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은 유분이 전혀 분비되지 않아 각질이 생기기 쉽다. 여기에 몸을 지탱하며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하기 위해 각질층이 증식되며 점점 단단하고 두꺼워진다. 즉, 발의 각질은 압력과 마찰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방어기제인 셈. 발에 맞지 않는 신발을 장기간 착용하거나 양말을 신지 않고 오래 걷는 경우, 체중이 무겁거나 지방층이 얇은 노화 피부에 잘 생기는 이유다. 또한 순환에 이상이 생기면 수분과 영양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문제를 일으킨다. 이 외에도 무좀, 족부습진 같은 피부 질환도 원인이 된다. 발바닥의 각질층은 얼굴의 100배인 약 2mm 정도. 미르테바이혜정 에스테티션 박혜정은 앞서의 이유로 2cm까지 각질층이 두꺼워진 경우를 본 적이 있다고 하니 두고만 볼 일은 아니다. 알다시피 각질은 제 역할을 다하면 28일 주기로 탈락되어야 한다. 그런데 탈락의 때를 모른다면? 우리가 대신해주는 수밖에!

현명한 #패디플래닝
양말처럼 신는 발 팩
AHA나 BHA 등을 사용한 화학적인 필링 방법. 세포와 세포를 연결해주는 교소체를 분해시켜 각질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시간 차를 두고 진행되기 때문에 3~7일 이후부터 각질이 벗겨진다. 차앤박피부과 전문의 김홍식은 “시중에 나온 제품들을 살펴본 결과 대체적으로 안전한 공정을 거쳤으므로 용도와 사용법에 맞게 사용한다면 큰 문제는 없습니다. 다만 AHA는 5% 이상 함유되어야 효과가 있으며 최대 허용치는 10%. 따라서 5~10% 사이의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죠. BHA는 각질 세포 분해 능력을 가졌지만 유분을 없애기 때문에 자주 사용하면 피부가 민감해지기 쉬워요.(이에 대부분의 제품은 한 달에 1회 사용을 권장한다.)”라고 말하며 건조함으로 발뒤꿈치가 갈라져서 상처가 난 경우, 습진이나 무좀이 있다면 삼가하라고 덧붙인다. 퓨어피부과 전문의 이수현은 피부 장벽이 건강한지 셀프 체크 후 사용할 것을 추천한다. “육안으로 확인이 불가능할 경우 알코올 솜으로 피부를 살짝 닦아보세요. 따갑거나 쓰라리지 않다면 시행하세요.” 또 사용 전후 철저한 보습 관리는 필수다.
뿌리고 문지르는 각질 제거제
티트리, 로즈메리, 라벤더 추출물 등 자연유래 성분을 담았다. 티트리는 각질 제거 성분인 라하(LHA)를 함유하고 있으며 LHA는 약산성으로 피부 장벽을 해치지 않아 저자극 필링 성분으로 주목받고 있다. 로즈메리 역시 각질 제거에 도움을 준다. 단, 천연 성분은 개인마다 반응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어 사용 전 테스트가 필요하다. “면봉이나 손으로 콕콕 찍어 소량 사용해보세요. 티트리 제품은 저농도에도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또한 산화되기 쉬워 뚜껑을 잘 닫고 서늘한 곳에 보관해야 하죠.” 이수현의 설명. 발 팩보다 자극이 적은 만큼 딱딱하게 굳은 각질에는 효과가 미미할 수 있다. 풋 파일을 함께 사용하거나 우레아(Urea)를 포함한 제품을 고른다. 에코유어스킨 에스테티션 진산호는 “우레아는 피부 장벽에서 보습과 수분에 관여하는 자연보습인자(NMF)의 일종으로 굳은 각질을 부드럽게 분해하는 피부 연화제입니다.”라고 소개한다.
발 각질 제거기
버퍼(Buffer)나 풋 파일, 전동 각질 제거기 등 각질을 갈아서 없애는 제품. 사용자의 노하우나 기기의 세기에 따라 각질 제거 정도가 달라질 수 있어 강도를 충분히 숙지한 후 사용해야 한다. 발 관리 전문 브랜드 리풋(Refoot)의 대표 오하나는 “죽은 각질 세포만 제거해야 합니다. 멀쩡한 피부에 상처를 입히면 피부는 이를 위험 신호로 받아들여 최전방의 각질층을 더 두껍게 만들고 악순환이 반복되죠. 생각보다 많은 경우 잘못된 각질 제거가 비정상적인 각질의 원인이에요.”라고 강조한다. 한 번에 모두 제거하겠다는 마음은 내려놓을 것. “얼마나 ‘많이’ 제거할까보다는 얼마나 ‘자주’ 관리해야 하는지를 생각하세요.” 진산호의 조언. 발에 상처가 없는지 살핀 후 튀어나와 있거나 하얗게 들뜬 각질만 손에 힘을 던 채 제거한다. 돌처럼 단단하게 굳어 통증이 느껴진다면 각질 연화제를 바르고 15분 정도 방치한 후 실시한다. 각질 제거 후에는 가볍게 소독하고 보습제를 충분히 바른다. 물론 제품의 위생 관리에도 신경 쓴다.
그렇다면 전문가가 추천하는 각질 관리법은 무엇일까? 예상외로 버퍼를 1순위로 꼽았다. 단단하게 자리한 각질을 무리하지 않게 갈아내고 보습제를 바르는 단계를 반복한다. 이러한 과정으로도 나아지지 않는다면 발 팩이나 뿌리는 타입으로 화학적 필링을 시행한다. 물론 풋 크림이나 우레아 크림 등으로 보습하기를 생활화하는 것이 기본이다. “각질은 피부 속 수분을 가두고 외부 물질의 침입을 막는 제1 면역기관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즉, 모두 벗겨내야 하는 대상으로 여겨서는 안 되죠. 각질이 금방 다시 쌓인다면 필요한 각질까지 제거한 건 아닌지 점검해보세요.” 적당한 주기, 적당한 강도, 적당한 방법…. 발 각질 관리의 핵심은 ‘적당히’이다.
YES OR NO
발 각질은 불려서 제거한다.
NO. 목욕탕에서 각질을 불린 후 울퉁불퉁한 돌이나 날카로운 칼로 제거하는 경우가 많은데 죽은 세포와 산 세포가 뒤엉켜 떨어지기 때문에 상처가 날 수 있다. 발을 씻고 나와 물기를 말린 뒤 관리할 것.
스테로이드 성분의 연고를 정기적으로 바르고 있다면 발 각질 제거에 주의해야 한다.
YES. 약물 흡수율을 높여 스테로이드로 인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또 피부 장벽이 약해져 2차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무좀이 생겨도 발 각질이 두꺼워질 수 있다.
YES. 각화형 무좀은 가려움 없이 발바닥 각질이 전체적으로 두꺼워지는 경우다. 살 비듬이 떨어지는 특징이 있으며 무좀균이 발바닥에만 머물지 않고 발가락 사이, 발의 측면까지 점령한다. 발톱 무좀이 동반되는 경우도 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