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로피아나표 슈퍼 럭셔리 소재는 어떤 것이 있을까?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로로피아나표 슈퍼 럭셔리 소재는 어떤 것이 있을까?

모든 결과물은 우연이 아닌 지적인 노력의 산물이다.

BAZAAR BY BAZAAR 2023.03.08
 
비쿠냐(Vicuña)
낙타과 동물 중 하나인 희귀 동물 비쿠냐는 로로피아나가 구해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현재 그들의 직접적인 보호를 받고 있다. 4천 미터가 넘는 안데스산맥 고산지대에서 서식하는 비쿠냐는 매우 예민하고 우아한 동물로 사육이 불가능하며, 한 마리 당 약 3천 평(1헥타르)이 넘는 땅이 서식을 위해 필요하다. 워낙 섬세한 털을 가지고 있어 ‘안데스의 여왕’이라 불릴 정도로 신성하게 다루어진 동물이었지만 무자비한 밀렵꾼들에 의해 1960년대에는 전 세계 5천 마리 정 도만 남아있을 정도로 멸종 위기였다. 이에 1994년 페루 정부는 국제적 파트너를 선정해 비쿠냐가 살아 있는 상태에서 섬유를 얻고 시어링이 끝난 후에는 자연으로 돌려 보내는 방식으로 비쿠냐 보호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이러한 보호 작업을 함께 진행한 파트너가 바로 로로피아나다. 그 결과 단 5년 만에 비쿠냐의 개체수는 2배로 불어났으며 멸종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2008년 로로피아나는 6백만 평이 넘는 땅을 구입해 비쿠냐를 위한 사유 자연보호구역을 만들었고, 이어 아르헨티나에도 2억 6천 평의 비쿠냐 보호구역을 운영 중이다. 비쿠냐는 얼어붙을 것 같은 추위와 타버릴 듯한 여름의 더위 속에서 생존하기 위해 금빛 속털을 만들어내는데, 평균 지름이 12.5~13미크론 정도 되는 초미세 털로 짧고 촘촘하다. 덕분에 뛰어난 온도 조절 속성을 갖고 있다. 이렇게 귀하고 고급스러운 섬유를 채취하고 가공하는 것은 전통에 따라 이루어지기 때문에 많은 시간을 요한다. 2년에 한 번씩만 털깎기가 이루어지며, 다 자란 비쿠냐가 고작 250g의 털을 생산한다. 겉부분의 거친 보호털을 제거하는 과정이 끝난 후엔 최종적으로 120~150g 정도만 생산된다. 비쿠냐 섬유의 세계 연간 공급량은 8천kg이 채 안 된다. 로로피아나의 스카프 하나를 만드는 데에 비쿠냐 한 마리, 스웨터 한 벌에는 비쿠냐 여섯 마리, 코트 한 벌에는 총 서른다섯 마리의 비쿠냐 플리스가 사용된다. 바로 이 희소성이 비쿠냐의 ‘잔인한’ 가격을 설명하고 있다.
 
더 기프트 오브 킹스(The Gift of Kings®)
8세기부터 스페인에서 길러진 메리노 양은 왕이 동맹국 왕족에게만 선물로 보낼 정도로 품종이 뛰어나고 귀했다. 메리노 울은 말 그대로 ‘왕의 선물(The Gift of KingsⓇ)’이었다. 실제로 14세기에서 18세기 사이 스페인에서는 메리노 양을 한 마리라도 반출하는 사람에게 사형을 내릴 정도로 귀하게 다뤄졌다. 이후 메리노 양에 대한 규제가 사라진 1700년대 후반 호주에 메리노 양이 소개됐고, 호주의 자연환경과 잘 맞았던 메리노 양은 이후 호주의 주요 수출품이 된다. 현재 호주에는 7천5백만 마리, 뉴질랜드에는 3천2백만 마리의 메리노 양이 서식하고 있다. 로로피아나는 이 중 선별된 1천여 마리의 양에서 양질의 양모를 채집하며 이후 진귀한 모든 것들이 누려야 할 정성과 전문성을 곁들여 가공한다. 이렇게 얻어진 섬유만이 ‘더 기프트 오브 킹스’라는 이름을 획득할 수 있다. 로로피아나의 더 기프트 오브 킹스는 특유의 카네이션 향이 나며, 12미크론밖에 되지 않아 캐시미어보다 더 가늘고 비쿠냐만큼 가볍다.
한편 로로피아나는 양모 업자들에게 더 나은 양모를 만들어야 할 동기를 끊임없이 부여하며 양모 산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예컨대, 매년 호주에서는 9백30여 가지의 테스트를 통해 최고의 울을 선정하는 ‘레코드 오브 베일(Record Of Bale)’ 경매가 이뤄진다. 지금까지 생산된 것 중 가장 우수하고 얇은 섬유에겐 ‘월드 레코드 베일’이라는 타이틀이 주어진다. 1997년 이래 로로피아나는 월드 레코드 베일을 차지한 메리노 울 전량을 높은 가격에 구매하고 있다.
 
