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mage by Freepik
반려견 한 마리를 1년 간 키우는데 발생하는 탄소량은 대형 SUV 연간 배출량의 두 배 이상이다. 심지어 ‘반려동물 탄소발자국 (carbon pawprint)’이라는 용어가 있을 정도로 반려동물을 키우는데 상당히 많은 지구 온난화 가스가 배출된다. 그럼, 반려동물 또한 환경 오염의 주범일까? 아니다. 그들에겐 아무런 선택권이 없으며 그들이 지구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더욱 없다. 이 문제에는 오로지 지구와 반려동물 사이에 있는 반려인의 역할만 있다. 결국,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간이 ‘또’ 환경 오염의 주범이 되는 것이다. 특히 인공적인 동물성 사료가 탄소 배출량이 가장 높다. 하지만 그렇다고 매번 수제로 간식을 만들어 줄 수도, 반려동물에게 주인도 하지 않는 채식을 시킬 수도 없는 바. 실제로 채식은 반려동물의 건강에 좋지 않다. 따라서 반려동물의 건강을 지키면서, 반려동물의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한 반려인들의 작은 실천이 필요하다. 먼저 불필요한 반려동물용품의 구매를 지양하고, 둘째 필요하다면 친환경 제품을 사용하는 것.

사진/ 동구밭
동구밭의 ‘반려시선 샴푸바’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없는 게 많은 비누’다. 먼저, 플라스틱이 없다. 쓰레기라곤 버려진 종이를 재활용해 만든 친환경 펄프 패키지뿐이다. 이에 제품 하나당 16.2g의 플라스틱이 사라진 셈이다. 그리고 액체 샴푸와 달리 정제수가 없다. 오로지 좋은 성분만을 압축한 고농축 비누로, 액상 샴푸 2통을 압축한 것과 같다. 또 생명의 다양성과 존엄성을 지키기 위하여 동물실험과 동물성 원료 사용이 없는 비건 제품이다. 뿐만 아니라 이 제품의 수익금 1%는 장애가 있는 동물과 유기 동물 후원에 사용된다.


반려시선 샴푸바가 자연과 생명에 착한 제품이라는 것은 잘 알겠다. 하지만 소중한 반려동물에게도 좋은 제품인지 분명히 따져봐야 할 일. 특히 매일 같이 구르밍(털을 핥는 행위) 하는 고양이 전용 제품의 경우, 어떤 성분이 들어가고 들어가지 않았는지는 매우 중요하다. 이 제품은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비영리 환경 단체, EWG의 화장품 원료 안정성 평가에서 안전성이 가장 높은 그린 등급을 받았다. 또 얇고 연약한 동물 피부를 고려해 다량의 오트밀 성분을 포함하였는데, 오트밀의 다당류는 피부에 보호막을 형성하여 건조함과 가려움을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 무엇보다 반려동물 각각의 특성을 고려한 세심한 배려가 녹아있다. 먼저 자주 산책하는 강아지를 위해 벌레와 진드기가 싫어하는 성분을 담아 해충 퇴치에 도움을 준다. 그리고 목욕 주기가 긴 고양이의 특성을 고려해 고양이 샴푸바에는 소분 선이 있으며, 향에 민감한 고양이를 배려해 무향으로 제작됐다.

전에 쓰던 샴푸는 ‘이게 무향이 맞나?’ 싶어 걱정됐는데, 동구밭 제품은 무향이 확실했다. 또한 액상 샴푸는 샤워 중 계속해서 펌프질해야 하므로, 도망가려는 고양이를 제지하기 힘들다. 하지만 고체 비누는 한 손으로 고양이를 잡고 문지를 수 있어 씻기기가 훨씬 수월하다. 무엇보다 이 제품의 장점은 잘 씻겨 내려간다는 점이다. 그전 샴푸는 잘 씻겨나가지 않아서 남아있는 거품을 헹구느라 샤워 시간이 지체되곤 했는데, 이 제품은 그에 비해 빠른 목욕이 가능했다. 스트레스 완화를 위한 캣닢 성분은 반려묘가 차분히 목욕할 수 있도록 도우며, 모질 영양 성분까지 함유되어 있어 사용 후 털에서 윤기가 나고 부드러워진다. 평균 60회 사용이 가능하다고 하니 반려묘 여러 마리를 키우는 집이라면 더욱 추천한다.

사진/ 동구밭
동구밭의 생산 방식에는 지구와 인간, 반려동물과 반려인이 오랫동안 함께 하길 바라는 마음이 있다. 이런 동구밭이 추구하는 또 하나의 가치는 바로 발달 장애인들과의 공존이다. 동구밭은 비장애인과 발달 장애인이 함께 가꿔 나가는 텃밭 운영 프로젝트로 시작해, 발달 장애인들을 직접 고용할 수 있는 천연 비누 제조 사업으로 전환했다. 그들은 전 직원 50% 이상을 발달 장애 사원으로 고용하는 것을 주요 목표로 두고 있다. 하지만 얼마나 많은 이들과 함께하는지보다, 한 사람 한 사람과 얼마나 오랜 시간 함께 하느냐에 더욱 가치를 둔다. 지구뿐만 아니라 비누를 제조하고, 사용하는 이들까지 생각하는 동구밭, 그들은 단순히 비누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모두의 지속가능한 내일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