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 블래스트
멤버는 예준, 노아, 밤비, 은호, 하민 5명이다. 움직임과 목소리까지 다 '만들어진 것'은 아니고, 실제 사람이 실시간 렌더링 기술을 활용해 3D 캐릭터 옷을 입고 활동하는 신개념 아이돌이다.
이들은 MBC 음악중심에 출연하고, 포카 앨범도 판매한다. 주 1~2회 라이브 방송도 하고, 공식 팬카페도 개설하며 실제 아이돌처럼 활동 범위를 넓혀가는 중이다.
누가 만들었나
지난해 2월 MBC에서 독립 분사한 버추얼 IP 스타트업인 블래스트가 만들었다. 블래스트는 컴퓨터 그래픽 노하우와 자체 버추얼 스튜디오를 통해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으며, 최근 독립 법인 설립 1년여 만에 누적 투자금 44억원을 확보했다고. 프로듀싱은 BTS, 아이유, 싸이 등 쟁쟁한 아티스트와 작업한 하이브 소속 프로듀서 '엘 캐피탄'이 맡았다.
엔터업계가 왜 이런 사업에 뛰어드는지 의문이라면 고개를 들어 일본의 사례를 보면 된다. 이미 일본의 기업 두 곳이 버추얼 아이돌로 크게 성공을 거둬 상장까지 했고, 심지어 라이브 방송, 콘서트, 굿즈 판매로 지속적인 수익을 거두고 있다고.
이런 AI 아이돌이 한국에서도 먹힐까? 의문을 갖는 이들이 많겠지만, 국내에서도 "나도 내가 버추얼 아이돌을 좋아하게될 줄은 몰랐다"는 팬들이 대부분. 오프라인으로 만나볼 수도 없는 AI 아이돌의 매력이 뭘까.

사진 / 플레이브 유튜브

사진 / 플레이브 유튜브
입덕 포인트1 : 능력캐 멤버들
이들의 타이틀곡 유튜브 영상 댓글을 보면, 처음엔 플레이브의 정체를 모르고 그저 '노래가 좋아서', '보컬이 뛰어나서' 듣다가 찾아보고 입덕하게 됐다는 팬들이 많다. AI 아이돌이라는 진입장벽 때문에 지독한 입덕 부정기를 거쳐야 하지만, 작사·작곡, 안무제작을 직접 하며 실력까지 갖춘 이들을 좋아할 수밖에 없다는 것. 나이나 외모 상관 없이 실력만 갖춰진다면 데뷔가 가능한 AI 아이돌 특성상, 아이돌 연습생의 극소수만 데뷔에 성공하는 '돌판'의 단점도 상쇄시킬 수 있을 거란 기대도 나온다.
입덕 포인트2 : AI 뒤에 사람 있어요
팬들은 플레이브를 '펭수'에 비유한다. 성인 남성인 펭수의 '본체'가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특유의 '쪼'를 발휘해 사랑을 받은 것처럼, 플레이브에게서도 캐릭터 각각의 개성이 드러난다는 것.
캐릭터 안에 '사람'이 있기 때문에, 각 멤버를 맡은 실존 인물이 실시간 소통을 할 때 숨겨진 사람의 참 모습이 드러나는데, 이런 인간적인 면모는 더 감정이입을 하게 만든다. 특유의 위트로 이미 '개그캐'로 자리잡은 멤버도 있다고. 음악방송을 봐도, 멤버들의 표정, 머리카락, 옷주름 디테일까지 살아 더 몰입도가 높고, 춤도 그동안 노래방 화면에서 흔히 보던 캐릭터의 로봇같은 안무가 아닌 멤버 개인의 춤선과 개성이 살아있어 볼 맛이 난다는 게 팬들의 설명이다.
입덕 포인트3 : 보장된 도덕성(?)
뉴스 사회면에 나올 일이 없는 아이돌. 버추얼 아이돌을 덕질하면 가장 큰 장점일 수 있겠다. 물론 실시간 소통을 하며 말실수같은 작은 논란이 발생할 수도 있지만, 물의를 일으킬 확률이 현저히 낮고 그럴 기회도 적은 건 사실.
좋아하는 연예인이 이런 저런 사건·사고로 나에게 실망을 안겨 탈덕에까지 이른 경험은 흔하지만, 그런 부담이 애초에 없다. 게다가 멤버 본체의 사생활이 보장되기 때문에, 각종 열애설로 불필요한 상처를 입을 일도 없다. 버추얼 멤버들 또한 연예인들이 숱하게 겪는 사생활 노출 우려가 적어, 팬과 가수 모두에게 좋은 방향이지 않을까.