베이비 캐시미어(Baby Cashmere)
최고를 향한 로로피아나의 집착은 멈추지 않는다. 베이비 캐시미어는 이름 그대로 3~12개월의 히르커스 새끼염소로부터 생산되며 캐시미어를 뛰어넘는 새로운 경지의 섬유다. 오직 로로피아나에서만 만날 수 있는 희귀한 섬유로, 한번 입어보면 품질의 차이를 단번에 느낄 수 있다. 베이비 캐시미어는 여타의 로로피아나 섬유와 마찬가지로 털을 인위적으로 깎는 게 아닌, 완전히 무해한 빗질을 통해서만 얻어진다. 10여 년간 몽골과 중국 북부의 염소 사육자들을 설득한 끝에 어린 염소의 털만을 모아서 제공받고 있다. 새끼 염소 한 마리에서 얻을 수 있는 부드러운 속털의 양은 80g에 불과하며(어른 염소에서는 약 250g을 얻을 수 있다), 거친 바깥쪽의 섬유들이 다듬어지고 나면 사용할 수 있는 속털의 무게는 30~40g으로 줄어든다. 풀오버 한 벌을 만드는 데에 새끼염소 19마리가, 오버 재킷 한 벌을 만드는 데에는 새끼 염소 58마리가 필요하다. 여기에 길고 긴 인간의 노력과 시간이 보태질 때 베이비 캐시미어 섬유는 옷으로 탄생된다.
 
캐시미어(Cashmere)
캐시미어는 점점 대중화되어가고 있지만 그 안에도 여전히 등급별 차이가 크다. 카프라 히르커스 염소 속털에서 얻는 캐시미어는 섬유의 굵기와 길이, 불순물의 혼합율에 따라 총 9등급으로 나뉜다. 그 중 최고 등급은 14미크론 정도로 보통 머리카락 굵기의 1/4 정도도 되지 않는다. 로로피아나는 염소와 염소지기의 관계를 염두에 둔 자연친화적인 방법을 통해 캐시미어를 채집한다. 염소는 순환주기에 따라 5월 즈음 털갈이를 시작하는데, 이때 최대한 평화로운 상태에서 염소지기가 빗질을 한다. 이 과정이 다른 캐시미어 채집 과정과 다른 점은 ‘시간’을 들인다는 것이다. 친밀함을 쌓는 과정 없이 바로 빗질을 하는 경우 염소가 경직된 상태이기 때문에 털도 뻣뻣하게 일어난다. 그 미묘한 차이가 촉감으로도 오롯이 느껴진다. 최근 ‘부드러운 금’이라고 불리며 캐시미어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자 무분별하게 염소의 수를 늘렸고, 이로 인해 염소들이 집단 영양 부족을 겪는 경우도 생겼다. 결과는 자연스레 캐시미어 품질의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로로피아나는 스스로가 속한 생태계를 가꾸는 일이 곧 브랜드의 번영으로 이어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때문에 2015년부터 ‘올해의 로로피아나 캐시미어 어워드’를 신설해 세계에서 가장 귀한 섬유인 캐시미어 생산에 삶을 헌신하는 사람들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수많은 생산자와 신망받는 공급업체들이 섬도, 길이, 성능이라는 목표 기준을 바탕으로 이 상에 도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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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프리랜서 에디터/ 김민정
    사진/ ⓒ로로피아나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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