이나 비만인 사람들 중에는 미주신경으로 인해 몸이 공복에 과민 반응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한다. “이는 비정상적으로 극심한 공복감을 야기해요. 과체중인 사람들은 ‘의지가 약하다’고 평가받지만, 날씬한 사람들은 경험하지 못한 체내 신호 세례에 힘겹게 저항하고 있는 거죠. 다시 말해, 음식 조절은 실제로 그들에게 매우 고통스러운 일이에요.” 이렇듯 배고픔 신호를 진압한다면, 음식 섭취를 줄이는 일은 훨씬 수월해진다. 프롤로고 박사의 연구에서 20명의 환자들이 미주신경 냉동술을 받았다. 이 시술은 환자의 등에 바늘을 삽입하고, 식도 기저부에 위치한 신경을 가스를 사용해 얼린다. 이러한 과정은 실시간 CT 촬영을 통해 이뤄진다. 시술 시간은 30분 정도로 회복 기간이 따로 필요 없으며, 흉터도 남지 않는다. 하지만 이 시술을 받았다고 체중 감량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살을 빼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인 ‘칼로리 제한’과 ‘활동량 증가’가 동반되어야 하기 때문. “미주신경 냉동술은 체중 감량 수술이 아니에요. 환자들이 각자의 식단 조절 방법을 힘들지 않게 실천해서 성공적으로 체중을 감량할 수 있도록 도울 뿐이죠.” 이렇게 얼린 신경은 8~12개월 후면 재생되는데 이 사이에 환자들이 새로운 식습관을 확립하도록 시간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는 앨더만에게도 해당됐다. 시술을 받은 후 5개월 만에 10kg 이상의 감량에 성공한 것. 그녀는 “미주신경 냉동술을 받은 주에는 화날 정도로 극심한 허기를 느낀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어요. 그렇게 한 달 정도가 지나니 음식을 적게 먹는 것이 마치 천성처럼 되어버렸죠.”라고 말한다. 앨더만은 이 치료가 다이어트를 지속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기대한다. 하지만 다음과 같이 강조한다. “시술만 받으면 저절로 살이 빠질 거라고 기대해선 안 돼요. 단지 하나의 장애물을 제거한 것뿐이에요. 물론 아주 큰 장애물이지만요.”

미주신경 냉동술은 체중 감량 수술이 아니다. 환자들이 각자의 식단 조절 방법을 힘들지 않게 실천해서 성공적인 체중 감량을 도울 뿐! 이렇게 얼린 신경은 8~12개월 후면 재생되는데 이 사이에 환자들이 새로운 식습관을 확립하도록 시간을 제공한다.

볼티모어에 위치한 존스 홉킨스 병원의 방사선 및 방사선의학 부서 부교수인 클리포드 와이즈 박사 역시 이 시술은 충분히 유망하다고 전망한다. 최소 침습 비만 치료술(기존 수술과 효과는 동일하지만 환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법)의 전문가인 그는 위궤양 수술이 이를 입증한다고 설명한다. 해당 수술로 인한 신경 절제가 종종 환자들의 체중 감량으로 이어진 것. 와이즈 박사는 프롤로고 박사가 “큰 외과 수술 없이 최소의 침습 방법으로 이 수술을 잘 모방해냈어요. 과학자로서 보자면, 이 시술은 체중 감량을 성공적으로 이끌 것이라고 믿어요. 물론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의사로서 매우 흥미롭게 느껴지는 치료법이죠.”라고 말한다. 하지만 아직 표본 크기가 작고, 메커니즘이 불분명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게 국내 전문가들의 의견.

프롤로고 박사는 또 다른 연구를 계획하고 있다. 줄어든 허기가 체중 감량에 얼마만큼 영향을 미치는지 그 수치를 측정하는 것. 미주신경 냉동술이 실행 가능하다고 증명된 상태에서 이 연구 결과가 뒷받침된다면 식단 조절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획기적인 치료법이 될 것이라고 그는 확신한다. “식습관을 바꿀 만큼 오랜 시간 효과가 지속된다면, 이는 그들의 삶까지도 변화시킬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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